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미만 확률마저 뛰어넘은 북태평양 해양폭염, 중국의 대기오염 정화가 부추겼다?

지난 8월 북태평양에서 나타난 해수 온도 급등 현상의 발생 가능성이 1% 미만이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북태평양 바람의 약화, 중국의 대기오염 저감 정책의 부작용, 이 지역을 항해하는 선박들의 연료 변화 등이 원인으로 제시되고 있다.
영국 BBC방송은 지난 7∼9월 사이 북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종전 최고치 기록을 뛰어넘었으며, 지난여름이 기상 관측 기록상 가장 더운 여름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18일 보도했다. 유럽연합(EU) 기후변화 감시기구인 코페르니쿠스 자료를 보면 이 기간 북태평양 해수면 온도는 기존 최고치인 2022년 같은 기간보다 0.25도 이상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해수 온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는 사실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이산화탄소, 메탄 등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기후변화는 전 세계 바다의 폭염 일수를 3배로 늘린 상태다.
하지만 북태평양처럼 동아시아 해안에서 북미 서부 해안에 이르는 광범위한 해역의 기온이 크게 오르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다. 미국의 연구그룹 버클리어스의 기후과학자 제크 하우스파더는 BBC 인터뷰에서 “북태평양에서 분명히 특이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면서 이처럼 넓은 지역에서 기온이 급등한 것은 “매우 놀라운 일”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 8월 북태평양 해수 온도 급등은 기존의 예측을 벗어난 현상이었다. BBC는 당시의 해수 온도가 인류의 탄소배출량을 고려한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대부분의 기후모델이 예측했던 것보다 훨씬 높은 수치였다고 설명했다. 버클리어스가 기후모델들을 분석한 결과 지난 8월 북태평양에서 관측된 것과 같은 해수 온도가 발생할 확률은 1% 미만으로 나타났다.
BBC는 지난여름 북태평양에서 바람이 예년보다 약하게 불었던 것이 원인으로 제시되지만, 이는 원인 중 일부로 여겨지며 이 현상을 설명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원인으로 거론되는 것은 햇빛을 반사하는 역할을 했던 대기 중 오염물질의 감소다.
노르웨이 국제기후연구소 연구진이 지난 7월 학술지 ‘커뮤니케이션스 지구와 환경(Communications Earth & Environment)’에 게재한 논문을 보면 중국이 대기 중 미세먼지 배출량을 줄이면서 해수면 온도 상승을 억제하는 효과가 과거보다 약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미세먼지는 햇빛을 반사함으로써 온도 상승을 억제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전 세계 선박들이 선박 연료유의 황 함유량을 줄인 것이 이 지역 해수 온도 상승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국제해사기구(IMO)는 2020년부터 선박 연료유의 황 함유량 상한선을 기존 3.5%에서 0.5%로 강화하는 규제를 시행했다. 이에 따라 황 배출량은 줄었지만, 대기 중에서 미세먼지처럼 햇빛으로 인한 온도 상승을 막는 기능 역시 약화했을 수 있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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