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석의 그라운드] 폐광에서 파크골프의 성지로… 화순의 새로운 도약. 탄광의 기억 품고 스포츠가 문화 어우러진 건강 도시로 재탄생
-가을꽃 축제 기간 열려 전국에서 구름 관광객
-전국 최대 규모 파크골프장. 입소문 타고 동호인 운집

전남 화순군의 지명은 '화순(和順)'. 조화롭고 순하다는 뜻에서 유래했습니다. 예로부터 온화하고 순한 사람들이 모여 살던 고장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죠. 이곳은 한때 대한민국 에너지 산업의 출발점이기도 했습니다. 1905년 대한제국 고종 시절 문을 연 화순탄광은 국내 1호 탄광으로 시작해 남부권 최대 석탄 생산지로 연탄 수급 안정과 지역 경제에 크게 기여했습니다.
하지만 2023년, 118년의 역사를 뒤로하고 폐광되며 산업의 전환기를 맞았습니다. 한때 15만 명을 넘던 인구는 6만 명 수준으로 줄었지만 화순은 다시금 활기를 되찾고 있습니다. 그 중심에는 '파크골프'라는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화순에는 18홀 규모의 능주파크골프장과 함께 지난해 연말 개장한 전국 최대 규모인 면적 18만8347㎡에 총 87홀로 조성된 화순파크골프장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뛰어난 인프라 덕분에 크고 작은 파크골프대회가 연중 개최되고 있으며 인기 생활스포츠로 떠오른 파크골프 동호인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습니다.


화순파크골프장에서는 19일 제1회 화순 고인돌배 파크골프대회가 열려 뜨거운 열기를 보였습니다. 참가 신청이 조기 마감될 정도로 관심이 높은 가운데 남자부 332명, 여자부 300명 등 총 632명이 출전해 샷건 방식의 18홀 스트로크 플레이로 열띤 순위 경쟁을 펼쳤습니다.
짓궂은 가을 장마도 모처럼 사라지고 선선한 바람이 부는 가운데 전국에서 몰려든 참가 선수들은 한 타에 집중했습니다. 이구동성으로 "플레이에 더없이 좋은 조건이었다. 대회 운영도 여느 메이저 전국대회 못지않게 깔끔했다"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채널에이와 화순군파크골프협회(회장 홍이식)이 공동 주최, 주관을 맡았으며 화순군(군수 구복규)는 후원에 나섰습니다.
개회식에는 구복규 화순군수, 오형열 의장을 비롯한 다수의 화순군 의회 의원, 박경래 전남파크골프협회 회장, 정형찬 화순군체육회장, 홍이식 화순파크골프협회장 등이 참석해 축하했습니다.
구복규 군수는 "남도 생활 스포츠의 메카 화순에서 제1회 화순 고인돌배 파크골프대회가 개최된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라며 "더욱이 유네스코 세계 유산 화순 고인돌 유적지에서 개최하는 화순 가을꽃 축제 기간과 겹치게 돼 파크골프장에서 차로 10분 거리인 축제 현장도 꼭 방문해 만개한 꽃들과 가을 정취를 만끽하시고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어 가시라"라고 말했습니다.
구 군수는 또 화순을 파크골프의 성지로 확대할 청사진도 밝혀 참가 선수들의 뜨거운 박수갈채를 받았습니다. 구 군수는 "파크골프 같은 생활 스포츠가 활성화되면 국민 건강에도 크게 이바지할 수 있어 의료비 부담을 낮출 수 있다"라며 "전국 최대규모의 화순 파크골프장뿐 아니라 18홀 규모의 능주파크골프장도 36홀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 내년에는 5개 전국대회 규모의 파크골프 대회를 치를 계획이다"라고 밝혔습니다.

구 군수의 축사대로 이번 대회는 화순을 대표하는 고인돌 가을꽃 축제(10월 17일∼ 26일)와 겹쳐 전국에서 몰려든 관광객으로 도로 정체까지 빚었습니다. 가을꽃 축제는 2013년 도심에서 시작된 뒤 세계문화유산 고인돌 유적지로 자리를 옮긴 화순의 대표적인 가을 축제입니다. '가을 만화(滿花)'라는 타이틀이 붙은 올해에는 가을의 정취를 한껏 즐길 수 있는 수천만 송이의 국화꽃, 근사한 조형물과 공연, 전시 체험, 향토 음식 코너 등 다양한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파크골프대회 참가 선수들은 가을꽃 축제 현장을 찾아 깊어가는 가을의 정취를 즐기며 잊지 못할 추억을 쌓았습니다.

총상금 2000만원이 걸린 이번 대회는 부문별 1위부터 7위까지 상금이 수여됐습니다. 남자부 1위는 53타를 친 박현두 씨(광주)가 차지했습니다. 여자부 1위는 경남 대표로 나선 박명미가 60타를 기록해 송상자 씨(60타)와 동타를 이룬 뒤 백카운트에서 앞서 정상에 올랐습니다.
경남 김해에서 이날 오전 5시에 출발해 출전했다는 박명미 씨는 "코스에 도그레그 홀이 많아 난이도가 높았다. 다행히 퍼트가 잘 된 덕분에 좋은 점수를 기록할 수 있었다. 내년에도 꼭 다시 출전하고 싶다"라고 소감을 전했습니다.
참가자에게는 볼빅 컬러 파크골프공, 서울 강동구 올바른서울병원 MRI 검진권, 제너시스 BBQ 치킨 상품권, 아머핏 보호대 등 푸짐한 경품이 제공됐습니다. 올바른서울병원은 전문 물리치료사를 파견해 출전선수들에게 스트레칭, 재활 프로그램 서비스를 제공해 호평받았습니다.
화순군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생활인구는 36만 명을 기록해 주민등록 인구의 6배로 집계됐습니다. 생활 인구는 실제 거주하는 '주민등록 인구'에 '외국인 등록인구'와 월 1회, 하루 3시간 이상 머무는 '체류 인구'를 더해 산정합니다. 주민등록 인구 6만 명 규모의 고흥, 해남군과 비교해 보았을 때 화순군은 7만∼8만 명의 체류 인구가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특히 재방문율이 40.3%로 영암군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는 점이 주목할만 합니다. 화순군의 관광자원, 문화적 가치, 자연경관, 편의시설 등이 방문객에게 긍정적 영향을 주어 일회성 방문에 그치지 않고 그 지역을 지속적으로 찾고 있다는 겁니다. 재방문 중요성은 지역 내 소비 활동 촉진 및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영향을 끼치기 때문입니다.

화순군은 구복규 군수의 주도로 생활 인구 증가시키기 위해 만원주택지원사업, 화순꽃강길음악분수대, 개미산전망대, 화순파크골프장, 남산공원 등 인구·관광·체육 분야에서 혁신적인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왔습니다. 특히 화순파크골프장은 전국적으로 입소문을 타며 방문객이 줄을 잇고 있습니다.
이번 고인돌배 파크골프대회에는 화순 지역의 도시락(부흥식당), 특산물인 기정떡(운맥궁)을 출전선수에게 모두 제공해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골프장 인근 맛집으로 소문난 해오름레저가든에도 외지 손님을 비롯한 파크골프 동호인이 몰렸습니다.


화순읍까지는 광주 지하철 1호선 소태역에서 차로 불과 20분 거리에 있습니다. 대중교통으로도 뛰어난 접근성을 지녔습니다. 화순 전남대병원은 암 클리닉으로 성가를 올리고 있어 수도권을 벗어난 지역 병원의 성공 사례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화순은 배드민턴과 복싱으로도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배드민턴 혼합복식 금메달리스트 이용대와 지난해 파리올림픽에서 한국 여자 복싱 사상 최초로 동메달을 딴 임애지는 모두 화순에서 태어나 학창 시절을 보냈습니다. 화순에는 이용대와 임애지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체육관을 이름을 짓기도 했습니다.
구복규 군수는 "생활체육이란 그 명칭에서부터 생활 속에서 일상처럼 즐기는 체육 활동으로 현대인의 운동 부족을 해소하고, 동호회 활동 등을 통한 공동체 의식 함양 등 신체·정서·사회적 조화를 이룸으로써 삶의 질을 높여준다. 이 때문에 생활체육의 저변 확대는 국민건강 증진에 분명한 기여를 하고 있고, 이런 측면에서 화순군은 파크골프가 생활체육의 중요한 핵심 종목인 만큼 이용객의 수요와 편의에 부합한 자동발권기, 월권 도입 등 파크골프장 운영시스템을 개선코자 하며, 이용자의 접근성·쾌적성을 향상하여 규모뿐만 아니라, 품질에서도 앞선 파크골프장으로 거듭나겠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화순은 이제 스포츠와 문화가 공존하는 건강 도시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파크골프를 중심으로 생활체육 인프라를 확장하고, 고인돌 가을꽃 축제와 같은 지역 문화행사와 연계해 관광객 유입과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배드민턴의 영웅 이용대, 복싱의 개척자 임애지처럼 세계적인 스포츠 스타를 배출한 화순은, 폐광의 아픔을 딛고 '조화롭고 순한 도시'라는 이름에 걸맞은 새로운 명성을 쌓아가고 있습니다. 파크골프의 성지라는 온기가 퍼지고 있는 화순의 다음 행보가 더욱 기대됩니다.
김종석 채널에이 부국장(전 동아일보 스포츠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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