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3년간 906건 허위보고서 내고 수의계약 맺은 관광공사[국감25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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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관광공사가 현장실사가 의무인 수의계약을 맺으면서 허위의 현장실사 보고서를 제출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보고서에 다른 업체의 사진을 첨부하거나 출장 때마다 동일한 사진을 돌려막기 하는 식으로 허위 보고서를 작성한 것입니다.
이후 이 업체에 대해 실시한 10차례의 현장실사 출장 보고서도 모두 동일한 사진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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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가을 열리는 국회 국정감사는 정기국회의 꽃으로 불립니다. 국회가 정부 정책이나 예산 집행 등을 감사하는 국정감사는 입법 행정 사법이 서로 견제토록 한 헌법의 삼권분립 원칙을 구현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국회의원과 보좌진들이 국정감사를 ‘1년 농사’라 일컬으며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게 임하는 이유입니다. 여의도 현장을 구석구석 누비고 있는 동아일보 정치부 정당팀 기자들이 국감의 속살을 가감 없이 전달해 드리겠습니다.
한국관광공사가 현장실사가 의무인 수의계약을 맺으면서 허위의 현장실사 보고서를 제출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보고서에 다른 업체의 사진을 첨부하거나 출장 때마다 동일한 사진을 돌려막기 하는 식으로 허위 보고서를 작성한 것입니다. 허위 현장실사 보고서가 제출된 수의계약은 총 906건, 계약 규모는 933억 원에 달합니다. 야권에선 “공공기관인 공사가 몇백 억대 수의계약 관리를 허위로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 수의계약 95%가 허위보고서 제출
19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이 한국관광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공사는 2022년 11월부터 지난달까지 약 3년간 맺은 총 957건의 수의계약 중 95%에 달하는 906건에서 허위 보고서를 제출하고 계약을 맺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렇게 맺은 수의계약 906건의 총액은 933억4000만 원에 달한다고 합니다.
앞서 공사는 2022년 11월부터 유령회사와의 계약을 막기 위해 2200만 원을 초과하는 수의계약 체결 시 해당 업체를 현장 실사하고 보고서를 제출하도록 내규를 실행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후 현장실사 보고서 제출 대상인 계약 979건 중의 957건만 보고서를 제출했고, 그마저도 906건은 출장 기록을 따로 첨부하지 않은 채 현장실사 보고서를 제출하고 수의계약을 맺었다는 게 배 의원실의 설명입니다.


공사는 2023년 B 기업과 수의계약을 맺을 때도 1월 16일과 1월 27일에 동일한 사진을 사용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2023년 출장 보고서에 2020년에 촬영된 사진이 첨부되는 경우도 여러 건 있었다고 합니다. 특히 두 차례 현장 실사에서 같은 사진을 첨부한 뒤에도 출장비는 따로 지급받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배 의원은 “출장 기록 없이 사무실을 벗어나 외출을 하면 ‘근무지 이탈’에도 해당하며 출장비도 나오지 않아 허위 보고서를 제출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 국정감사에서 지적됐는데도 만연
공사는 지난해 문체위 국정감사 때 지적됐던 ‘수의계약 몰아주기’ 의혹을 받은 업체를 대상으로도 허위 출장 보고서를 제출했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지난해 국정감사 당시 공사가 퇴직자의 배우자에게 26억 원에 달하는 수의계약 90건을 몰아줬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습니다. 배 의원에 따르면 공사는 이 업체에 대한 세 차례의 현장실사 보고서에서 동일한 사진을 첨부했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해 국정감사 이후 진행한 자체 사무검사에서 “동일한 사진으로 추정된다. 현장 실사가 부실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배 의원은 “특정 계약이나 일부 직원의 일탈이 아닌 한국관광공사 전체 조직이 수의계약 관리를 거짓으로 하고 있는 심각한 상황”이라며 “공개 절차나 입찰도 없이 집행되는 연간 800억원의 깜깜이 수의계약을 국민들께서 어떻게 신뢰할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대해 한국관광공사 측은 “현장실사는 계약관련법이나 규정에서 강제하는 사항이 아니며 타기관에서도 시행하고 있지 않은 강력한 조치”라며 “22년 국감 지적사항을 개선할 목적으로 시행하고 있으나 수의계약 체결 시 마다 업체를 방문하는 등 현실적으로 어렵고 무리한 측면이 있었다”고 해명했습니다.
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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