[단독] 죽음 부른 ‘현장실습’…한농대서 10년간 52명 죽거나 다쳤다

이성원 2025. 10. 21. 0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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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수산대학교(한농대) 축산학부 실습생 김모(21)씨는 지난 5월 19일 경남 합천군 율곡면의 한 돼지농장에서 사망했다.

20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한농대로부터 받은 '실습생 안전사고 발생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6년부터 올 9월까지 지난 10년간 실습 중 발생한 안전사고는 총 52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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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농대 2학년 전원 장기 현장실습
사망 2건, 골절·화상 등 부상 50건
축산학부, 안전사고 비중 40% 넘어
윤준병 의원 "노동환경 보완책 마련해야"
지난 5월 19일 경남 합천군 율곡면 2층짜리 돈사에서 불이 나 소방 대원들이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경남소방본부 제공

한국농수산대학교(한농대) 축산학부 실습생 김모(21)씨는 지난 5월 19일 경남 합천군 율곡면의 한 돼지농장에서 사망했다. 돈사에서 발생한 불길을 피하지 못해 돼지농장 2층에서 숨진 채 발견된 것이다. 2학년인 김씨는 학교 교육과정에 따라 장기 현장실습 중이었다. 한농대 총학생회는 다음날 성명문을 내고 "실습제도는 교육 목적보다 노동 중심 구조로 운영되고 있으며, 안전과 복지에 대한 체계가 미흡하다"며 "더이상 학생의 생명과 안전이 위협받는 실습이 반복돼선 안 된다"고 촉구했다.

이재명 정부가 '산업재해와의 전쟁'을 선포한 가운데 지난 10년간 한국농수산대학교 학생 52명이 죽거나 다친 것으로 나타났다. 실습생들은 사고 위험이 높은 환경에 노출돼 있었지만, 처우는 최저임금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한농대는 농림축산식품부 산하 3년제 국립 전문대다.

20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한농대로부터 받은 '실습생 안전사고 발생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6년부터 올 9월까지 지난 10년간 실습 중 발생한 안전사고는 총 52건이었다. 이 가운데 사망사건은 두 건으로, 김씨 외에도 2022년 6월 경기 고양의 한 허브농장에서 원예학부 실습생이 비료 배합기계를 작동하다 사망했다. 부상 사건의 경우 골절과 뇌진탕, 화상 등 중상을 비롯해 총 50건이 발생했다. 학부별로 보면 축산학부가 22명(42.3%)으로 가장 많았고, 원예학부 15명(28.8%), 작물·산림학부 12명(23.1%), 농수산융합학부 3명(5.8%) 등이었다.


실습생 올해 월평균 111만 원 받는다…최저임금 절반 수준

지난 5월 기준 한농대에서 장기 현장실습을 받고 있는 학생은 총 413명이다. 실습장소는 총 201개소로 1·3학년은 학교에서 교육을 받지만, 2학년은 두 학기 동안 외부에서 장기 현장실습을 받아야 한다. 이는 필수 교육과정으로 이 기간 최저임금도 받지 못한다.

실습생들의 처우는 열악했다. 올해 실습생 평균 지원금은 86만1,000원으로 2021년(78만6,000원)에 비해 9.5% 오르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최저임금(8,720원→1만30원)이 15.0% 상승한 것과 비교된다. 한농대에서 지급하는 월 30만 원의 실습 보상금(올해 총 지원금 111만3,000원)을 포함해도 월 최저임금(올해 209만1,000원)의 절반 수준이다.

윤 의원은 "실습이라는 명목으로 위험한 환경에서 값싼 노동력을 착취하는 구조는 끝내야 한다”며 “농식품부도 한농대 실습생들의 노동환경 개선과 실습수당 현실화 등 보완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성원 기자 suppor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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