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치솟자 '금테크' 열풍…지역 금은방은 '한숨'
안전자산 인식 골드뱅킹 급증
인천 12곳 문닫고 폐업세 지속
예물 축소·세공 주문 거의 끊겨
사는 사람, 파는 사람 없어 '썰렁'

금값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소비자들의 금 소비 행태가 달라지고 있다.
과거 액세서리로 소비되던 금이 '금테크(금+재테크)'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지역 금은방은 손님이 줄며 침체한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금 한 돈(3.75g) 구매가는 약 89만원이다. 국제 금값도 지난 8일 처음으로 온스당 4000달러를 돌파한 뒤 4000달러대에 안착했다.
급등세가 이어지자 투자자들이 금을 장신구가 아닌 '안전자산'으로 인식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계좌로 금을 거래하는 '골드뱅킹'이 대표적 투자 방식으로 자리 잡았다.
골드뱅킹은 0.01g 단위로 금을 사고팔 수 있어 소액으로도 투자할 수 있으며, 보관 부담 없이 모바일 앱을 통해 간편하게 거래할 수 있다. 국내 주요 시중은행 골드뱅킹 잔액은 올해 처음으로 1조5000억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말보다 두 배가량 증가한 역대 최대 규모다.
최근엔 실물로 금을 구매할 수 있는 민간 금거래소도 늘고 있다. 불확실한 금융시장 속에서 실물 형태 자산을 선호하는 심리가 강화된 영향이다.
실제 골드뱅킹을 통해 투자 중인 연수구 주민 박모(29) 씨는 "주식은 정보가 부족해 불안하지만, 금은 대표적인 안전자산이라 꾸준히 사두고 있다"며 "가격이 오르든 내리든 손에 쥐고 있다는 안정감이 있다"고 말했다.
'금테크' 열기가 높아지고 있음에도 지역 금은방 업계는 그다지 활기를 띠지 못하고 있다.
통계청이 올해 3월 발표한 '2023년 전국사업체조사'를 보면 국내 귀금속·보석 관련 사업체 수는 1만6298개로 전년 대비 2.9% 감소했다.
인천에서도 이 같은 흐름이 이어져, 귀금속협회 인천지회에 따르면 올해 지역 150여개 금은방 가운데 12곳이 문을 닫았으며 폐업세가 지속되는 추세다.
인천 미추홀구의 한 금은방 대표는 "가격이 너무 올라 판매자와 구매자 모두 눈치를 보는 분위기"라며 "18K, 14K 제품은 거의 팔리지 않고 여유 자금이 있는 고객만 골드바를 찾는다"고 말했다.
20년째 금은방을 운영 중인 또 다른 사장은 "한 돈 구매가가 80만원을 넘어서면서 예물 예산을 줄이거나 실버 제품으로 대체하는 소비자들이 많다"며 "세공 주문은 거의 끊겼다"고 전했다.
신현철 귀금속협회 인천지회 사무장은 "경기가 없다 보니 사는 사람도, 파는 사람도 없다. 골드바 수요가 늘었다고는 하지만 서민과는 거리가 먼 이야기"라며 "지역 금은방 업계는 점점 더 힘들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박예진 기자 yejin0613@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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