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펀드 배당소득 1억땐 2천만원 절세 '배당생활' 은퇴자 稅부담 던다

김익환/남정민 2025. 10. 20.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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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고배당 기업을 담은 펀드에도 배당소득 분리과세 혜택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투자자들의 세금 부담이 큰 폭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현행 제도에서는 고배당 기업이 펀드에 지급하는 배당에 세금이 부과되지 않지만, 펀드가 투자자에게 배당금을 지급할 때 배당소득세(지방세 포함 15.4%)가 원천징수된다.

고배당 기업 펀드에 분리과세가 적용되면 2000만원을 초과하는 배당소득분에 22~38.5%의 낮은 세율이 매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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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부, 고배당 펀드도 배당소득 분리과세 검토
금융소득 생활자 10만명 혜택
기업 배당촉진 '지렛대' 되나

정부가 고배당 기업을 담은 펀드에도 배당소득 분리과세 혜택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투자자들의 세금 부담이 큰 폭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예컨대 연간 1억원의 배당소득을 올리는 펀드 투자자는 2000만원가량의 세금을 아낄 수 있다. 고배당 기업 주주들이 펀드를 중심으로 결집하면서 주주환원 확대 요구가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 1억 투자자, 年 세금 2000만원 절감

20일 투자은행(IB) 업계와 관계 부처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자산의 60% 이상을 고배당 기업으로 구성한 펀드에 배당소득 분리과세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주요 상장사가 연초 ‘밸류업 공시’를 통해 배당을 비롯한 주주환원 계획을 발표하는 만큼 이를 기준으로 고배당 기업을 선별할 수 있다”며 “분리과세 혜택이 펀드로 확대되면 고배당 기업 중심 펀드 상품 출시가 잇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배당 상장지수펀드(ETF) 순자산은 5조원으로 작년 말(3조7000억원)보다 1조3000억원가량 불어났다. 한화자산운용이 운용하는 ‘PLUS 고배당주 ETF’ 순자산은 지난 17일 기준 1조6164억원에 달했다. 올 6월 배당 ETF로는 처음으로 순자산 1조원을 넘어선 이 상품은 예상 배당수익률이 높은 30개 종목을 추려 집중 투자한다. 고배당 기업의 세제 혜택이 커지는 만큼 이와 비슷한 전략의 고배당 ETF 출시가 늘어날 전망이다.

펀드는 통상 기업에서 받은 배당을 투자자 계좌에 분배금 형태로 지급한다. 현행 제도에서는 고배당 기업이 펀드에 지급하는 배당에 세금이 부과되지 않지만, 펀드가 투자자에게 배당금을 지급할 때 배당소득세(지방세 포함 15.4%)가 원천징수된다. 배당소득이 2000만원을 초과하면 다른 소득과 합산해 6.6~49.5%의 누진세율을 적용한다.

고배당 기업 펀드에 분리과세가 적용되면 2000만원을 초과하는 배당소득분에 22~38.5%의 낮은 세율이 매겨진다. 예컨대 펀드 배당소득이 1억원인 투자자는 종전에는 3900만원을 세금으로 내야 했다. 배당소득 분리과세를 적용받으면 1900만원으로 2000만원가량 세금이 줄어든다. 배당소득이 5억원인 투자자의 세 부담은 종전 2억1900만원에서 1억2900만원으로 9000만원 감소한다. 10억원인 경우 세금은 4억4400만원에서 3억400만원으로 줄어든다. 여기에 투자자가 매년 직접 고배당 기업을 선별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줄일 수 있다.

◇ 기업 배당성향 높일까

은퇴자 등 세제 혜택을 노리는 투자자 자금이 고배당 기업 펀드로 몰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해 근로소득이나 사업소득 없이 연금과 금융소득으로 생활하는 사람은 10만 명을 넘어섰다. 최은석 국민의힘 의원이 국세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3년 배당·이자 등 금융소득이 2000만원을 초과하면서 근로소득·사업소득 등이 1000만원 미만인 사람은 10만1236명으로 나타났다.

금정섭 한화자산운용 상장지수펀드(ETF)사업본부장은 “월배당 ETF에서 나오는 현금으로 생활하는 은퇴자가 적지 않다”며 “분리과세 혜택이 추가되면 개별 종목보다 고배당 펀드로 자금이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 같은 흐름은 상장사의 주주환원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고배당 펀드에 자금이 몰리면 해당 펀드가 투자한 기업에 배당 확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종목에 투자한 주주들은 지분이 적어 목소리를 내기 어려웠다”며 “이들 개인 주주 자금이 고배당 기업 펀드를 중심으로 결집하면 운용사의 집단적 주주권 행사가 강화될 것”이라고 했다.

김익환/남정민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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