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 1년 8개월 만에… ‘의정 갈등’ 마침표
치유 아닌 ‘봉합’… “필수 의료체계 개선 필요”
전공의 7984명·76.2% 병원 복귀
작년 ‘도착 지연·초과 사망’ 늘어
“사태 반복 가능성, 입법 있어야”

응급실 뺑뺑이와 수술 거부 등 환자들에게 수많은 피해가 발생한 ‘의정갈등’ 사태가 1년 8개월 만에 마침표를 찍었다. 전공의 다수가 복귀하면서 의료 체계의 안전성이 회복됐지만, 한 해 이상 지속된 진료 차질의 후유증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어 정책 개선 필요성이 제기된다.
보건복지부는 20일부터 보건의료 재난경보단계 ‘심각’ 단계를 해제한다. 의정 갈등이 촉발되며 시작된 의료 대란이 진정됐고, 의료 체계 안전성도 충분히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현재 전국 수련병원의 전공의는 모두 1만305명이며 그중 7천984명이 수련 과정에 복귀해 76.2% 수준을 회복했다.
의정 갈등은 윤석열 정부였던 지난해 2월 6일 정부가 의대 입학 정원 2천명 증원 계획을 발표하면서 시작됐다. 같은해 2월 19일부터 전공의들이 집단 사직서를 제출했고, 나흘 뒤인 23일 보건의료 위기 단계를 최상위인 ‘심각’으로 격상했다. 이후 1년 가까이 이어진 갈등은 올해 4월 의대 모집인원을 증원 전 3천58명으로 확정하고 나서야 전공의들이 복귀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의료 공백으로 발생한 피해는 막심한 것으로 파악됐다.
조국혁신당 정춘생 의원이 소방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환자 이송 후 병원 도착까지 ‘1시간 이상’ 지연된 건수는 지난해 2만7천218건으로, 의정갈등 이전인 2023년(2만4천186건)보다 3천건 이상 늘었다.
의정 갈등이 가장 심각했던 지난해 2월부터 7월까지 6개월간 전국 의료기관에서 발생한 ‘초과 사망’ 인원도 3천명 이상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초과 사망은 위기가 없었을 때, 통상 예상되는 사망자 수를 넘어서는 수치다.
위기 경보가 해제됐지만, 의료계와 환자단체 모두 관련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중증·응급 등 필수 의료 분야의 인력 수급과 진료 환경 개선 등이 구체적 대책으로 거론된다.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이번 사태처럼 의료 붕괴 상황은 다시 반복될 가능성이 언제나 남아 있다”며 “혼란이 반복되는 걸 막기 위해서라도 필수 의료 등 관련 제도 개선과 입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한의사협회는 입장문을 통해 “정부의 경보 해제 이후에도 의료 현장의 어려움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정부는 현장의 목소리를 외면하지 말고, 무너진 현장을 복구하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해달라”고 했다.
/고건 기자 gogosing@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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