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은 총재 “서울 집값 상승은 입시·교육 탓”… 책임 회피다

2025. 10. 20.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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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서울 집값 상승은 입시 제도와 교육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잡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에 아무리 집을 많이 지어도 유입 인구가 계속 늘어나면 공급이 따라갈 수 없다. 입시 제도나 교육 문제가 해결돼 서울 인구 유입을 줄여야 부동산 가격을 잡을 수 있다"고 밝혔다.

국민이 듣고 싶은 것은 입시·교육 제도 탓이 아니라, 통화정책의 주체로서 어떻게 부동산 시장과 물가를 안정시킬지에 대한 해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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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0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한은 국정감사에서 의원질의에 답하면서 물을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서울 집값 상승은 입시 제도와 교육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잡기 어렵다고 말했다. 2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이 총재는 부동산 문제 해법과 관련한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서울에 아무리 집을 많이 지어도 유입 인구가 계속 늘어나면 공급이 따라갈 수 없다. 입시 제도나 교육 문제가 해결돼 서울 인구 유입을 줄여야 부동산 가격을 잡을 수 있다”고 밝혔다. 물론 서울의 인구 집중 현상이 교육과 입시 경쟁 탓이라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그러나 이 총재의 발언은 시장의 구조적 요인과 정책 실패를 간과한 채 한은의 책임을 다른 곳으로 돌리는 듯한 인상을 준다.

부동산 시장에서 중요 변수는 돈의 흐름이다. 시중 유동성이 부동산 가격을 자극한다는 것은 시장의 상식이다. 현재 시중 유동성은 역대 최대 규모다. 한은이 지난 15일 발표한 ‘8월 통화 및 유동성’에 따르면 8월 평균 광의 통화량(M2 평잔 기준)은 4400조2000억원으로 직전 7월보다 55조8000억원(1.3%) 늘었다. 전월 대비 증가율과 증가 폭 모두 지난해 3월 이후 1년 5개월 만에 최대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8.1% 늘어나 2022년 7월(8.3%) 이후 3년여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는 시중에 돈이 넘쳐나는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과잉 유동성이 부동산 시장을 자극할 수 있다며 경계감을 나타내고 있다.

한은은 돈줄을 조이거나 푸는 데 있어 가장 직접적인 책임을 지닌 기관이다. 시중에 풀린 막대한 유동성이 서울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든 것은 결코 한은과 무관하지 않다. 결국 서울 부동산 가격을 올린 정책 환경의 한 축에는 한은이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이 총재가 입시·교육 제도를 언급한 것은 통화정책을 총괄하는 중앙은행 수장으로서는 ‘책임 회피성 발언’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 지금은 통화정책의 완화로 시중에 풀린 유동성이 얼마나 부동산 수요를 자극했는지 냉정히 평가해야 할 시점이다. 국민이 듣고 싶은 것은 입시·교육 제도 탓이 아니라, 통화정책의 주체로서 어떻게 부동산 시장과 물가를 안정시킬지에 대한 해법이다.이것이 신뢰받는 중앙은행의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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