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축기로 모유 짰을 뿐인데”...출산 2주 만에 유방이 검게 변해, 왜?

정은지 2025. 10. 19.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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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유 유축 중 세균감염으로 유방 괴사 발생…‘괴사성 홍반창’ 진단받아 다섯 차례 수술 끝에 회복
출산 후 유축기로 모유를 짜던 한 여성이 감염으로 인해 가슴 피부가 검게 썩어들어가는 충격적인 사례가 보고됐다. 배경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좌측 하단=멜버른 병원이 보고한 사례 PubMed Central

출산 후 유축기로 모유를 짜던 한 여성이 감염으로 인해 가슴 피부가 검게 썩어들어가는 충격적인 사례가 보고됐다.

영국 일간 더선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호주 멜버른에 거주하는 38세 여성은 임신 22주에 조산한 지 15일째 되는 날, 유방에 검은 반점이 생긴 것을 발견했다. 다음 날부터 통증과 발열이 심해져 병원을 찾은 그는 처음에는 단순한 유방통과 피부 발적 진단을 받았지만, 이후 상태가 빠르게 악화됐다.

당시 그는 아기에게 직접 수유하지 않고 유축기로 모유를 짜내고 있었는데, 의료진은 유축기 세척 불량이나 부적절한 사용으로 인한 세균 감염 가능성을 지적했다. 유축기는 일반적으로 안전하지만, 세척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유방염이나 세균 감염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초기 검사에서 고름이나 체액은 발견되지 않아 항생제 치료가 시작됐지만, 48시간 만에 멍든 부위가 검게 변하고 괴사 양상이 나타났다. 의료진은 급속히 진행되는 감염성 질환인 괴사성 근막염을 의심했으며, 모유 검사 결과 항생제 내성균인 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상구균(MRSA)이 검출됐다.

이후 외과 전문의의 검토를 통해 그의 상태는 A군 연쇄상구균에 의한 괴사성 홍반창으로 확진됐다. 일반적인 피부 감염인 홍반창이 심화되어 피부와 피하조직이 괴사하는 매우 드문 형태다.

이 여성은 두 가지 감염을 동시에 치료하기 위해 광범위 항생제를 투여받았으며, 일시적으로 안정돼 5일째 퇴원했다. 하지만 2주 후 혈류 장애에 때문에 조직이 죽는 건성 괴사가 발생했고, 유방의 넓은 부위가 검게 변하며 일부 모유가 새어 나왔다.

결국 그녀는 죽은 조직을 제거하는 절제술을 세 차례나 추가로 받아야 했으며, 한 달 뒤에는 피부이식술을 받았다. 다행히 상처는 잘 아물었고, 현재는 감염 재발 없이 회복된 상태다.

이 사례는 최근 호주 멜버른의 로열 멜버른 병원 일반외과 연구진이 'A rare case of necrotic erysipelas of the breast in a healthy, postpartum female'이란 제목으로 ⟪PubMed Central (PMC)⟫에 보고한 것으로, 출산 후 유축 중 발생한 괴사성 홍반창은 극히 드문 사례로 평가된다.

올해 초에는 스리랑카에서도 30세 여성이 괴사성 근막염으로 유방 피부가 썩어들어가는 비슷한 사례가 보고된 바 있다.

출산 후 유방 통증과 변색있으면 세균 감염 가능성도

전문의들은 출산 직후 유방 통증이나 변색이 나타날 경우 단순한 염증으로 여기지 말고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홍반창은 붉고 부풀어 오른 발진을 특징으로 하며, 발열·오한·피로·두통·구토 등의 전신 증상을 동반한다. 감염 부위의 경계가 뚜렷하고 통증이 심해지는 경우 괴사성 감염으로의 진행을 의심해야 한다. 주로 얼굴이나 다리에 생기지만 이 사례에서처럼 드물게 유방에 나타날 수도 있다.

이 질환은 대부분 A군 연쇄상구균에 의해 발생하며, 조기 치료를 받지 않으면 피부 괴사나 패혈증으로 진행될 수 있다. 고위험군은 당뇨병 환자, 비만, 임신부, 정맥질환자, 알코올 중독자, 피부 손상자 등이다.

유축기 세균 득실거릴 수도...위생 관리 철저히 해야

한편, 유축기는 모유 수유를 보조하는 매우 유용한 도구이지만 위생 관리가 철저하지 않으면 세균 감염의 매개가 될 수 있다. 실제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세계보건기구(WHO)는 유축기를 사용할 때 감염을 예방하기 위한 표준 지침을 제시하고 있다. 다음은 이러한 지침을 기반으로 정리한 안전한 유축기 사용법이다.

△손 씻기 = 사용 전 반드시 비누와 물로 20초 이상 손을 세정한다. (CDC 권고)

△사용 후 즉시 세척 = 모유가 닿는 모든 부품(깔때기, 밸브, 튜브 등)은 매 사용 후 분리해 세척한다.

△완전 건조 = 세척 후 깨끗한 수건이나 종이타월 위에서 완전히 말린다. 젖은 상태로 보관 금지.

△하루 한 번 열소독 = 하루 1회 이상 끓는 물(100℃)에 5분간 삶거나 전용 살균기를 사용한다.

△조립 전 청결 확인 = 완전히 건조된 부품만 조립하고, 젖은 손으로 만지지 않는다.

△모유 보관 = 냉장 4℃ 이하 4일, 냉동 –18℃ 이하 최대 6개월까지 보관. 해동은 상온 또는 미온수 중탕.

△감염 증상 나오면 중단 = 통증, 발적, 열감, 분비물 냄새 등 증상이 있으면 사용을 즉시 중단하고 병원 진료를 받는다.

정은지 기자 (jeje@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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