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문화포럼 현장답사 ‘오어사→법광사지→보경사’… 불교미술사 깊이 체험
석종형 부도·법광사지 석탑·보경사 국보·보물까지… 답사 접수 ‘매진 열기’

"역사에 진실이란 없다, 다만 유력한 학설만 있을 뿐이다."
'2025 포항문화포럼' 2일째인 지난 17일 현장답사로 체감 배움을 더했다.
포항 오어사, 포항 법광사지, 포항 보경사를 방문해 왕승호 포항문화역사길라잡이 팀장의 섬세한 설명을 들으면서 이해도를 크게 높였다.

이번 포항문화포럼 현장 답사는 접수 당일 매진되는 '큰 인기'를 구가했다.
영남권을 비롯한 전국에서 모여든 답사 인원은 첫 장소인 오어사에서 신라 원효대사와 혜공선사가 법력 시합을 벌이고 서로 '내 물고기다'라고 주장하며 다툰 일화로 시작했다.

'여시오어' 라는 네 글자에서 다채로운 스토리텔링은 인원들의 전폭적인 호응과 역사 흥미를 북돋웠다.
너의 똥, 나의 물고기라는 해석도 있으나 우리말로 '시'가 말, 산스크리트(범어)어로 '어'가 마차라는 의미를 가졌다는 해설로 힌두 신화 접목을 거쳐 속됨이 성스러움으로 변했다는 얘기는 좌중을 집중케 했다.
오어사 석종형 부도는 같은 포항지역인 보경사 부도와 다른 양식을 띄고 있다는 점도 이색적인 부분이다.

법광사지 터에 도착한 후에는 건립연대가 828년으로 입증된 법광사지 석탑이 그 시기를 명확하게 조명할 수 있는 단서가 된다는 설명이다.
현재 남아있는 금당 터에는 금당 내 중앙에 불상이 위치해 있는데 이는 당시 탑돌이 신앙으로 불상 주위를 순회하는 문화를 엿보게 했다.
조선시대 중수비에는 석탑 해체 시 사리 22과가 나왔는데 석탑 보수를 마치고 다시 넣으려 하니 사리 1과가 없어진 아찔한 역사가 있었다.
당시 한 스님 꿈 속에서 '소맷돌에 사리 1과가 있을 것'이라는 현몽이 있은 후 그 자리에서 찾았다고 한다.
또한 중수 과정에서 한 스님으로부터 벙어리가 "너도 공덕을 쌓으면 좋은 일이 있을 것"이라는 권유를 받은 후 벙어리가 중수 완료 즈음에 꿈에서 한 스님이 자신의 입을 찢는 것을 본 후 말문을 회복했다는 가피 사례도 전해진다.
사리 영험 신앙도 존재했다는 것을 입증한 경우다.


마지막 장소인 보경사는 포항 지역 전체에 국보 1점과 보물 12점 중 보물 8점을 보유하고 있는 상징적 장소다.
오어사도 지난 1995년 고려 후기를 대표하는 보물 동종이 있다.
보경사 원진국사 부도와 비는 고려 중기를 대표하며 이를 본 따 수많은 부도가 만들어졌다고 한다.
보경사 서운암에서도 부도군이 있는데 보경사 자체 부도와 달리, 지붕돌이 있는 팔각 형태다.
해설 중 오어사는 일연스님의 '삼국유사'에 나와서 유사 깊은 절이라고 인정받지만, 보경사는 삼국유사 기록에 없는 점에 대해서도 흥미로운 추정이 이어졌다.
일연스님은 1280년대, 원진국사는 1221년대로서 불과 60~70년(2, 3세대 정도) 차이기 때문에 원진국사의 보경사 중창을 일연스님이 모를 수가 없다는 것.
이 추정에는 원진국사는 당시 무신 정권의 지원을, 일연스님은 이후 복구된 왕실 지원을 받았다는 점이 부각됐다.
원진국사 비에서도 주석 중 운문사와 보경사가 서로 대항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는데 그 때 종교적인 이유보다도 군사적인 기능도 있어 이 같은 내용의 이해를 더했다.
왕승호 포항문화역사길라잡이 팀장은 "이번 현장 답사가 포항불교문화와 역사를 조명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본다."라며 "앞으로도 이런 자리가 심도 깊게 많이 마련됐으면 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