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산업진흥원 채무는 창원시 채무

우귀화 기자 2025. 10. 19.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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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원시, 액화수소설비 채무부존재 소송 판결문 보니
구매 확약 주체 창원시도 판단
시 항소 검토… 법조계 부정적
창원시 성산구 귀곡동 두산에너빌리티 내에 있는 국내최초 액화수소 설비 시설. /김구연 기자

법원이 창원산업진흥원은 실질적으로 자력이 없기에 창원시가 액화수소설비 사업과 관련해 손해배상과 예산 지원 의무를 져야 한다고 봤다.

창원시가 출연해 예산을 지원하는 창원산업진흥원과의 관계를 고려했을 때 창원시가 채무 부담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결론이다. 재판으로 대주단과의 협상을 미루며 1심 판결을 기다렸던 창원시는 항소 시에도 이를 뒤집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창원시 "손해배상 주체는 진흥원"

창원지방법원 제5민사부(최윤정 부장판사)는 15일 창원시가 액화수소설비 사업 대주단을 상대로 제기한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에서 창원시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창원시는 대주단이 지난 2023년 11월 14일 하이창원으로부터 양도담보로 제공받은 액화수소구매확약이 창원시 채무가 아니라는 주장을 폈다. 액화수소 구매 확약은 창원산업진흥원이 하이창원으로부터 일 평균 5t 액화수소를 1㎏ 1만 3000원(부가가치세 별도)에 구매하겠다는 내용이다.

시는 액화수소 구매확약서와 양도담보 승낙서가 시장 허락 없이 담당 과장이 위조했기에 효력이 없고, 액화수소 구매확약서의 손해배상 의무 주체가 창원산업진흥원이지 창원시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또 액화수소 구매확약서 내용 중 액화수소 충전소 인프라 확장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수소충전소 운영을 위한 예산을 창원산업진흥원에 지원한다는 내용으로 채권이 특정되지 않았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액화수소 구매확약서에 따른 창원시 예산 지원 의무는 액화수소충전소 운영을 위한 것으로 이 채무가 다른 당사자에게 제공되면 목적 자체가 달성되기 어렵다는 주장도 했다. 창원산업진흥원이 대주단에 양도담보로 제공한 것은 효력이 없다는 것이다.

법원 "창원시가 구매 확약 주체"

하지만 판결문을 들여다보면 창원시는 액화수소설비 구매 확약 의무가 커 보인다.

법원은 액화수소 구매확약서와 양도담보 승낙서는 담당 과장이 사무전결 처리규칙에 따라 작성한 것으로 시장이 직접 날인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문서가 위조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액화수소 구매확약 손해배상 의무는 창원산업진흥원뿐만 아니라 창원시라고 기재돼 있기에 창원산업진흥원뿐만 아니라 창원시 모두가 부담하는 것으로 보는 게 타당하다는 지적이다.

대출 약정 시 '액화수소 구매 확약서는 전략 출자자와 창원시가 사업시설을 운영해 생산한 액화수소 1일당 5t을 구매할 것을 확약하는 확약서'라고 규정한 점도 창원시가 구매확약 당사자로 책임을 부담한다는 것을 뜻한다고 해석했다.

구매 확약서는 창원산업진흥원이 창원시 사업비 지원 없이는 자력으로 구매 의무를 이행할 수 없기에 실질적인 자력이 있는 창원시 책임을 묻기 위한 규정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법원은 액화수소 구매 확약 체결은 2021년 3월 창원시 수소산업 육성 및 지원 조례에 따른 채무부담 행위이기에 창원시의회 의결을 거칠 필요가 없어 지방재정법 위반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또 대주단이 창원산업진흥원이 아니라 창원시에 협력과 지원을 요청하고자 액화수소 구매확약이 필요했고 이를 위해 하이창원이 생산하는 액화수소 일 5t 구매를 기준으로 한 것은 채권으로 성립되고, 양도담보도 역시 가능하다고 봤다.

실리 찾는 대책 마련 요구

창원시는 채무부존재 소송 1심에서 패소한 이후 항소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법조계 판단은 창원시에 부정적이다.

한 법조인은 "법원은 결국 창원산업진흥원 예산이 곧 창원시 예산이기에 실질적인 지원 주체를 창원시로 본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어 "항소심에서도 창원시는 손해배상 의무 주체는 창원산업진흥원에 국한되며 지방재정법상 지방의회 의결을 거치지 않은 채무부담은 무효라는 점을 쟁점으로 부각하겠지만 1심의 논리적 구성상 창원시 승산은 높아 보이지 않는다"고 내다봤다.

창원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의원단은 액화수소설비 사업 피해 최소화를 위해 대주단과 협의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주문했다.

김묘정 창원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창원시는 항소로 대응하기보다 실리적인 협상 전략으로 액화수소사업 정상화와 창원시 피해 최소화 방안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귀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