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프린스그룹’ 국내 은행 해외지점서 1900억원대 거래…아직도 900억 가량 남아

박용하 기자 2025. 10. 20.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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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억원 금융위원장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금융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한수빈 기자

캄보디아에서 한국인 등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인신매매·감금 등을 벌인 ‘프린스 그룹’이 국내 은행의 캄보디아 지점을 통해 1970억원대의 금전 거래를 해왔으며, 현재도 900억원이 넘는 자금이 계좌에 남아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은행들은 자금 동결조치를 취한 상태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은 20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현재 국내 금융업권에서 캄보디아에 진출한 회사가 13개인데, 한국인을 납치·감금·살인하는 프린스 그룹과 관계를 맺고 있는 국내 금융사 5곳이 있었다”라며 “국민·전북·신한·우리은행과 IM뱅크이며, 이들이 (프린스 그룹과) 52건의 거래를 한 사실을 찾아냈다”고 밝혔다.

강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들 5곳의 거래 금액은 총 1970억4500만원에 달했다. 가장 많은 거래를 한 곳은 전북은행이었다. 프린스 그룹은 전북은행에 총 47건의 정기예금(40건 만기 해지)을 예치했으며, 거래액은 총 1216억9600만원이었다.

프린스 그룹의 자금은 현재도 국내 은행의 현지법인 4곳에 900억원이 예치되어 있었다. 국민은행 566억5900만원, 전북은행 268억5000만원, 우리은행 70억2100만원, 신한은행 6억4500만원의 예금이다.

해당 은행들은 이미 미국과 영국 등의 제재 발표에 따라 지난 16일 프린스그룹의 자산을 일괄 동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은행 한 관계자는 “국제사회의 제재가 있고나서 관련 은행들이 다들 공통적으로 나선걸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미국과 영국 정부는 프린스 그룹과 이 회사의 천즈 회장을 대상으로 공동 제재에 나섰다.

금융위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은 이달 중 프린스그룹을 포함한 캄보디아 범죄조직 관련자들을 대상으로 금융 제재에 착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이날 강 의원이 ‘국내 금융사의 해외 지점에 남아있는 프린스그룹의 돈을 압류해야 한다’는 지적하자 “외교부, 기재부와 함께 지금 협의하고 있고 그 결과에 따라 금융거래 제한 대상자로 지정하는 등 적극적으로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금융당국은 프린스그룹의 돈이 국내 금융권에 얼마나 유입됐는지는 아직 명확히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 박광 FIU 원장은 이날 유입 자금 규모를 묻는 강 의원의 질의에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프린스그룹은 부동산·금융 등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며 캄보디아 경제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해 온 거대 기업집단이다. 최근 국제사회에서는 인신매매·온라인 사기·불법 감금 등 각종 강력범죄의 배후 조직으로 지목되고 있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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