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일어 통역 구한다며 캄보디아 유인… 감금한채 성인방송 강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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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에 마중 나온 교민은 반듯했다.
마침내 평소 알고 지내던 캄보디아 경찰과 함께 건물을 급습해 김 씨를 구했다.
캄보디아에서 범죄에 연루된 한국 청년 대다수는 남성이지만, 김 씨처럼 여성도 적지 않다.
시아누크빌 교민들은 "중국은 수년 전부터 캄보디아 경찰과 공조해 자국민 대상 범죄조직을 직접 단속해 왔지만 한국 정부는 여전히 느리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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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배우겸 모델이 현지 모집책… 범죄조직에 500만원에 팔아넘겨
“목표액 못채우면 폭행에 시달려”… 中은 공안 투입해 범죄조직 단속
韓 24시간 경찰 핫라인 설치키로… 코리안데스크 신설은 합의 못해
공항에 마중 나온 교민은 반듯했다. 국내 포털사이트에 검색도 되는 단역 배우 겸 모델이었다. “현지에서 일본어 통역을 구한다”는 제안에 30대 김민하(가명) 씨가 지난해 4월 캄보디아 프놈펜에 도착했을 때 얘기다. 그 교민은 웃으며 “쉬운 일이에요”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 약속은 함정이었다. 차로 4시간 걸려 도착한 곳은 시아누크빌의 바닷가 근처 아파트였다. 가족에게 ‘잘 도착했다’고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낸 직후, 낯선 남성 3명이 방에 들이닥쳤다. “폰 줘.” “왜요?” 저항하자 팔이 꺾였고 휴대전화와 여권을 순식간에 빼앗겼다. 그날 저녁부터 지옥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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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여성 감금당한 시아누크빌의 한 건물 19일 오후(현지 시간)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의 한 건물 입구를 중국인 남성들이 지키고 있다. 현지 교민은 이 건물이 지난해 4월 한국인 여성 김민하(가명) 씨가 감금돼 성인방송 출연을 강요당한 곳이라고 했다. 시아누크빌=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
김 씨는 한 달 뒤 극적으로 구조됐다. 가족이 받은 ‘도착 인증샷’ 한 장이 단서였다. 가족들이 김 씨를 찾아나섰고, 현지에서 20년째 거주 중인 교민이 사진 속 바다와 섬의 위치를 추적해 시아누크빌 일대를 한 달간 수색했다. 마침내 평소 알고 지내던 캄보디아 경찰과 함께 건물을 급습해 김 씨를 구했다. 하지만 구조돼 귀국한 후 들은 이야기는 더 끔찍했다. 그녀를 데려온 ‘교민’은 현지 범죄조직에 500만 원을 받고 김 씨를 팔아넘긴 것이었다.
19일 오후(현지 시간) 김 씨가 감금됐던 시아누크빌 건물 입구엔 아직도 경비원으로 추정되는 중국인들이 돌아다니고 있었다. 이들은 휴대전화를 보는 척하며 눈을 치켜뜨고 주변을 유심히 관찰했다. 운전기사로 동행한 현지인은 “저들이 우리를 알아보는 거 같다. 차에서 절대 내리지 말라”며 “여전히 중국계 조직의 범죄단지로 활용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캄보디아에서 범죄에 연루된 한국 청년 대다수는 남성이지만, 김 씨처럼 여성도 적지 않다. 지난해 캄보디아의 로맨스 스캠(연애 빙자 사기) 조직에 납치됐다가 가까스로 탈출한 30대 남성 정민수(가명) 씨는 “조직원 150명 중 납치된 5명 정도가 여성이었다. (남성 조직원이) 대본을 써주면 통화는 여성 대역이 했다”고 말했다. 이달 7일에는 또 다른 30대 여성이 캄보디아와 베트남 접경 지역에서 숨진 채 발견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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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살 대학생’ 부검… 화장후 오늘 국내 송환 20일(현지 시간) 캄보디아 프놈펜 턱틀라 사원에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의 등을 태운 차량이 고문 끝에 숨진 것으로 알려진 대학생 박모 씨(22)의 시신 부검을 위해 안치실로 들어서고 있다. 당국은 이날 박 씨의 시신을 화장했고 그 유해를 21일 국내로 송환한다. 프놈펜=뉴스1 |
전문가들은 한국도 자국민 보호를 위한 상시 대응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사법대 교수는 “코리안데스크를 설치해 양국 경찰 간 실시간 소통을 보장해야 한다”고 했다. 20일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치어퍼우 캄보디아 경찰청 차장과 회담하고 양국 간 24시간 핫라인을 설치하기로 했지만 코리안데스크 신설에는 합의하지 못했다. 한편 우리 경찰은 프놈펜에서 범죄단지에 감금돼 고문당한 뒤 살해된 대학생 박모 씨(22)의 시신을 이날 현지 당국과 합동 부검한 결과, 장기 적출 등 시신 훼손은 없었다고 밝혔다. 경찰은 박 씨의 유해를 21일 국내로 송환할 계획이다.
시아누크빌=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시아누크빌=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조승연 기자 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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