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양근 민경협 회장 “개성공단에 평생 바쳐…자식 잃은 기분” [경주 에이펙, 한반도 평화의 무대]
정양근(사진) 민간남북경제교류협의회 회장은 개성공단 가동이 중단된 2016년 2월만 생각하면 아직도 가슴에서 천불이 인다. ‘남북 교류협력’의 상징과 같은 개성공단은 2004년부터 가동되다가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이 잇따르던 2016년 2월 가동이 전면 중단됐다. 지난 10년 동안 정권이 두 차례 바뀌었지만 공단은 여전히 문을 열지 못했다. 남북경제교류협의회에 참여했던 기업수도 390개에서 105개로 줄었다.

2000년에는 땅콩 가공업체들의 모임인 낙화생가공협동조합 이사장으로서 북한 평양에 공장을 세워 땅콩 임가공 사업을 추진했다. 정 협의회장은 “당시 조선낙원상사 여인경 제3무역회사 사장과 땅콩 임가공 계약을 맺고 연간 가공땅콩 3500t을 북한에서 반입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 사장은 김대중 대통령의 평양 방문시 이희호 여사를 접대했던 여완구 북한 여성동맹위원장의 조카”라고 덧붙였다.
2008년에는 자신이 운영하는 대북사업기업 두담이 북한 아리랑총회사와 공동으로 ‘아리랑두담합영회사’를 설립했다. 두 회사가 각각 50%씩 출자해 세운 이 회사는 개성공단 내에서 ‘아리랑봉사소’라는 편의점과 식당을 운영하며 남북 교류의 상징으로 자리잡았다.
정 협의회장은 인터뷰 도중 당시 북측 민족경제협력련합회로부터 받은 영업허가증을 직접 보여줬다. 허가증에는 아리랑두담합영회사의 영업기간이 2038년4월18일까지로 명시돼 있었다. 그는 “당시 영업허가를 받은 업체가 몇 안 된다”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이어 통일부로부터 허가받은 ‘대북한 물품반출 승인서’, 낙화생 수급 관련 문서 등을 하나씩 꺼내 보였다.
“남북 경제협력 관련 일을 하다 보니 다양한 일이 있었습니다.”
정 협의회장은 개성공단 가동 시절 한 일화를 꺼냈다. 그는 “2003년 박영옥이라는 재일교포 출신 여성이 찾아와 ‘식당을 하려는 데 어떻게 로비를 해야 하느냐’고 물었다”며 “우여곡절 끝에 컨테이너를 짓고 영업을 시작했는데, 한국인들이 많이 찾아줘서 꽤 성공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다 암에 걸렸다는 소식을 들었고, 우리가 약을 구해 전달했지만 지금은 생사를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정 협의회장은 최근 통일부가 ‘통일부와 그 소속기관 직제 시행규칙’ 개정안을 통해 개성공단 업무를 담당하는 평화협력지구추진단을 복원한 것을 긍정 평가했다. 개성공단 재가동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그는 “조직 개편이 중요한 출발점이 될 수 있다”며 “스펙보다 개성공단 업무 경험이 풍부한 인사를 배치해야 한다. 그래야 책임감 있게 일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개성공단 운영 방안에 대해서는 “2003년부터 2016년까지 남측의 운영 마인드는 ‘시키는 대로 해라’였다”며 “이제는 함께 잘 살자는 마인드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1947년생인 정 협의회장은 현재 아리랑두담합영회사 회장과 남북경협활성화추진위원회 상임위원장을 맡고 있다. 2021년부터 올해 4월까지 남북경협단체연합회 회장을 지냈으며 1990∼2008년 낙화생가공협동조합 이사장, 남북경제협력위원장, 중소기업중앙회국제분과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김세희 기자 saehee012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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