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지방선거] 2. 달서구청장…행정관료 출신 대 정치인 경쟁

그야말로 '무주공산'이다. '3선 연임 제한' 규정에 걸려 현직 단체장이 출마할 수 없는 만큼 국민의힘 소속 출마자들이 대거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그만큼 공천을 둔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선거 관전 포인트는
달서구청장 선거는 행정관료 출신과 정치인의 대결로 요약된다. 달서구청장은 사실상 '공직자 텃밭'으로 불린다. 1995년 민선 지방자치가 부활한 뒤부터 현 이태훈 청장까지 모두 행정관료 출신들이 당선됐다. 이는 달서구민들이 행정관료 출신을 선호한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이런 까닭에 내년 선거에서도 행정관료 출신들의 이름이 벌써 오르내린다. 행정직 관료 출신 후보들에 대한 기대감은 오랜 공직 생활 경험을 토대로 안정적인 구정을 펼칠 수 있고 대구시와 원활한 업무 관계 유지로 풀이된다. 반면 구정 혁신 의지가 부족할 수 있고, 정무적 판단이 필요한 현안이 발생했을 때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겠냐는 의문도 공존한다.
출마를 선언한 전현직 시의원 등 정치인들은 이번만큼은 달서구의 변화를 위해 정치인 출신이 구정을 이끌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이 때문에 내년 지방선거에서 행정가의 '안정'과 정치인의 '개혁'을 두고 구민들이 어떤 선택을 할지 관심이 쏠린다.
'하향 지원'한 김용판 전 국회의원과 '상향 지원'한 전 현직 대구시의원 간의 공천 대결도 관전 요소다. 지금껏 대구에서 하향 지원한 사례는 김 전 의원이 처음이다. 이 탓에 자신이 공천을 준 시의원과 공천 티켓을 두고 다투게 되는 어색한 상황도 벌어졌다.
김 전 의원과 달서구 국회의원들과의 인연도 주목된다. 같은 경찰 출신인 4선의 윤재옥 의원(달서을)과는 지난 20대에서 함께 국회의원을 한 사이다. 윤 의원과는 2016년 4.13 총선에서는 맞붙기도 했다. 당시 달서을 경선에서 윤 의원에게 패배한 김 전 의원은 윤 의원 지인의 불법선거운동 의혹이 있는 등 경선 과정에서 문제가 있다는 이의를 제기하며 재심을 요청, 갈등을 빚기도 했다. 달서병의 권영진 의원과는 지난해 총선에서 맞붙었다가 고배를 마셨다. 당시 대구시청 신청사 건립 지연을 두고 날 선 대립을 한 만큼 앙금이 남았을 것으로 지역정치권은 본다.
달서구는 인구 52만 명으로 '거대구'에 속한다. 더군다나 공천권자인 국회의원이 달서구 갑·을·병 3명에 달해 공천 주도권을 누가 가질지도 주목된다.
이태훈 현 구청장이 쏘아 올린 '대구 신청사 설계안의 전면 재검토'도 이슈다. 재원 확보 어려움에 이어 신청사 설계안마저 논란이 된 만큼 출마자들의 치열한 갑론을박이 예상된다.
◆누가 뛰나
국민의힘에서 출마가 거론되는 인물(이름 가나다순)은 김용판 전 의원과 김형일 달서구 부구청장, 박상태·배지숙 전 대구시의원, 윤권근 대구시의원, 조홍철 전 대구시의원, 홍성주 대구시 경제부시장 등이다.
김 부구청장과 홍 부시장은 이태훈 청장과 같이 정통 행정관료 출신이다. 이들은 현직 공무원 신분인 만큼 공식적인 출마 의사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출마가 꾸준히 거론된다. 두사람은 또 모두 달서구 부구청장의 경험이 있다. 홍 부시장은 김 부구청장의 전임자다.
홍 부시장은 경북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1996년 지방고시 1기로 공직을 시작했다. 시에서 문화예술정책과장, 정책기획관을 거치고 수성구 부구청장도 맡았었다. 지난 4월 신인 경제부시장으로 승진 임명됐으며 행정 전반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정책 추진력을 갖춘 인물로 평가받는다. 그는 출마에 대한 질문에 "당분간 직무에 충실하겠다"면서도 "항상 지역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며 여지를 남겼다.
김형일 달서구 부구청장은 능인고와 고려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지방고시 3기로 공직에 발을 들였다. 시 서울사무소장, 의료산업과장 등 이른바 격무부서에서 경력을 쌓아왔다. 대구가 첨단의료복합단지를 유치하는데 큰 공을 세운 것으로 평가된다. 그는 "현재 공무원으로서 소임을 다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다만 "달서구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할 생각이 있다"며 출마 가능성은 열어뒀다.
김용판 전 의원은 일찌감치 출사표를 던졌다. 얼마 전 출판기념회를 열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당시 그는 "이번 지방선거에 나가기로 마음을 정했다. 달서구는 제가 태어나고 자란 곳이라 애정이 크다"고 밝히며 지역민, 지역 인사들과의 스킨십을 넓히고 있다. '하향 지원'에 대해선 "국회의원을 해보니 지역발전을 위해서는 많은 직원과 함께 행정을 만들어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전했다.
현직 시의원으로는 윤권근 시의원이 참전하다. 그는 "달서구는 관료 출신 구청장이 있다 보니 큰 변화가 없다. 행정적인 업무는 부구청장에게 이양하고 구청장은 달서구의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며 "현 청장이 마무리 못 한 일이 많아 잘못하면 예산이 낭비된다. 전문가에게 용역을 줘 달서구를 혁신적으로 변화시키겠다"고 주장했다.
지난 지방선거에 출마했던 조홍철 전 시의원은 "단체장은 영업사원이 돼야 한다. 행정적인 업무는 부구청장에게 맡기고 달서구를 홍보하고 다니겠다"며 "달서구를 홍보, 사람들을 많이 모이게 해 경제를 활성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관료 출신 구청장과 달리 저는 대통령 인수위에서 활동해 중앙인맥도 넓고 추진력도 좋다. 달서구를 발전시킬 복안이 있다"고 강조했다.
달서구를 지역구로 6·7대 2차례 시의원을 역임한 바 있는 박상태 전 시의원도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달서구는 전국에서 인구가 많은 기초 행정지역 중 하나로 민원이 많은 만큼 구민들을 위한 민원 해결사가 되고 싶다"며 "행정 출신들은 행정적인 부분은 잘하겠지만 지역민과 같이 호흡하고 진짜 지역민들이 원하는 필요한 사항을 해결하는 부분은 미흡하다. 정치인 출신인 제가 누구보다 잘할 자신이 있다"고 했다.
대구시청 신청사 유치 당시인 2018~2020년 대구시의회 의장을 지낸 배지숙 전 의원은 "달서구가 고향이고 3선 시의원을 역임해 달서구의 현안에 대해 누구보다 많이 알고 있다"며 "또 구청장은 경영자 정신으로 임해야 한다. 달서구에서 대형입시 학원을 수년간 운영한 경험이 있어 경영에 대한 가치관이 뚜렷하다. 관료주의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김성태 전 대구시의원이 출마 채비를 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2006년부터 출마를 시작해 지역에서 정치한 지 20년 가까이 된 만큼 지역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며 "더구나 원외 지역위원장을 꾸준히 역임하고 있어 중앙과의 인맥도 넓은 만큼 지역 발전 예산을 끌어오는 등의 집권당 후보로서의 이점을 충분히 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혜림 기자 lhl@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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