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화의 글로벌AI] 글로벌 'AI 안경' 경쟁 후끈… 레이밴 XR로 선수 친 메타
모바일 보조·공간 컴퓨팅 기대
사회적 신뢰·사생활 침해 지적
'페이스 컴퓨터'가 궁극적 목적

AI 경쟁이 로봇이나 확장현실(XR) 안경 같은 물리적(피지컬) AI로 확산되고 있다. AI를 실생활에 구현하는 에이전트AI 시대가 열린다.
최근 메타(Meta)는 2년 전 내놨던 레이밴 메타 안경(Glasses)을 업그레이드 한 '레이밴 디스플레이'(Ray-Ban Display)를 출시했다. 시장은 피지컬 AI로서 메타의 XR안경을 주목한다. 미국 테크 미디어 더버지는 사용기에서 "놀랍고도 섬뜩하다"라고 평했다.
실생활에서 즉시 체감되는 가능성과 동시에 소비자 경험·사생활·윤리 문제를 함께 지적했다. 라이브 캡션, 메시지·미디어 미리보기, 카메라 기반 인식·네비게이션 기능 등은 "매직 같은 순간"을 만들지만, 불안정한 AI 성능·앱 생태계 부족·짧은 배터리·무게·도수(처방) 미지원·프라이버시 리스크 등 1세대 제품이 안고 있는 한계가 극복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레이밴의 제조사 에실로르룩소티카(EssilorLuxottica)는 제품 기대감으로 주가가 급등했고, AI를 입은 지능형 글래스가 향후 피지컬 AI 시장의 핵심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는 시장의 낙관도 커지고 있다.
로이터는 기술·디자인·유통(패션 브랜드 협업)이 결합될 때 시장 확장이 가속할 가능성이 높다고 점쳤다.
그렇다면 'AI+XR 안경'은 어떻게 진화할까. 시장은 일찌감치 네 가지로 보고 있다.
우선 '모바일 보조(Companion)형'이다. 작은 단안(모노큘러) 디스플레이와 카메라, 마이크·스피커를 조합해 실시간 자막, 번역, 알림·메시지 확인, 카메라로 물체·사람 식별 같은 기능을 제공하는 형태다. 레이밴 디스플레이가 바로 이 방향에 해당한다. '보통의 안경처럼 보이는' 디자인을 통해 대중 수용성을 노린다. 다만 지금 단계에서는 배터리·연산·프라이버시 문제를 어떻게 풀 것인가가 관건이다.
'온디바이스 AI·경량화형' 모델도 주목된다. '엣지 AI'와 전용 칩의 결합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진정한 착용 경험'(always-on)을 만들려면 기기 내부에서 실시간 추론이 가능한 저전력 AI 칩과 센서 융합이 전제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구글의 안드로이드 XR 로드맵처럼 제미나이(Gemini) 운영체제 수준에서 AI를 XR 기기에 최적화하면, 네트워크 지연 없이 자연스러운 대화형 보조가 가능해질 것이다. 이 방향은 '클라우드 의존을 줄여서 프라이버시·반응성·오프라인 기능을 개선'하려는 전략과 맞닿아 있다.
다음은 '공간 컴퓨팅·초고해상 몰입형' 모델이다. 헤드셋과 혼합된 고급 AR을 말한다. 헤드셋급 몰입성(가상 스크린·공간 오버레이)을 유지하면서 무게·배터리·휴대성을 개선한 경량 제품이 나오리라 전망된다. 기업·전문가용(설계·의료·물류) 수요가 먼저 상용화를 이끌 가능성이 크다.
마지막으로 '프라이버시·사회적 설계형'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카메라가 눈앞에 달린 기기는 사회적 신뢰·감시·사생활 침해 논란을 피할 수 없다. 그래서 '물리적 카메라 가림(LED 표시 등), 소프트웨어 투명성(녹화·AI활성화 표시), 개인정보 보호 모드' 같은 설계 규범이 표준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
와이어드(Wired) 등에 따르면 'AI 안경'이 여러 기술적 규범적 걸림돌을 안고 있지만, 2025년을 'AI 글래스 확산의 원년'으로 보고 있다. 다양한 형태의 기기가 병존하는 다원적 시장이 펼쳐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온디바이스 AI와 저전력 XR 칩이 결합한 '항상 켜져 있는 개인형 AI 안경'이 보편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메타·구글·삼성 같은 플랫폼사들이 주도권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구글과 협력해 고글 형태의 '안드로이드 XR' 기반의 XR 헤드셋을 연내 출시할 예정이다. 삼성의 하드웨어와 구글의 AI 역량이 결합된다. AI 경쟁에서 뒤처진 애플에 선수를 치는 것이다.
가까운 미래 AI 안경을 착용한 사람의 일상생활을 이렇게 묘사될 수도 있을 것이다. 출근이나 등교하면서 실시간 번역·교통 알림·일정 요약을 음성으로 듣고, 시선으로 메시지를 스크롤한다. 업무에 들어가서는 기업용 AI XR로 설계 도면을 눈앞에 띄워 보면서 음성 명령으로 치수·부품 정보를 불러온다. 청각장애인을 위한 라이브 캡션·시각적 알림은 즉각적 혜택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더버지는 이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사회적 규범적 쟁점은 여전히 과제다. 프라이버시 보호 문제와 감시의 오해를 어떻게 풀 것인가 하는 점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카메라가 늘어나면 '누가, 언제, 무엇을 촬영하고 저장하나'가 사회적 갈등을 일으킬 수 있다.
사회적 신호 왜곡 문제도 예상된다. 사람들 간 시선·표정 해석이 바뀌고, 만남의 진정성이 훼손될 우려가 있다. 무엇보다 디지털 격차가 더욱 벌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고가의 고성능 기기는 계층화된 접근성을 고착화할 수 있다. 지난달 30일 판매되기 시작한 메타 'AI 안경'은 799달러(약114만원)에 달한다. 1백만원이 넘는 스마트폰 외에 'AI 안경'까지 구매하기에는 대다수 사람들에게는 아직 적잖은 부담이다.
장기적으로는 'AI 안경'은 배터리·광학 기술의 비약적 개선과 규범 정비가 이뤄지면서 시각 컴퓨팅이 스마트폰을 대체하는 '일상적 얼굴 컴퓨터(face computer)' 형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인간 눈과 AI가 시각정보를 공유하는 '인간시각과 AI의 싱크로 시대'가 열리는 것이다. 즉 인간의 시각정보와 AI가 실시간 연동돼 정보의 무한확장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다만 앞으로의 경쟁은 단지 '누가 더 똑똑한 AI를 올리느냐'도 중요하지만, '얼마나 규범과 안전에 대한 걱정없이 쓸 수 있게 만드느냐'도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이다.
이규화 대기자 david@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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