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 원전 수주' 웨스팅하우스 합의 전 ‘한국 독자기술 배척’ 美 결정 있었다

이영실 기자 2025. 10. 19. 15:07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체코 원전 합의를 위해 한국수력원자력이 미국 웨스팅하우스와 지적재산권 분쟁 해소 합의를 맺는 데 '한국형 원자로 APR1400이 미국 웨스팅하우스 기술을 바탕으로 한 것'이라는 미국 정부의 결정이 핵심 근거가 된 것으로 확인됐다.

미 에너지부는 당시 한수원·한전, 웨스팅하우스 등 이해 관계자와 한국 정부 당국자들이 참석한 비공개 회의에서 산하 국립 아르곤연구소 기술 검증 결과를 발표하면서 이 결정을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작년 8월 미 에너지부 “한수형 원자로, 미 기술 포함” 판정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13일 서울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산업부 관계자로부터 보고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체코 원전 합의를 위해 한국수력원자력이 미국 웨스팅하우스와 지적재산권 분쟁 해소 합의를 맺는 데 ‘한국형 원자로 APR1400이 미국 웨스팅하우스 기술을 바탕으로 한 것’이라는 미국 정부의 결정이 핵심 근거가 된 것으로 확인됐다.

19일 한수원이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허성무 의원에게 보고한 내용에 따르면 미국 에너지부(DOE)는 바이든 행정부 시절인 지난해 8월 한국형 원자로 설계가 미국 원천 기술을 포함하고 있다는 내용의 ‘결정’을 내렸다.

미 에너지부는 당시 한수원·한전, 웨스팅하우스 등 이해 관계자와 한국 정부 당국자들이 참석한 비공개 회의에서 산하 국립 아르곤연구소 기술 검증 결과를 발표하면서 이 결정을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결정은 한수원이 체코 신규 원전 2기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지난해 7월 직후 이뤄졌다. 한수원은 당초 APR1400은 한국의 독자 개발을 거쳐 완성한 모델로 미국 수출 통제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미국 정부가 이 주장을 배척한 것이다. 체코 원전 수출 통제권을 가진 미국 정부가 이 판정으로 지재권 분쟁에서 자국 기업의 손을 공개적으로 들어준 것으로 평가된다.

미국 정부는 지난 2023년 4월 한수원이 웨스팅하우스에 의뢰하지 않고 직접 체코 원전 수출 신고를 하자 ‘미국인이 신청하라’는 취지로 반려했다. 당시까지만 해도 지재권 분쟁의 핵심 논쟁 지점에 관해 공개 결정을 내린 것은 아니었다.

지재권 분쟁 흐름에 결정적 쐐기를 박은 지난해 8월 결정이 나오면서 웨스팅하우스의 ‘대리 신고’ 없이는 한국의 체코 원전 수출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한수원·한전은 결국 협상 끝에 지난 1월 웨스팅하우스에 원전 1기 수출마다 1조 원이 넘는 규모의 물품 ·용역 구매 계약 및 로열티를 제공하고, 유럽 등 선진 시장 독자 진출을 포기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 기본 유효기간 50년짜리 합의문에 서명했다.

한수원과 한전의 결정은 당시 정부와 긴밀한 소통과 공감대 속에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한수원·한전과 웨스팅하우스의 합의 타결 직전인 지난 1월 8일 한국 산업통상자원부와 미 에너지부는 ‘한미 원자력 수출 및 협력 원칙에 관한 기관 간 약정’에 서명한다. 약정은 한미 양국이 철저한 비확산을 전제로 양국 기업이 세계 원전 시장에 함께 진출하는 것을 독려한다는 내용이다.

정부와 한수원·한전은 자국 우선주의 성향이 강한 트럼프 2기 행정부 공식 출범 이전에 미국 기술 주도권을 인정하는 범위에서라도 한미 원전 협력 틀을 마련하는 편이 낫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올해 집권 이후 웨스팅하우스와 합의를 ‘불공정 합의’로 규정하고 강력히 비판해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여당 내부서는 미국이 절대적 주도권을 갖는 원자력 통제 체제의 특수성과 전반적 한미 관계의 안정을 고려해 합의 파기·재협상 주장보다는 ‘전 정권 사태 수습’의 중요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상대적으로 커지고 있다.

현 정부도 한미 관계 민감성 측면에서 이 문제를 실용적 차원에서 다루겠다는 기류가 나오고 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지난 13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웨스팅하우스와 관련된 여러 논란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런 한계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온 것이 우리 수출의 역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Copyright © 국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