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2025결산-⑤대기록 편]레전드 3인, 다시 역사를 쓰다
-최형우·김선빈·양현종이 쓴 또 한 줄의 역사
-최형우, ‘기록의 사내’가 쓴 또 한 줄의 역사
-김선빈, 한 유니폼으로 완성한 시간의 무게
-양현종, 매 경기 역사를 업데이트하는 사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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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기사 - [KIA 2025 결산-②타선]장타는 있지만…‘결정력’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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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기사 - [KIA 2025결산-①투수]투수진 붕괴…‘막는 힘’이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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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IA 2025 결산-대기록 편 >
팀은 흔들렸지만, 기록은 흔들리지 않았다.
2025년 KIA의 시즌은 우승보다 묵직한 숫자로 남았다.
결과보다 과정이, 성적보다 이름이 남았다.
최형우, 김선빈, 양현종.
세 사람은 어려운 시즌 속에서도 KBO 역사를 다시 썼다.
2025년은 ‘해결사’ 최형우의 기록 행진이었다.
지난 9월 6일 창원NC파크.
최형우는 NC전에서 KBO 역대 최초로 통산 4천400루타를 돌파했다.
2회 솔로 홈런, 4회 안타.
이 두 번의 타격으로 그는 새로운 시대의 문을 열었다.
이날 통산 2천300경기 출장(역대 3번째)도 함께 채웠다.
한 경기에서 두 개의 역사였다.
이뿐만이 아니다.
KBO 역대 네 번째이자 최고령 400홈런(5월 5일 키움전), 18시즌 연속 두 자릿수 홈런(2번째)과 통산 2천500안타(3번째)를 동시에 세웠다(5월 27일 키움전).
이어 KBO 최초 1천700타점(6월 24일 키움전), 18시즌 연속 100경기 출장(최초)과 통산 1천300 4사구(3번째)를 더했다(8월 12일 삼성전).
기록은 쌓였고, 한계는 사라졌다.
불혹을 훌쩍 넘긴 나이는 숫자에 불과했다.
여전히 전성기 못지않은 타격감으로 레전드의 길을 걷고 있다.
그의 앞에는 또 다른 이정표 3개가 기다리고 있다.
2천600안타까지 14개, 550 2루타까지 7개, 1천200볼넷까지 3개.
그의 업적은 더 이상 통계가 아니다.
KBO 역사가 그의 커리어를 기준으로 재정의되고 있다.
김선빈도 굵직한 발자취를 남겼다.
올 시즌 통산 1천707경기 출장을 달성했다.
해태와 KIA를 통틀어 구단 최다 출장이다.
프랜차이즈의 뿌리를 잇는 기록이다.
17시즌 동안 한 유니폼만 입었다.
짧은 체구지만, 존재감은 가장 길었다.
부상과 기복에도 꾸준한 내구성을 과시했다.
지난해에는 한국시리즈 MVP로 커리어의 정점을 찍었다.
올해도 묵묵히 자리를 지키며 한결같은 길을 걸었다.
김선빈의 기록은 단순한 성과가 아니다.
한 시대를 통째로 대표한 시간의 무게다.
마운드에선 ‘베테랑’ 양현종이 역사를 다시 썼다.
9월 20일 NC전에서 KBO 최초로 11시즌 연속 100탈삼진의 금자탑을 세웠다.
이강철(kt 감독)과 장원준(전 두산)이 기록한 10시즌 연속 100탈삼진을 넘어선 순간이었다.
이 꾸준함을 바탕으로 그는 통산 2천185탈삼진, KBO 역대 1위를 굳게 지키고 있다.
이닝에서도 흐름이 뚜렷하다.
KBO 최초 11시즌 연속 150이닝(9월 27일 NC전),
역대 두 번째 12시즌 연속 100이닝(7월 30일 두산전),
통산 2천600이닝 돌파(7월 24일 LG전) 등이 그 예다.
특히 내년에 100이닝을 더 채우면,
송진우의 13시즌 연속 100이닝과 타이가 된다.
이제 그 기록을 바꿀 수 있는 건, 양현종 자신뿐이다.
이처럼 한국 야구의 한 페이지가 그의 손끝에서 이어지고 있다.
양현종은 매 경기, 새로운 숫자를 더해간다.
그의 등판은 단순한 투구가 아니다.
리그 역사를 업데이트하는 시간이다.
노쇠화는 찾아왔지만, 그 안의 시간은 여전히 뜨겁다.
2025년 KIA의 기록은 결국 이렇게 남았다.
최형우의 누적, 김선빈의 헌신, 양현종의 버팀.
세 사람은 각자의 방식으로 팀의 품격을 지켰다.
그 이름들이 모여, 다시 하나의 역사가 됐다.
그리고 그 역사는, 내년 봄의 희망으로 이어진다.
/주홍철 기자 jhc@kj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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