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경북·대구, 경찰 수사미제 45만 건이나 된다니
경찰 수사의 미제(未濟) 적체가 심각하다. 대구경찰청에 23만7000여 건, 경북경찰청에 21만8000여 건으로 합하면 모두 45만 건이 넘는 미제사건이 쌓여 있다. 이처럼 많은 사건이 실체적 진실이 밝혀지지 않은 채 기록에만 남아 있는 것이다. 수사 미제 가운데는 사건과 관련해 하루하루 잠을 못 이루고 피를 말리는 피해 당사자들이 부지기수일 것이다.
공소시효가 남았다는 이유로 폐기하지 못한 사건들이 장기미제로 전환되고 해마다 1만 건씩 늘어나는 구조적 현상도 미제 적체의 한 원인일 것이다. 하지만 미제 사건이 쌓이는 근본 원인은 피의자 특정 실패와 수사인력 부족으로 봐야 한다. 사건은 늘고 수사 인력은 부족해서 미제 사건이 쌓이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경찰이 1차 수사종결권을 갖게 됐지만 전문 수사관 확충이나 절차 명확화가 미흡한 것 또한 원인으로 지목된다.
전국적으로도 관리미제사건이 폭증하고 있다. 2020년 366만 건에서 올해 8월 기준 463만 건으로 100만 건 가까이 늘었다. 그중 10년 이상 경과 한 장기미제가 62%를 차지한다. 또한 강력·형사 사건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사이버·경제 사건도 큰 폭으로 늘고 있다. 이 같은 통계를 보면 국민이 경찰 수사를 신뢰할 수 있을 지 의문을 갖게 하기에 충분하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선 각 시·도 경찰청별로 '관리미제사건 등록 적정성'을 전수 점검해야 한다. 단순히 사건을 쌓아두는 행정적 관리가 아니라 경과연수별 분류 기준을 명확히 하고 불필요한 기록부터 정비해야 한다. 10년 이상 된 사건은 별도 관리체계를 마련해 재검토·재분류하는 한편 유전자·디지털포렌식 등 신기술을 활용해 실체적 진실규명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
장기미제사건은 단순한 수사 실패의 기록이 아니다. 피해자와 유족, 사회가 미완의 실체적 진실을 품은 채 남아 있는 증거다.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다. 경찰은 실체적 진실을 규명으로 사회 정의가 실현될 수 있게 최선을 다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전문수사관 확충과 함께 전수조사와 기록정비가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