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개인회생에 과한 부담·지장 주는 채무변제 각서는 무효"

정경재 2025. 10. 20.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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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은 채무액이 파산자의 회생에 지장을 줄 정도로 과도한 부담을 지우는 액수라면 각서의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결국 A씨는 법원에 개인회생을 통한 채무의 부존재로 인해 각서의 약정은 무효라는 사실의 확인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반면 B씨는 각서를 토대로 A씨가 채무액 지급을 이행해야 한다는 취지의 반소(민사소송 진행 도중 피고가 방어권 차원에서 원고를 상대로 제기하는 소송)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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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회생 위 이미지는 기사와 직접 관련 없습니다. [연합뉴스TV 제공]

(전주=연합뉴스) 정경재 기자 = 개인회생을 통한 면책판결 이후 '빚을 꼭 갚겠다'면서 채권자에게 써준 각서는 법적으로 유효할까?

법원은 채무액이 파산자의 회생에 지장을 줄 정도로 과도한 부담을 지우는 액수라면 각서의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전주지법 군산지원 민사1단독(박성구 부장판사)은 채무자 A씨가 채권자 B씨를 상대로 낸 면책 확인(채무부존재)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인용했다고 20일 밝혔다.

이 소송은 A씨가 과거 B씨에게 1억3천600만원 상당의 돈을 빌리면서 비롯됐다.

A씨는 이후 빚을 갚을 수 없게 되자 2015년 10월 신청한 개인회생의 변제 계획을 이행하고 2021년 1월 법원으로부터 채무 면책 결정을 받았다.

그런데 A씨는 이와 별도로 B씨에게 8천만원의 빚을 갚고 나서 2022년 6월 B씨와 그의 동생에게 잔금과 이자를 합쳐 1억원을 주겠다는 내용의 각서를 작성했다.

법원의 결정으로 빚이 탕감됐는데도 채권자의 요구로 또 다른 채무변제 이행 각서가 쓰인 것이다.

결국 A씨는 법원에 개인회생을 통한 채무의 부존재로 인해 각서의 약정은 무효라는 사실의 확인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반면 B씨는 각서를 토대로 A씨가 채무액 지급을 이행해야 한다는 취지의 반소(민사소송 진행 도중 피고가 방어권 차원에서 원고를 상대로 제기하는 소송)를 냈다.

법원은 심리 끝에 원고의 본소는 인용하고, 피고의 반소는 부적법하다며 각하·기각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이 사건의 각서는 원고가 면책 결정을 받고 나서 1년 5개월이 지나서야 피고의 요청으로 작성됐다"고 밝힌 뒤, "각서의 작성 경위 등에 비춰볼 때 원고가 면책된 채무를 자발적으로 변제하겠다면서 이를 작성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각서에 따라 원고가 변제해야 할 채무액은 1억원 상당의 거액인데, 원고가 운영하는 점포의 소득은 2022년 4천만원, 2023년은 650만원에 불과하다"며 "결국 채무 변제는 원고에게 과도한 부담을 지우고 회생에도 지장을 줄 수 있으므로 각서에 따른 약정이 유효하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jay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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