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파스] '정부 감시자' 감사원의 민낯, 특수 활동 없어도 '특활비 포상' 뿌렸다

허현재 2025. 10. 20.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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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파, 2년 9개월 소송 끝에 감사원 예산 자료 ‘최초 입수’
감사원, 스스로 만든 지침도 안 지켜… 특활비 증빙자료 ‘0건’
尹정권 감사원 ‘실세’ 유병호 사무총장에 특활비 ‘집중 지급’ 확인

감사원은 우리나라 정부와 공공기관들이 예산을 제대로 쓰고 있는지, 부정부패는 없는지 감시하는 기관입니다. 대통령 직속 기관이기는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대통령조차도 감사원에 업무를 지시할 수 없죠. 감사원의 이러한 권한과 독립성은 모두 헌법에 의해 보장됩니다. 그야말로 헌법이 정한 ‘정부의 감시자’ 가 바로 감사원인 셈인데요.🤔

하지만 감사원은 다른 기관들의 예산 사용을 감시면서도, 정작 감사원 스스로가 예산을 어떻게 쓰고 있는지는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외부 기관의 감시도 받지 않았음은 물론, 심지어 국회의 자료 제출 요구에도 불응해 왔어요.🤨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위치한 감사원 전경.

뉴스타파는 약 2년 9개월간 이어진 정보공개 행정소송 끝에, 감사원 예산 자료를 최초로 확보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번에 공개된 자료에는 2022년 부터 2024년까지 감사원이 사용한 특수활동비, 업무추진비, 특정업무경비 등 예산 자료가 포함돼 있었는데요. 과연 감사원은 ‘정부의 감시자’라는 역할에 걸맞게 스스로의 예산을 제대로 사용하고 있었을까요?

미리 말씀드리자면, 결과는 처참했습니다.😰 감사원은 스스로가 만든 예산 활용 지침도 지키지 않았을뿐더러, 특수활동비를 사실상 ‘포상금’으로 유용하는 등 예산을 오남용한 정황도 발견됐습니다. 

뿐만 아니라 윤석열 정부 시절, 감사원의 ‘실세’로 불렸던 인물에게 특활비가 이례적으로 집중 지급된 사실도 확인됐는데요.😡 이번 주 ‘타파스’는 지금까지 베일 속에 감춰져 있던 감사원의 예산 사용 실태를 살펴 보겠습니다.

🤔 뉴스타파가 던진 질문들

ㆍ ‘정부의 감시자’ 감사원은 스스로의 예산을 제대로 집행하고 있을까?
ㆍ 감사원의 정치적 중립은 잘 지켜지고 있을까?

🧐 주목해야 할 사실들

감사원, 스스로 만든 규정을 위반하다

ㆍ 위에서 감사원은 정부와 공공기관이 예산을 잘 쓰고 있는지 감시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고 말씀드렸는데요. 여러 예산 중에서 특히 눈여겨봐야 할 것이 바로 특수활동비(특활비)입니다.
ㆍ 기획재정부 지침에 따르면 특수활동비란 ‘기밀유지가 요구되는 정보 및 사건수사, 기타 이에 준하는 외교·안보, 경호 등 국정수행활동에 직접 소요되는 경비’를 말합니다. 즉 기밀 유지가 필요한 수사, 외교·안보, 경호 등 특수한 상황에서만 써야 하는 예산이라는 뜻이에요.🤔
ㆍ 기획재정부는 특활비를 사용하는 각 기관들이 ‘특수활동비 계산증명지침’ 이라는 지침을 따르도록 했는데요. 이 지침에 따르면 현금으로 특활비를 지급할 경우 수령자의 영수증과 ‘집행내용확인서’를 반드시 구비해야 합니다. 특활비를 어디에 어떻게 썼는지 그 내용을 반드시 밝혀야 한다는 말이죠.🤔

ㆍ 그런데 이 지침을 만든 곳이 바로 다름아닌 감사원입니다. 다시 말해 감사원은 각 기관들이 특활비 집행 내용을 반드시 기록해야 한다는 규정을 만든 셈입니다. 그렇다면 감사원은 스스로가 만든 이 규정을 잘 지키고 있었을까요?

감사원이 만든 특수활동비 지침 중 일부. 특활비를 현금으로 지급할 경우 영수증과 집행내용확인서를 구비해야 한다고 적혀 있습니다.

ㆍ 예상하셨겠지만(?), 이번에 뉴스타파가 확보한 감사원 최고위 간부들의 특활비 증빙자료에는 단 한 장의 집행내용확인서도 포함돼 있지 않았습니다.😰 이들은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적게는 25만 원에서 많게는 285만 원의 특활비를 매번 현금으로 받아갔는데, 그러면서도 단 한 장의 집행내용확인서도 남기지 않았어요.

ㆍ 즉 감사원 간부들은 스스로 만든 특활비 집행 규정을 약 3년 간, 단 한 번도 지키지 않은 셈입니다. 이에 대해 감사원 측은 “(집행내용확인서를)자체 지침에 따라 생략하고 있다” 라고 해명했는데요. 그럼에도 자체 지침을 공개해달라는 뉴스타파의 요청은 거부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직원 85%가 '특수활동 수행자'? 포상금으로 전용된 혈세

ㆍ 감사원이 집행하는 특활비는 연간 15억 원 규모입니다. 이 중에서 약 13%는 감사원장과 사무총장, 감사위원 등 8명이 가져가는 것으로 확인됐는데요. 그렇다면 나머지 87%의 특활비는 어떻게 쓰이고 있을까요?

ㆍ 뉴스타파가 확보한 자료 및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의원실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감사원은 직원 수백 명에게 계좌이체 방식으로 특활비를 지급해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감사원 직원 1,013명 중 약 85%에 달하는, 최소 750~788명이 매 분기 특활비를 지급받은 것으로 파악됐는데요.🤔

지난해 6월 20일 감사원의 특수활동비 대량 이체 내역. 감사원은 매 분기 마지막 달 20일 직원들에게 특활비를 지급하고 있었습니다.

ㆍ 감사원이 아무리 정부와 공공기관을 감시하는 기관이라지만, 전체 직원 중 85%의 인원이 모두 ‘기밀 유지가 필요한 특수 활동’을 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이에 대해 감사원은 직원들이 제출한 '감사 활용 정보 보고'를 평가해 4개 등급으로 나누고, 등급에 따라 매 분기 말 특활비를 '포상금'처럼 차등 지급했다고 설명했습니다.
ㆍ 하지만 이는 특활비를 필요할 때마다 건별로 지급해야 한다는 기획재정부의 지침을 위반한 것입니다. 감사원 예산 정보공개 소송을 대리한 하승수 변호사는 "정보 수집에 대한 보상으로 매 분기 특활비를 지급해 왔다면, 사실 이건 보수라고 봐야 한다. 특활비의 용도에 맞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ㆍ 심지어 감사원이 주장하는 ‘정보 보고에 따른 포상’ 역시 그 포상 기준이나 지침이 불분명했습니다. 일부 전직 감사원 직원들은 신문 기사를 짜깁기해서 보고해도 특활비를 받는 사례가 있다고 증언했고, 정보의 질보다는 ‘건수’가 중요할 때도 많았다고 밝혔습니다.🤔

尹정권 감사원 실세 유병호, 특활비 2~3배 ‘몰아주기’ 확인

ㆍ 특히 뉴스타파는 윤석열 정부 시절, 어떤 인물에게 특활비가 이례적으로 집중 지급된 사실도 확인했습니다. 바로 윤석열 정부 출범과 함께 감사원 사무총장에 임명됐던 유병호 감사위원이 그 주인공인데요.

ㆍ 유병호 위원은 윤석열 정부 시기 감사원의 정치적 편향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인물입니다. 월성원전 조기 폐쇄 사건,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등 문재인 정부 당시 사건들을 대상으로 ‘표적 감사’를 펼쳤다는 의혹 때문이었어요.🤔 특히 월성원전 사건의 경우 감사원이 유병호 위원이 짜 놓은 ‘스토리’ 대로 감사를 진행했다는 의혹이 있습니다.

윤석열 정권 시기 감사원의 실세로 불렸던 유병호 감사위원(전 감사원 사무총장).

ㆍ 그런데 뉴스타파는 지난 2023년, 다른 감사위원들의 특활비가 줄어드는 와중에도 유독 유병호 당시 사무총장만 전년도보다 많은 특활비 1,640만 원을 지급받은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이는 다른 위원들이 받은 금액의 2~3배에 달하는 규모였어요.😰
ㆍ 뿐만 아니라 유병호 위원은 감사위원으로 임명된 2024년에도 총 1,228만 원의 특활비를 지급받았습니다. 이는 현직 감사원 사무총장보다도 많은 금액으로, 한 전직 감사원 공무원은 ‘특정 감사위원이 사무총장보다 많은 특활비를 받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 이라고 지적했어요.🤨
ㆍ 더군다나 감사 실무를 맡고 있는 사무처와 달리, 감사위원은 사무처가 감사한 사건을 심의·의결하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즉 감사위원이 직접 특활비가 필요한 감사 활동을 할 일 자체가 없다는 것이죠. 

ㆍ 그럼에도 유병호 위원이 계속 특활비를 받아가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익명의 전 감사위원들은 유병호 위원이 '특별정보활동' 명목으로 사무처에 감사 정보를 전달하며, 감사 활동에 개입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혹을 제기하기도 합니다.😰

😮 이 보도가 중요한 이유

‘정부의 감시자’ 감사원, 스스로 투명성 증명해야

ㆍ 처음에도 말씀드렸다시피 감사원은 정부와 공공기관의 예산, 인사 등을 감시할 수 있는 막강한 권한이 있습니다. 심지어 국민이 선출한 행정부의 수반, 대통령조차 감사원을 마음대로 다룰 수 없습니다.
ㆍ 감사원이 그만큼 큰 권한을 휘두를 수 있는 이유는, 감사원이 투명하고 독립적인 기관이라는 국민들의 믿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뉴스타파 취재로 밝혀진 감사원의 실태는 국민들의 믿음과는 여러 모로 거리가 먼 모습이었는데요.🤨
ㆍ 우선 감사원은 스스로 만든 ‘집행내용확인서’ 지침을 하나도 지키지 않고, 국민의 혈세를 사실상 아무런 근거 없이 지출하고 있었습니다. 이는 감사원이 국민의 혈세를 언제든지 사적으로 오용할 수 있다는 위험성을 보여줍니다.
ㆍ 실제로 감사원은 특활비의 대부분을 직원들에게 포상금 형태로 지급하고 있었습니다. 이는 특활비의 본래 목적에도 어긋날뿐더러, 그 포상의 기준이 무엇인지도 불분명했습니다. 감사원 또한 검찰처럼 특활비를 오남용하고 있었다는 증거가 발견된 셈이에요.😰
ㆍ 또 유병호 감사위원처럼 정치적 편향성 논란의 중심에 섰던 인물에게 특활비가 집중 지급되고, 그가 감사 실무에 개입한다는 의혹은 감사원의 독립성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의혹입니다. 이에 대해서는 감사원 스스로 명확한 해명을 내놓아야 할 것입니다.

ㆍ 감사원이 ‘정부의 감시자’ 역할을 자임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스스로의 투명성을 증명해야 합니다. 뉴스타파는 앞으로도 감사원 예산 자료를 바탕으로, 계속해서 ‘감사원을 감사’하겠습니다.

■ 관련 기사

감사원을 '감사'하다 ① 2년 9개월의 소송... 감사원 예산 자료 '최초 입수' (https://newstapa.org/article/BDpfY)

감사원을 '감사'하다 ② 단 한 장도 안 남긴 특활비 '증거' (https://newstapa.org/article/Om4hT)

감사원을 ‘감사’하다 ➂ ‘실세’ 유병호, 감사원 특활비 ‘싹쓸이’ (https://newstapa.org/article/hxgwQ)  

감사원을 '감사'하다 ④ "기사 짜깁기해도 받는다"... '직원 포상금'으로 쓰인 특활비 (https://newstapa.org/article/5GMy_)

뉴스타파 허현재 presentheo@newstap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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