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이슈] 알고 보니 ‘범죄 조직의 왕자’?…캄보디아 천즈 회장 누구길래
[앵커]
우리 국민들이 캄보디아에서 범죄 조직에 감금된 채 고문당한 피해가 속속 확인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과 영국도 이들 범죄 조직과 관련해 한 인물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캄보디아 대기업 회장인데요.
월드 이슈 이랑 기자와 함께 자세히 다뤄보겠습니다.
온라인 사기 조직과 관련해 주목하고 있는 인물, 대체 누굽니까?
[기자]
기업 이름이 프린스 그룹, 한문으로는 태자 그룹인데 캄보디아 최대 기업 중 하나인데요.
이 그룹을 만든 올해 38살인 천즈 회장이 바로 미국과 영국이 주시하고 있는 인물입니다.
천즈 회장, 이름 들으면 짐작할 수 있듯이 중국계인데요.
2014년 캄보디아로 귀화해서 2015년 프린스 그룹을 세웠습니다.
프린스 그룹은 카지노를 기반으로 급성장한 뒤에는 부동산 개발과 금융 사업 등으로 사업을 크게 확장했는데요.
이후 '프린스 모던 플라자', '프린스 은행' 등으로 잘 알려지게 됐고요.
최근까지 30개국 이상에서 수십 개의 사업체를 운영할 정도로 사업 규모가 커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앵커]
언뜻 성공한 청년 사업가의 이야기처럼 들리는데, 천즈 회장이 왜, 불법 조직과 연관돼 주목받는 거죠?
[기자]
최근 캄보디아 피해 사례 보시면, 가짜 구인 광고로 사람들을 유인해 범죄 단지에 가둬놓고 전화 금융 사기를 벌이도록 시켰잖아요?
미국과 영국은 바로 천즈 회장이 이런 전화 사기 범죄 조직 중 하나를 운영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더구나 천즈 회장 조직이 아시아 최대 규모 중 하나일 것으로 추정했는데요.
한마디로 천즈 회장이 대기업 회장의 탈을 쓰고 초국가적인 '돼지 도살' 사기 범죄 조직을 이끌었단 겁니다.
사기범들이 피해자에게 신뢰를 쌓아 피해 금액을 키운 뒤 가로채는 게, 농부가 돼지를 살찌운 뒤 도살하는 과정과 유사하다고 해서 '돼지 도살' 사기 범죄라고 부르는데요.
천즈 회장은 범죄 수익을 직접 관리하면서, '죽지 않을 정도로만 때리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미국은 천즈 회장을 온라인 금융 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했고 영국도 재산을 동결하는 한편 우리 정부도 프린스 그룹에 대해 제재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특히 미 법무부는 천즈 회장이 보유한 약 21조 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압류하는 한편 영구적 몰수를 위한 소송도 제기했는데, 미 법무부 역사상 최대 규모의 몰수 조치입니다.
천즈 회장은 현재 소재가 파악되지 않고 있는데요,
현지에서는 실종설, 중국 송환설 등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성공한 기업인의 탈을 쓰고 그야말로 충격적인 범죄 행각을 벌인 건데, 이 범죄 단지라는 곳은 대체 어떤 곳입니까?
[기자]
네 겉으로 보기엔 흔하게 볼 수 있는 대규모 아파트 같은데, 유인한 사람들을 가둬놓고 범죄에 가담시켰던 곳입니다.
현지에선 '웬치'라고 부르고 있는데, 이런 범죄 단지들은 사실상 감옥이었습니다.
[루이스/가명/캄보디아 범죄 단지 탈출 태국인 : "만약 당신이 거기서 일하고 싶다면, 가지 않는 게 좋아요. 당신 자신의 안전과 생명을 위해서입니다. 언젠가 거기서 실수하면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수 있습니다."]
국제인권단체인 앰네스티가 확인한 웬치들은 하나같이 면도날 철조망과 무장 경비원으로 둘러싸여 있었는데요.
앰네스티가 올해 6월 확인한 것만 최소 53개나 됩니다.
또 인터뷰한 생존자들은 범죄 목표를 채우지 못하면 구타, 전기봉 충격, '암실' 감금 등의 처벌을 받았다고 증언했는데요.
범죄 조직들은 감금된 이들을 서로 거래하면서 피해자들을 빚더미에서 헤어나지 못하게 옭아매기도 했습니다.
[몽세 페레르/국제앰네스티 동남아 조사국장 : "피해자가 4,000달러 빚이 있었다고 칩시다. 다른 단지로 팔려 가서 이제 빚은 10,000달러가 됩니다. 많은 사람들이 사기 단지를 오가며 거래됐습니다."]
[앵커]
이처럼 참혹한 상황에 이를 때까지, 캄보디아 당국은 대체 그동안 뭘 한 거죠?
[기자]
안 그래도 손을 쓰지 못하는 건지, 손을 놓고 있는 건지 분간이 어려운 상황인데요.
최근 캄보디아 당국은 여러 나라들이 제재에 나서자 대대적인 단속을 시작했는데, 이게 다 쇼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몽세 페레르/국제앰네스티 동남아 조사국장 : "캄보디아 정부는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을 허용하고 있을까요? 바로 이러한 이유로 우리는 이들(피해자들)을 인권 침해로부터 보호하지 못한 점을 고려할 때, 캄보디아 정부가 공모를 했다고 결론짓고 있습니다."]
실제 앰네스티는 범죄 단지 3분의 1 이상에 캄보디아 경찰이나 군이 한 번 이상 개입했음에도 불구하고, 감금과 폭행 등이 계속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지난해 캄보디아의 온라인 범죄 이익은 우리 돈 약 17조 원 이상으로 추정되는데요.
2023년 기준 캄보디아 GDP의 절반에 달하는 수준입니다.
범죄 조직이 벌어들인 막대한 수익은 군, 경 등에 뇌물로 흘러 들어가고, 이들이 비호 세력이 돼서 범죄 온상을 키우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의혹이 흘러나오고 있고요.
실제 천즈 회장도 캄보디아 최고 실세인 훈 센 전 총리의 고문을 맡는 등 정치적 영향력을 과시해 왔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캄보디아 웬치가 한 번에 뿌리 뽑힐지, 의구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 제보하기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카카오 '마이뷰', 유튜브에서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이랑 기자 (herb@kbs.co.kr)
Copyright © K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 학습 포함) 금지
- 캄보디아 범죄조직 수장 “뒷돈 주고, 외교관 여권으로 미 입국”
- 가정법원에 떨어진 ‘최태원-노소영 폭탄’…“불법 재산” 주장 나올까
- “범죄단지 갈 사람 구해요” 캄보디아 향하는 BJ들…결국 [지금뉴스]
- “하반기에만 1조 원 샀다”…이더리움 투자사 집중 매수 나선 까닭 [잇슈 머니]
- [단독] “친구가 합성 사진 퍼뜨려”…디지털 성폭력 피해 학생 2년 새 4배↑
- [현장영상] “피해자는 기자 만나 탈출, 피의자는 전세기”…국감서 ‘온정주의’ 직격
- 나랏돈으로 설치한 ‘식당 표지판 9개’…결국 철거 결정
- “왕 필요없다” 미국 ‘노 킹스’ 시위에 트럼프 반응이… [지금뉴스]
- 유니클로 잘 나가는데, 구찌는 안 팔린다?…이유 봤더니 [잇슈#태그]
- 홍콩 공항에서 화물기가 활주로 이탈 후 차 들이받고 바다로…1명 사망·1명 부상 [현장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