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 재개발로 아파트 빠르게 공급?...수색 14구역 4년째 희망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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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5 부동산 대책 발표 후 서울 주택 공급 확대를 요구하는 여론이 들끓지만 정부가 주도하는 공공 정비사업은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 지역은 문재인 정부가 3080플러스(도심공공주택복합사업) 대책 후보지로 선정, 2021년 주민 92%가 사업 추진에 동의했으나 아직 본 사업 추진을 위한 지구 지정조차 못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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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비행장 고도제한에 막혀 표류
"4년째 재산권 침해, 해법 내놔라"

10·15 부동산 대책 발표 후 서울 주택 공급 확대를 요구하는 여론이 들끓지만 정부가 주도하는 공공 정비사업은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초소형 아파트 단지를 9년간 건설하는 사업장이 있는가 하면, 사업계획을 4년째 확정하지 못한 지역도 확인됐다.
19일 본보 취재를 종합하면, 대표적 공공 정비사업 지연 사례가 서울 은평구 수색동 일대 ‘수색14구역’이다. 이 지역은 문재인 정부가 3080플러스(도심공공주택복합사업) 대책 후보지로 선정, 2021년 주민 92%가 사업 추진에 동의했으나 아직 본 사업 추진을 위한 지구 지정조차 못 했다. 2022년 사업계획 승인, 2023년 착공해 아파트 944호를 공급하겠다던 국토교통부 홍보가 무색하다.
사업이 표류한 이유는 후보지 인근에 전시 군용 활주로로 사용하는 수색비행장이 있기 때문이다. 일대가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 보호법에 따른 비행안전구역에 해당돼 사실상 중층 아파트조차 건설할 수 없다. 도심공공주택복합사업 제도상 용적률 상향 혜택을 활용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기업이 사업을 주도해도 이렇게 사업성이 낮으면 공동 시행이나 시공을 담당할 민간 건설사를 찾기가 어렵다.
정부가 장기간 해법을 못 찾자 주민 불만도 서서히 싹트고 있다. 정비사업 때문에 주택 매매가 어려워 재산권이 장기간 침해됐다는 것이다. 후보지 주택 매입자에게는 분양권을 제공하지 않고 현금청산을 진행하는 탓이다. 3080플러스 대책 발표 후 시간이 흐르며 예외 조항이 생겼지만 주택 매매가 어렵기는 마찬가지라는 하소연이 나온다.
업계에서 규제 완화가 어렵다면 퇴로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국토부는 올해 8월 수색14구역을 후보지로 재지정했다. 현 제도상 후보지 지정 후 2년간 지구 지정을 못 하면 사업을 철회해야 한다. 수색14구역에 단독주택을 보유한 류모(54)씨는 "집을 처분하지 못하니 팔순 노모 혼자 낡은 집에 사느라 고생이 많다"며 "앞으로 얼마나 오랫동안 이사도 못 하고 팔지도 못하게 만들겠다는 말이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국토부는 10·15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고 '공공이 사업을 주도해 착공 지연 없이 주택을 공급하겠다'고 강조했지만, 기대만큼 성과가 나올지는 미지수다. 오히려 공공이 개발을 주도해 착공이 더딘 사업장도 있다. 예컨대 국토부는 '영등포 쪽방촌 재개발'로 유명한 서울 영등포 공공주택지구 S-1BL(블록) 사업계획을 지난달 30일 승인했는데, 사업 종료 시기를 무려 2034년 12월로 예정했다. 아파트 2동(267호) 건설 기간을 10년 가까이 잡은 것이다. 원주민의 지역 재정착을 위해 사업장을 여러 덩어리로 나눠 개발하기 때문이다. 순환 재개발은 권장할 방식이지만 사업 장기화가 불가피하다.
일각에서는 공공 정비사업 속도를 민간 개발사업과 동등한 기준으로 비교하면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애초에 민간 정비사업을 추진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인 지역들이 공공 정비사업을 추진하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수색14구역 주민들이 결성한 재개발추진위원회의 정창휴 위원장은 "국방부가 규제 완화를 위한 심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민간에서 고도제한 규제를 풀기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나 차근차근 일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민호 기자 km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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