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51% “통일 불필요”···69% “이 대통령·김정은 만나야”
‘통일 불필요’ 과반, 2014년 이후 처음
미국, 한국 이익 고려 안 해 65.7%

한국인 100명 중 51명은 통일이 필요하지 않다고 응답한 통일의식조사 결과가 20일 나왔다. 2014년 첫 조사 이후 통일이 필요하지 않다는 응답이 절반을 넘은 것은 처음이다.
국책연구기관 통일연구원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통일의식조사 2025’를 이날 발표했다. 한국리서치가 지난 7월10일부터 8월13일까지 전국 성인 1000명을 대면 면접 조사한 결과 ‘통일이 얼마나 필요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51%는 “통일이 필요하지 않다”고 답했다. 지난해 조사(47.2%)보다 소폭 늘어난 수치다. 해당 조사가 시작된 2014년(30.7%) 이후 ‘통일 불필요’ 응답이 절반을 넘은 것은 처음이다.

‘남북이 평화적으로 공존할 수 있다면 통일은 필요없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63.2%는 “그렇다”고 답했다. 지난해 조사(57.7%)보다 높아진 수치로 해당 문항이 조사에 포함된 2016년(43.1%) 이후 가장 높다. 통일연구원은 “연령대가 낮을수록 ‘평화적 공존’에 대한 선호가 강해지는 추세가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통일보다는 지금처럼 분단 상태로 지내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47%는 “그렇다”고 답했다. 이같이 응답한 이는 진보층에서 43.8%, 중도층 48.1%, 보수층 49.1%였다. 통일연구원은 “모든 이념층에서 적대적 공존에 대한 선호가 강화되는 추세”라며 “남북 교착국면이 평화적 공존뿐 아니라 적대적 공존 선호로 전환될 수 있다는 구조적 딜레마가 강화되는 추세”라고 밝혔다. 응답자의 68.1%는 “북한에 관심이 없다”고 답했다. 이 응답 역시 지난해 조사(65.5%)보다 늘었다.
응답자의 69.4%는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이재명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나 정상회담을 해야 한다”고 답했다. 남북 정상회담에 반대(30.6%)하는 응답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수치다. 통일연구원은 “남북 정상회담 개최는 진보와 중도, 보수까지 폭넓은 지지를 받았다”고 밝혔다.

미국에 대한 인식은 악화됐다. ‘미국이 국제 정책을 결정할 때 한국과 같은 국가의 이익을 어느 정도 고려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65.7%는 “고려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지난해 조사(57.1%)보다 늘어난 수치로,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의 마지막 해인 2020년(64.9%)과 유사했다.
‘5년 뒤 한·미 관계가 나빠질 것으로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20.4%는 “나빠질 것”이라고 답한 반면, 22.6%는 “좋아질 것”이라고 답했다. 같은 질문을 했던 2022년 조사에서 “나빠질 것”이라고 답한 이는 4.8%, “좋아질 것”이라고 답한 이는 31.5%로 3년 만에 한·미 관계가 나빠질 것이라 보는 응답이 많아졌다.
‘10년 안에 미국이 주한미군을 철수할 것’이라고 답한 응답자 비율은 12.3%로, 2023년 조사(4.5%)보다 크게 늘었다. ‘미국은 결코 주한미군을 철수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한 응답자 비율은 35.6%로, 이 역시 2023년 조사(46.5%)보다 줄었다. 통일연구원은 “한·미동맹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회의감이 반영됐다”고 밝혔다.
‘트럼프 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다시 정상회담을 개최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18.1%는 “조건 없이 재개해야 한다”고 답했다. 반면 53.3%는 “비핵화 문제의 실질적 진전 이후”에, 26.7%는 “완전한 비핵화 이후”에 대화 재개를 해야 한다고 답했다. 해당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곽희양 기자 huiy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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