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수의 시선] 알바노와 관련된 불안 요소, 통제하지 못한 소노 수비

손동환 2025. 10. 19. 10:0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고양 소노가 불안 요소들을 제어하지 못했다.

농구는 공격수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스포츠다. 그리고 득점을 많이 하는 선수가 스포트라이트를 많이 받는다. 주득점원이 높은 연봉을 받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코칭스태프는 ‘수비’를 강조한다. “수비가 되면, 공격은 자동적으로 풀린다”고 하는 사령탑이 많다. 그래서 코칭스태프는 수비에 집중하고, 기회를 얻고자 하는 백업 자원들도 ‘수비’부터 생각한다.

사실 기자도 ‘공격’에 집중했다. ‘누가 어시스트했고, 누가 득점했다’가 기사의 90% 이상을 차지했다(사실 100%에 가깝다). 그래서 관점을 살짝 바꿔봤다. 핵심 수비수의 행동을 기사에 담아봤다. 기사의 카테고리를 ‘수비수의 시선’으로 선택한 이유다. 

# INTRO

이선 알바노(185cm, G)는 원주 DB 외곽 주득점원이다. 나아가, KBL 최정상급 공격형 가드다. 그렇기 때문에, DB를 상대하는 모든 팀들이 ‘알바노 수비’를 강조한다.
고양 소노도 마찬가지다. 소노는 다행히 ‘앞선 전문 수비수’를 여럿 보유하고 있다. 김진유(190cm, G)와 최승욱(195cm, F)이 대표적이다.
다만, 김진유는 비시즌 중 허리를 다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기당 10분 42초를 뛰었다. 상대 외곽 주득점원을 미친 듯이 따라다녔다.
최승욱은 김진유보다 더 나은 피지컬을 자랑한다. 운동 능력과 활동량 또한 김진유에게 뒤처지지 않는다. 비시즌 중 여러 번 부상을 당했으나, 경기당 14분 51초를 소화하고 있다.
다만, 김진유나 최승욱의 수비가 좋지 않다면, 이재도(180cm, G)나 이정현(187cm, G)이 알바노를 막아야 한다. 그렇게 되면, 이재도 혹은 이정현의 체력 부담이 커진다. 그래서 김진유와 최승욱이 자기 시간 동안 맡은 임무를 해내야 한다.

# Part.1 : 시작

손창환 소노 감독도 경기 전 “(최)승욱이와 (김)진유가 알바노를 번갈아 괴롭혀야 한다”라며 최승욱과 김진유에게 막중한 임무를 부여했다. 그리고 스타팅 라인업에 최승욱을 포함시켰다. 최승욱을 먼저 기용했다.
최승욱은 DB 진영부터 켐바오를 압박했다. 그렇지만 강상재(200cm, F)의 스크린을 피하지 못했다. 그러나 정희재(196cm, F)가 최승욱을 커버했다. 그리고 최승욱은 김보배(202cm, F)에게 향했다. 바꿔막기를 한 셈이었다.
하지만 바꿔막기가 한계를 드러냈다. 소노 골밑 수비가 꽤 꼬였고, 최승욱을 도와줬던 정희재가 경기 시작 3분 56초 만에 두 번째 파울을 범한 것. 그런 이유로, 최승욱는 따라가는 수비에 집중했다. 수비 활동량을 많이 사용했다.
김진유(190cm, G)가 1쿼터 종료 3분 25초 전 교체 투입됐다. 하지만 불필요한 파울로 알바노에게 자유투 2개를 헌납했다. 그리고 알바노를 왼쪽 사이드 라인으로 몰았다. 그 후 알바노의 패스 레인을 차단했다.
알바노가 슈팅 거리에 도달하지 못할 때, 김진유는 더더욱 알바노의 패스에 집중했다. 알바노를 버려두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런 전략이 잘 먹혔고, 소노는 22-16으로 1쿼터를 마쳤다.

# Part.2 : 불길한 징조

김진유가 알바노를 1대1로 막되, 뒤에 있는 수비수가 김진유를 도와줬다. 알바노의 턴오버를 유도할 수 있었다. 2쿼터 시작 1분 38초 만에 알바노를 코트 밖으로 밀어냈다.
김진유의 매치업은 정호영(188cm, G)으로 변경됐다. 김진유의 백 코트 파트너인 이재도(180cm, G)는 이용우(184cm, G)를 막아섰다. 하지만 김진유가 무리하게 수비했다. 2쿼터 시작 2분 3초 만에 파울 2개. 손창환 소노 감독은 곧바로 교체를 준비했다.
알바노가 없었기에, 최승욱과 김진유 모두 휴식을 취할 수 없었다. 다만, 변수가 존재했다. DB의 이정현(189cm, G)이었다. 이정현이 메인 볼 핸들러였기에, 이정현을 봉쇄할 전략이 필요했다.
이근준(194cm, F)과 최승욱이 이정현을 교대로 막아섰다. 이들 모두 많은 활동량과 피지컬로 이정현을 괴롭혔다. 그리고 외국 선수들(네이던 나이트-제일린 존슨)이 뒤에서 수비를 도와줬다. DB의 공격을 잘 틀어막았다. 소노도 2쿼터 종료 3분 36초 전 33-23으로 달아났다.
알바노가 다시 투입됐다. 알바노의 집중력이 높아졌다. 최승욱은 그런 알바노를 쫓아가지 못했다. 림 근처에 있던 이재도가 도움수비를 했으나, 이재도의 수비는 파울로 판명됐다.
소노의 턴오버 또한 발생했다. 이는 알바노의 속공 득점으로 연결됐다. 소노는 불필요한 동작들로 알바노의 기를 살려줬다. 불길한 징조가 존재했다. 다만, 전반전 점수는 42-32였다. 소노가 우세했다.

# Part.3 : 악재

최승욱이 3쿼터에 먼저 나섰다. 그러나 DB 빅맨의 더블 스크린을 쫓아가지 못했다. 왼쪽 윙으로 가는 알바노를 쳐다만 봐야 했다. 알바노에게 결국 3점을 허용했다.
김진유가 3쿼터 시작 3분 3초 만에 코트로 나섰다. 알바노와 헨리 엘런슨(207cm, F)의 2대2를 완벽히 파훼했다. 엘런슨의 돌파 동선에 완벽히 자리 잡았다. 엘런슨의 오펜스 파울과 3번째 파울을 동시에 유도했다.
그러나 김진유도 알바노를 따라가지 못했다. 알바노의 순간적인 돌파를 파울로 차단해야 했다. 3쿼터 시작 4분 20초 만에 3번째 파울. 결국 알바노의 볼 없는 움직임을 놓쳤다. 알바노에게 추격 3점포(52-42)를 허용했다.
소노가 3쿼터 종료 4분 36초 전 57-42로 달아났고, 손창환 소노 감독은 3쿼터 종료 3분 17초 전 최승욱을 재투입했다. 그리고 임동섭(198cm, F)과 제일린 존슨(205cm, C)을 최후방 수비수로 낙점했다.
하지만 소노 선수 간의 2대2 수비 호흡이 맞지 않았다. 알바노의 동선과 행동을 전혀 체크하지 못했다. 알바노의 스네이크 드리블(2대2 수비를 뚫는 드리블)에 수비 허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로 인해, 소노는 62-45에서 64-53으로 쫓겼다. 게다가 최승욱이 3쿼터 종료 36.4초 전 4번째 파울. ‘알바노 수비 인원’이 확 줄어들었다.

# Part.4 : 터져버린 불안 요소들

이재도가 알바노를 먼저 막았다. 그러나 이재도는 알바노와 엘런슨의 2대2를 따라가지 못했다. 김진유가 곧바로 투입됐으나, 김진유는 4쿼터 시작 1분 8초 만에 4번째 파울을 기록했다. 게다가 알바노에게 바스켓카운트까지 허용했다. 소노와 DB의 간격 또한 ‘8(67-59)’로 줄어들었다.
김진유는 알바노에게 왼쪽을 내줬다. 소노 수비가 모두 알바노 반대편에 있었기에, 김진유를 도와줄 선수도 없었다. 소노는 허무하게 실점했다. 70-67로 더 흔들렸다. 남은 시간은 6분 50초였다.
김진유가 파울을 감수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알바노의 몸 붙이는 동작을 막지 못했다. 소노는 70-69로 더 흔들렸다. ‘역전’이라는 어두운 단어가 소노 앞에 찾아왔다.
알바노와 엘런슨의 2대2는 소노한테 카운터 펀치였다. 소노의 후속 수비 전략이 전혀 먹히지 않아서였다. 소노는 경기 종료 1분 58초 전 엘런슨에게 결정적인 3점포(73-77)를 맞았다. 그 후 열세를 복구하지 못했다. 76-83으로 DB전을 마쳤다.
물론, 알바노한테 전반전에는 6점 밖에 내주지 않았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 불안 요소를 안고 있었다. 그런 것들이 후반전에 한꺼번에 터졌다. 그런 이유로, 소노는 알바노에게 후반전에만 22점을 내줬다. 잡아야 할 경기를 놓치고 말았다.
손창환 소노 감독도 경기 종료 후 “전반전에는 알바노를 잘 막은 듯했다. 그렇지만 후반전에는 약속된 수비를 해내지 못했다. 그러다 보니, 흐름이 점점 가라앉았다”라며 ‘알바노 수비’를 아쉬워했다.
사진 제공 = KBL

Copyright © 바스켓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