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킹·화재 전산망 사고 잇따르는데 예산은 ‘뚝’···소 잃고 외양간도 안 고치는 정부
올해 정보보호 인프라 확충 예산 전년비 44%↓
사고 후 “재발 방지” 언급, 말뿐인 ‘사이버 보안’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화재로 정부 행정전산망이 마비가 된 상황에서 공무원 업무시스템이 해킹을 당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정부 전산망의 부실한 관리가 도마에 올랐다.
정부는 사이버 보안 사고가 있을 때마다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공언했지만, 올해 편성된 관련 예산은 지난해보다 줄어들었다.
19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2022년 9월부터 올해 7월까지 약 3년간 신원을 알 수 없는 해커가 정부업무관리시스템인 ‘온나라시스템’에 접속한 뒤 원격접속시스템(G-VPN)을 통해 내부 자료를 열람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8월 미국 해킹 관련 매체인 ‘프랙 매거진’이 한국의 정부기관과 민간기업이 대거 해킹당한 정황을 공개한 이후 약 2개월 만에 피해 사실을 뒤늦게 확인해준 것이다.
온나라시스템은 공무원들이 업무를 볼 때 활용하는 행정망으로, 공무원은 이곳에서 행정전자서명(GPKI) 인증을 거쳐 행정망 내부에 접속한 뒤 서류를 주고 받거나 내부 메모 보고 등을 한다.
이용석 행안부 디지털정부혁신실장은 지난 17일 브리핑에서 “단순히 침해 사실만 발표하기보다는 인증체계 강화 등 대책까지 함께 발표하기 위해 해킹 피해 사실을 뒤늦게 발표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부는 정작 지난달 국회질의에서는 “해킹피해 건수가 없다”고 답변한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정춘생 조국혁신당 의원은 “(프랙 보고서가 공개된 이후) 지난달 행안부에 온나라시스템 등 해킹 여부를 질의했는데, 행안부는 ‘2020년부터 2025년 6월까지 확인된 온나라 업무관리시스템 해킹 및 개인정보 침해 건수는 없음’이라고 국회에 보고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킹 사실을 몰라도 문제고, 허위답변을 했어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행안부 관계자는 “프랙 보고서 관련 사항은 현재 조사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행안부는 향후 G-VPN 접속 시 전화 자동응답시스템(ARS)을 통한 2차 인증을 적용하고, 유출된 GPKI를 폐기하는 등 보안조치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또 해킹 피해 규모를 파악해 종합대책을 내놓겠다고 밝혔지만 사실상 ‘소잃고 외양간 고치기’에 가깝다.
정보 보안예산 역시 전년보다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행정안전부가 올해 편성한 정보보호 인프라 확충 사업 예산은 199억3300만원이다. 지난해(361억1140만원)보다 약 161억원(44.8%) 줄었다. 모바일 신분증 관련 주요 시스템 구축이 마무리리되면서 올해부터 초기 구축비용이 제외된 영향이 있지만 다른 주요 정보보호 사업들의 예산도 대부분 줄인 것으로 확인됐다.
정보보호 인프라 확충사업은 해킹 등 사이버 공격으로부터 전자정부 시스템을 보호하기 위해 보안기반을 강화하는 사업으로, 여기에는 GPKI 등 인증체계 운영·개선 사업도 포함된다.
사업별로 정보시스템 소프트웨어 보안체계 강화 사업은 올해 6억3100만원이 편성돼 지난해(9억400만원)보다 30.2% 줄었고, 주요 정보통신 기반시설 보호(-18.3%), 전자정부 정보보호 전문교육(-10%), 사이버 침해사고 예방(-3.8%) 등도 지난해보다 예산이 줄었다.
안광호 기자 ahn7874@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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