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한옥에 아산 1호 민간정원 '이화제' 눈길
"생동하는 기운 받기에 정원이 제격" 치유 기능 확장

[아산]'정원'의 시대다. 순천만과 태화강의 국가정원은 사계절 방문객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규모는 국가정원에 못 미치지만 지방정원도 곳곳에 들어서고 있다. 정부가 조성하지 않은 각양각색의 민간정원도 지난 6월 말 기준 전국 160개소에 달한다. 2024년 10월 산림청은 대국민 온라인 선호도조사와 전문가 현장심사를 통해 '아름다운 민간정원 30선'을 선정했다. 민간정원은 법인·단체 또는 개인이 정성을 다해 가꿔온 정원을 국민이 함께 즐길 수 있도록 개방하는 곳이다. 아름다운 민간정원 30선에 충남은 아산의 '이화제' 한 곳만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2월 아산 최초 민간정원으로 등록한 이화제(0.5㏊)는 염치읍 강청리에 있다.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은 이화제를 "아산 영인산 아래, 곡교천의 지류를 만나 지기가 응집한 명당에 터를 잡아 가꾼 한옥 정원"이라고 소개한다. 이화제에 들어서면 두 번 놀란다. 이화제 터줏대감으로 내년이면 지은 지 100년을 맞는 한옥의 단아한 자태에, 그리고 한옥 주변과 정원에 식재된 야생화와 나무 등 700여 종 식물이 어우러진 풍경이 경탄을 자아낸다.
이화제는 버섯 리, 꽃피울 화, 이룰 제의 한자어 조합이다. 정원 이름에 드러나듯 이화제는 버섯 전문가 석순자(60) 박사와 떼놓고 설명할 수 없다. 이화제 정원주인 석 박사는 '한국의 버섯', '야생버섯 도감' 등을 펴낸 버섯 관련 우리나라의 손 꼽히는 석학이다. 몇 해 전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에서 은퇴 뒤 황폐한 상태였던 한옥과 주변을 남편과 함께 오늘날의 멋진 정원으로 탈바꿈시켰다.
제2의 인생으로 정원주 삶을 선택하는데 석 박사는 망설임이 없었다. "전남 해남이 고향입니다. 어릴 때 시골에서 부모님 농사를 거들며 자연이 늘 친구였죠. 버섯은 잘 보존된 나무 주변에 많습니다. 대표적인 장소가 고찰 주변이죠. 연구를 위해 버섯이 많은 절 주변을 다니며 우리나라 건축과 정원의 아름다움을 자연스레 품게 됐습니다."
덕분에 이화제를 찾는 탐방객들은 정원을 둘러보는 동안 곳곳에서 석 박사의 생생한 버섯이야기를 듣는 호사를 누릴 수 있다. "생동하는 기운을 받기에 정원이 제격"이라는 석 박사는 요즘 정원의 치유기능 확장에 힘을 쏟고 있다. 이를 위해 올해 충남농업기술원에서 정원치유 교육도 받았다. 석 박사는 "이화제가 서해안과 가까워 해양성 기후 특성을 지녀 남부에 자생하는 나무와 꽃도 감상할 수 있다"며 "민간정원이 지역의 치유관광 활성화에 소중한 자원이 되도록 지방정부의 관심과 지원도 긴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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