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엉이도 황조롱이도 도심 건물에 ‘꽝’···광주 매년 200여 마리 부상
구조 야생동물 대부분 아파트 등 도심서 발견

광주 도심에서 매년 200마리 안팎의 야생 조류가 건물이나 방음벽에 충돌해 구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조된 조류 중에는 천연기념물인 수리부엉이와 황조롱이 등이 많았다.
광주시 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는 20일 “지난 3월부터 9월까지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팔색조, 수리부엉이, 새매, 남생이 등 야생동물 556마리를 구조했다”고 밝혔다. 센터는 이 중 191마리를 치료한 뒤 자연으로 다시 돌려보냈다.
야생동물구조센터에 의해 구조되는 야생동물 중에는 번식기에 어미와 떨어진 새끼들이 길을 잃고 헤매다 발견되는 경우가 가장 많았다. 올해 구조한 556마리 중 절반(289마리)이 이런 경우였다.
사고로 구조되는 야생동물 중에는 건물 유리창이나 방음벽과 부딪히는 ‘건물과의 충돌’이 압도적이다. 지난 9월까지 123마리가 건물과 충돌해 다친 상태로 구조됐다. 건물 충돌로 구조되는 야생동물은 매년 200마리 안팎에 이른다. 2024년 207마리, 2023년에도 185마리가 다쳤다.
건물과 충돌하는 야생동물 대부분은 수리부엉이나 황조롱이, 솔부엉이, 새매 등 맹금류다. 비둘기 등 먹이를 쫓다가 유리창이나 방음벽에 출동해 날개나 머리 등이 골절되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은 천연기념물이나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된 조류들이다.
최근에는 도심 아파트 실외기나 베란다에 황조롱이나 비둘기가 둥지를 짓는 등의 ‘인가침입’으로 구조되는 사례도 많다. 올해 9월까지 27건이 구조됐다. 2023년 27건이었던 인가침입은 지난해 46건으로 증가하기도 했다.
구조되는 야생동물들은 무등산 자락이나 하천 주변보다는 아파트가 많은 도심권이 더 많았다. 올해 구조된 동물의 98.8%가 도심권에서 발견됐다. 지난해에도 전체 구조 동물의 98.7%가 도심권이었다.
최종욱 광주 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장은 “도심 확장으로 단절된 야산이나 공원 등에 서식하는 야생동물이 많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아파트 단지에 너구리 등 야생동물이 출몰하는 사례가 잦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강현석 기자 kaj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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