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력이 만든 ‘그린수소’…H2 탄소중립 미래 그린다 [심층기획]
재생에너지 활용 물 전기 분해 ‘무탄소’
무게당 에너지 밀도 높아 저장효율 ‘업’
아시아 첫 제주 해상 그린수소 생산 시설
폭발 등 고려 큰 공간 필수… 바다에 설치
태양광 비해 3배 이상 비싼 단가는 과제
“미래성장 동력… 일관된 정책 추진 중요”
2050년까지 탄소 배출량과 흡수량을 같게 만들어 사실상 온실가스 배출량을 ‘제로(0)’로 한다는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주요 친환경 에너지원의 하나로 해양에너지가 떠오르는 가운데 바다에서 만들 수 있는 그린수소가 주목받고 있다.

현재의 기술력으론 수소 생산 비용이 많이 들고 수요가 낮아 경제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추후 경제성을 갖춘다면 드론과 우주선, 자동차 등에서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수소는 무게당 에너지 밀도가 높아 저장 등 에너지 효율을 키울 수 있다. 같은 무게의 이온 배터리보다 약 160배 많은 에너지를 저장하고, 방전되지 않아 오랜 기간 대규모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다. 다만 무게당 부피가 커서 저장을 위해 대규모 공간이 필요하다.

지난달 26일 제주파력발전 실해역 시험장을 찾았다. 제주 한경면 용수리 해안가에서 보이는 가로 10m, 세로 32m, 높이 23m 크기의 콘크리트 구조물은 아시아 최초 5㎿(메가와트)급 해양 그린수소 생산시설이다. 250㎾(킬로와트)급 발전시설과 제어실 등을 갖추고, 연간 120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전력을 생산한다. 지난해 말 설치를 마치고 올해 생산기술 실증을 진행 중이다.
바다 한가운데에 있는 콘크리트 구조물은 반쯤 열려 있다. 파도가 쳐서 여기에 바닷물이 들어오면 구조물 안 수위가 올라가고, 높아진 수위로 압축된 공기가 덕트(공기 등 유체가 흐르는 통로) 안에 날개를 돌려 전기를 만들어내는 식이다.
쉽게 말해 바람으로 날개를 돌리는 게 풍력, 파도의 높낮이에 따른 압축된 공기로 날개를 돌리는 방식은 파력이다.
해상에서 발전하고 이를 수소로 바꾸는 데 큰 비용이 든다. 파력으로 얻은 전기를 육지로 끌어와 수소로 전환하는 방법이 비교적 경제성이 높지만 한계가 있다.
임창혁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KRISO) 책임연구원은 “(단지를) 설치할 공간 확보가 어렵다”며 “시설 설치 과정에서 주민 수용성 확보가 굉장히 어렵고, 육지보다 바다에 설치했을 때 저장할 수 있는 재생에너지 용량이 훨씬 크다”고 말했다. 부피가 큰 수소를 저장하려면 넓은 공간이 필요한 데다 폭발 가능성을 고려해 이격거리를 둬야 하는 만큼 대용량 에너지 시설을 만들기 위해선 큰 공간이 필수다. 해양 그린수소의 경우 생산시설을 구축할 충분한 토지를 확보하기 힘든 국내 환경 제약을 극복하고, 바다에선 폭발 피해가 영향을 미치지 않아 전체 시설 면적을 줄일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다.

해상풍력이 발달한 유럽은 선도적으로 해양 그린수소 개발에 나서고 있다. 네덜란드와 독일, 벨기에 등은 바다에서 석유나 가스를 채취하는 데 썼던 노후화된 플랜트 주변에 해상풍력 시설을 만들고, 여기서 만든 전기를 플랜트에서 수소로 바꾸는 식의 개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미래 에너지 주권 경쟁을 위해선 수소 개발·상용화에 힘써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그린수소 개발과 활용을 촉진하는 데 큰 걸림돌 중 하나는 가격이다. 지난해 5월 산업통상부의 연구용역 ‘그린수소 에너지섬 조성 타당성 조사’ 보고서를 보면 그린수소 생산 단가는 태양광은 ㎏당 1만5012원, 육상풍력 1만6090원, 해상풍력 2만1866원, 소수력 1만9544원이다. 2030년을 기준으로 해도 태양광 활용 수소 단가는 ㎏당 9706원으로 국내 생산 개질수소(2864원)보다 3배 이상 비싸다. 파력 단가는 더 비쌀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기술력을 강화해 2040년까지 해양그린수소를 ㎏당 3000원 수준으로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해양 그린수소 상용화에 성공하면 미래 에너지 시장 주권 확보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전 세계 수소 소비량은 2022년 9500만t에서 2030년 1억5000만t으로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그린사업 자체가 수익성 있는 공급망을 만들어 새로운 사업 기회가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탄소 포집 기술과 이송, 수소 전환 기술 등이 모두 각각의 사업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상협 글로벌녹색성장기구 사무총장은 “혁신 초기 단계엔 경제성을 논하기보단 미래 잠재력을 보는 게 중요하다”며 “한·중·일 3국이 세계 수소 에너지 수요의 3분의 2를 차지한다. 탈탄소로 가려면 수소 개발은 필수”라고 강조했다. 그는 “수소 선진국을 따라잡기 위해 일관된 정책과 과감한 예산 투입이 뒤따라야 한다”고 했다.
제주=이정한 기자 h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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