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달리기’ 무리하지 말고, 다치지 않는 것이 중요

한겨레 2025. 10. 20.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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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고 싶은 아이를 위한 달리기 가이드
특별한 장비나 공간 제약 없이 가능
느리게 달리는 ‘슬로우 러닝’도 각광
체력 외에 전인적 성장도 돕는 활동
초등생부터 도전 가능…거리 늘려야
목표 달성 과정에서 재미와 성취감
러닝 자세와 방법 등을 전문적으로 배울 수 있는 초등학생 러닝 클래스. 런투스포츠스쿨 제공

“최근 러닝 열풍이 불면서 저녁마다 달리기를 시작했어요. 매일 뛰러 나가는 엄마를 보면서 어느 날 아이가 ‘나도 뛰어 볼래’라고 말하더라고요. 처음에는 놀이 삼아 같이 뛰고 걷다가, 조금씩 달리는 거리를 늘려보고 있어요. 다음에는 3km 마라톤 대회도 같이 도전해 보려고요.”

취미로 러닝을 시작한 서지은 씨(40)는 요즘 12살 딸과 함께 달리는 재미에 빠졌다. 매일 꾸준하게 달리기를 하는 엄마 모습이 아이에게도 동기 부여가 된 것이다.

성인들 사이에 러닝 열풍이 불면서 자연스럽게 러닝에 관심을 가지는 아이도 늘고 있다. 러닝은 전문적인 육상 경기를 위한 훈련보다는 건강 증진, 체력 유지, 여가 활동 등에 목적을 둔 생활 체육으로, 특별한 장비나 공간 제약 없이 도전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보통 천천히 달리는 조깅에 비해 상대적으로 빠르게 달리는 중강도 유산소 운동을 일컫지만, 최근에는 느린 속도로 꾸준하게 달리는 ‘슬로우 러닝’도 각광받고 있다.

앉아 있는 시간이 긴 현대 아이들에게 러닝은 단순히 체력을 기르는 것을 넘어, 전인적인 성장을 돕는 신체 활동이다. 심장과 폐에 적절한 자극을 줘 심폐 지구력을 가장 효과적으로 향상시킨다. 하체 근육과 관절을 단련해 뼈의 성장을 돕고,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핵심 근육도 강화할 수 있다. 정신력 및 학습 능력 강화에도 효과적이다. 꾸준한 신체 활동은 뇌로 가는 혈액 공급을 늘려 뇌의 가소성을 증가시키고 집중력, 기억력 등 학습에 필수적인 인지 능력을 향상시킨다. 목표한 거리를 완주하거나 속도를 조절하는 과정에서 뚜렷한 성취감을 느끼기에도 좋다. 러닝을 통한 목표 달성 경험은 자기 효능감을 높여 다른 활동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키즈 러닝, 성인 러닝과의 차이점

아이들이 러닝을 할 때는 신체 발달 수준을 고려해 시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런투스포츠스쿨에서 초등학생 러닝 클래스를 맡고 있는 임가희 코치는 “성장기 아이들의 경우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다치지 않고 할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러닝 클래스를 할 때도 러닝만 하기보다 발목 운동, 리듬 운동 등 보강 운동을 함께 많이 진행한다”고 성인 러닝과 다른 키즈 러닝의 차이점을 설명한다.

러닝이 가능한 나이가 정확하게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신체 발달을 고려할 때 초등학생 정도부터 도전해볼 만하다. 처음에는 운동장 한 바퀴를 도는 정도에서 시작해, 아이의 신체 능력에 맞춰 점진적으로 거리를 늘려나가는 것이 좋다.

임가희 코치는 “초등학생의 경우 꾸준히 연습하다 보면 3~4km는 뛸 수 있다”며 “아이의 성향이나 수준에 맞춰 기록을 늘려가다 보면, 아이들이 자기 목표를 설정하고 달성하는 과정에서 재미와 성취감을 느낀다”고 조언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확한 자세다. 러닝을 할 때는 뒤꿈치보다 발 앞쪽인 미드 풋(Mid-foot) 쪽을 많이 사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아이들의 경우 러닝을 할 때 팔치기 동작에서 상체가 많이 흔들리거나 힘이 들어가 팔이 과도하게 올라가는 경우가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 아직 거리와 속도 감각이 부족하다 보니, 자기 페이스를 모르고 무리하기 쉬워 이에 대한 조절도 필요하다.

임가희 코치는 “아이들은 자기 페이스를 모르고 무작정 빨리 뛰려는 실수를 많이 하기 때문에 꾸준한 속도로 뛰면서 거리와 속도 감각을 익힐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좋다”며 “저는 개인적으로 천천히 속도를 올리다가 마지막에 조금 빠르게 뛰면서 마무리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러닝 노하우를 제안했다.

러닝 자세와 방법 등을 전문적으로 배울 수 있는 초등학생 러닝 클래스. 런투스포츠스쿨 제공

전문적으로, 다양하게 즐기는 러닝

정확한 자세와 달리기 방법을 익히기 위해서는 전문 기관의 문을 두드려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요즘에는 체계적으로 러닝을 배우고 즐길 수 있는 어린이, 청소년 대상의 클래스가 다양하다. 런투스포츠스쿨의 어린이 러닝 클래스는 육상 선수 출신 코치가 직접 지도하는 클래스다. 전문가가 달리는 자세를 직접 교정해주면서 조금 더 오래, 조금 더 잘 달릴 수 있도록 아이 눈높이에 맞춰 지도한다. 러닝 클래스 초급반과 함께 주니어 러닝크루도 운영한다.(문의: 070-7699-4479) 런콥러닝랩 신사 1호점 역시 초등 저학년(만 7~9살), 초등 고학년(만 10~12살), 청소년(만 13~16살) 등으로 클래스를 나눠 러닝 수업을 진행한다.(문의: 010-4827-0271)

연령 제한 기준이 낮은 마라톤 대회에 참여해보는 것도 좋다. 찾아보면 아이들도 참여가 가능한 ‘키즈 코스'나 ‘패밀리 코스' 등을 운영하는 마라톤 대회들이 있다. 아이가 달릴 수 있는 수준을 가늠해 3km, 5km 코스에 도전해봐도 좋다. 가족이 함께 정식대회에 참여해 완주 메달을 받거나 기록증을 획득하는 경험은 아이에게 강력한 성취감을 제공해줄 것이다. 단,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서는 아이가 목표 거리를 완주할 수 있도록 충분히 훈련하고, 대회 당일에는 무리하지 않도록 컨디션을 잘 조절해주는 일이 중요하다.

러닝을 더 안전하게 즐기려면

러닝을 안전하고 즐겁게 하기 위해서는 이를 돕는 장비와 안전 수칙도 챙겨야 한다. 아이의 러닝화를 고를 때는 성장하는 발을 보호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것이 좋다. 발가락 끝과 신발 끝 사이에 1cm 정도 여유가 있는 사이즈를 선택해 성장을 방해하지 않도록 하자. 발바닥 가운데 부분이 잘 휘어지는 신발을 선택하면 발의 자연스러운 움직임에 도움이 된다.

일상에서 러닝을 할 때는 충분한 웜업과 쿨다운이 필수다. 부상을 막기 위해 러닝 전후로 5~10분 정도 관절 스트레칭과 가벼운 조깅으로 몸을 풀어줘야 한다. 특히 다치기 쉬운 발목과 무릎 주변 근육을 꼼꼼히 스트레칭하도록 하자. 야외 러닝 시에는 기온에 맞춰 옷을 겹쳐 입고, 해가 진 후에는 밝은 색 옷이나 반사 밴드를 착용해 안전 사고를 예방할 것을 추천한다. 적절한 목표 설정과 단계별 훈련을 곁들인다면, 아이는 러닝을 통해 성취감과 건강 모두를 챙길 수 있을 것이다.

박은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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