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 “유럽 단독 수출 불가능”…‘노예 협정’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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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강원 정선군 강원랜드에서 열린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전대욱 한수원 사장 직무대행(부사장)은 "웨스팅하우스와 협정문에 '한국형 원전이 자사 기술을 활용해 개발한 것'이라고 명시돼 있지 않느냐"는 김정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한국이 원전 수출 시 1기당 1조원 이상의 '기술사용료'를 웨스팅하우스에 지급하는 불공정 협정을 맺은 배경이 '지식재산권 침해'였다는 점을 인정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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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한국형 원전’(APR1400)’ 수출 시 미국 웨스팅하우스와 협력 없이 독자 수출이 어렵다는 점을 인정했다. 그간 “원전 기술 자립으로 ‘독자수출’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번복한 것이다.
20일 강원 정선군 강원랜드에서 열린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전대욱 한수원 사장 직무대행(부사장)은 “웨스팅하우스와 협정문에 ‘한국형 원전이 자사 기술을 활용해 개발한 것’이라고 명시돼 있지 않느냐”는 김정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한국이 원전 수출 시 1기당 1조원 이상의 ‘기술사용료’를 웨스팅하우스에 지급하는 불공정 협정을 맺은 배경이 ‘지식재산권 침해’였다는 점을 인정한 것이다.
이어 김 의원이 “(원전)기술 독립을 강변한 게 국민을 기만한 것 아니냐”고 묻자 전 사장 대행은 “기술 독립이라는 용어를 혼용한 부분이 있고 현실적으로 수출 과정에 한계가 있었다”고 인정했다. 이어 웨스팅하우스와 협정에 따라 체코를 제외한 유럽 진출은 불가능한 게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전 사장 대행은 “(유럽 독자 수출은) 협정상 불가능하다”는 점도 명확히 했다.
전 사장 대행은 이와 함께 미국 웨스팅하우스의 협력 없이 한국이 독자적으로 원전 수출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지난해 8월부터 인지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당시는 미국 에너지부가 국립 아르곤연구소 기술 검증 결과를 근거로 ‘한국형 원전(APR1400)이 웨스팅하우스 원천기술을 침해한다’는 입장을 전달한 때였다. 하지만 한수원은 이후에도 줄곧 한국형 원전의 독자수출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미국 에너지부 검증 결과를 받은 뒤인 지난해 10월에도 ‘독자수출이 가능하다’고 거짓말을 한 것인지를 묻는 질의에 대해 전 사장 대행은 “그때까지 계속 웨스팅하우스와 협의 중인 상황에서 백기 투항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이어 “체코 수출을 포기하고 기술 독립을 증명하기 위해 법정 싸움을 하는 게 우려됐고, 장기적으로 봤을 때 체코 수출을 하는 게 한국 원자력 산업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웨스팅하우스 수출 협정에 함께 서명한 한국전력공사의 김동철 사장도 이날 국감에 출석해 “1997년 기술사용협정(LA)이나 2010년 사업협력협정(BCA)에 비해 이번 협정이 표면적으로 좀 불리하게 체결된 것으로 보이는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웨스팅하우스와의 불공정 협정에 서명할 수밖에 없었던 배경에 대해 “법적 분쟁 장애물이 해소되지 않으면 확대되는 원전 시장에서 우리가 한 발자국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는 측면도 있었다는 것을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웨스팅하우스 협정이 ‘매국 계약’이라는 여당 의원 질타에 대해 전 사장 대행은 “계약 내용상 부족한 부분이 많았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공동수출뿐 아니라 향후 미국 시장에 진출할 수 있다는 점 등 장기적인 관점으로 협정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국감장엔 황주호 전 한수원 사장이 출석해 웨스팅하우스와 협정이 “미래 원전 산업을 위한 선택이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황 전 사장은 “국민들 보기에 부족할수 있지만, 원전 수출을 위한 미래 불확실성을 해소한 부분은 있다”며 “서방시장에서 미국과 협력할 수 있는 나라는 한국밖에 없어서 이번 협정으로 기회가 열릴수 있다”고 말했다.
황 전 사장은 그러면서 미국의 수출 통제 문제 해결을 위해 윤석열 대통령실과 소통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의 원전 수출 통제와 웨스팅하우스와의 지식재산권 협상은 별개로 해결해야하는 문제”라며 “미국 정부의 원전 수출 통제와 웨스팅하우스 지식재산권 문제가 함께 발생하면 어려워질 수 있어 용산 국가안보실에 미국 수출통제 문제를 해결해달라는 요청을 했다”고 밝혔다.
옥기원 기자 o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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