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읽기]"토했냥? 설사했구멍" - 위장 건강 지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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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먼센스] 반려동물의 위장병 원인의 대부분은 음식이다. 새로운 사료나 소화가 잘 되지 않는 음식을 먹은 뒤 구토, 설사,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사람의 음식, 특히 지방이 많은 음식이나 과일류 간식은 반려동물의 위장에 부담을 준다.

이물 섭취도 위장병의 주요 원인이다. 장난감, 뼛조각, 옷감, 돌멩이 등을 삼켜 위에 이물질이 남거나 장을 막는 경우가 잦다. 특히 어린 반려동물일수록 호기심이 많아 이런 사고가 흔하게 발생한다. 또한 파보바이러스, 캠필로박터, 지알디아 같은 감염성 위장염도 자주 발견된다.
강아지와 고양이의 위장병은 원인 자체는 비슷하지만, 증상은 다르게 나타난다. 한성국 청담장튼튼내과동물병원 대표원장은 "고양이는 구토가, 강아지는 설사가 더 흔하다"고 말했다. 고양이의 경우 헤어볼로 고생하기도 한다. 헤어볼은 고양이가 그루밍(털 핥기)을 하면서 삼킨 털이 위장관에 뭉쳐 생기는 털뭉치를 말한다. 강아지는 품종별로 차이가 있다. 요크셔테리어가 위장병에 가장 취약하고 말티즈, 비숑, 푸들, 프렌치 불독, 보더콜리, 샤페이도 소화기 질환에 약한 편이다. 고양이는 샴, 아비시니안, 버미즈, 노르웨이숲 등에서 만성 장질환이 자주 보고된다.

보호자가 놓치기 쉬운 신호들
위장병은 구토나 설사 외에도 다양한 증상이 있다. 한성국 원장은 "몸을 웅크리고 아파 보이는 자세를 자주 취하거나, 혀를 반복적으로 낼름 거리는 행동, 이유 없는 식욕 부진, 콧물 같은 점액질 변, 검은색 석탄처럼 보이는 변, 복부에서 천둥소리 같은 복명음이 들리는 경우도 위장병의 신호"라고 설명했다. 또한 반려동물이 풀을 먹는 행동을 보일 때 '속이 불편해서'라고 단정하는 보호자가 많지만, 이는 단순한 본능적 습성일 수 있다. 위장병 증상이 생기는 경우도 더러 있다.
구토·설사, 병원에 가야 할 때는?
반려동물은 해부학적으로 구토가 쉬운 구조를 가지고 있어, 공복 상태에서 토하는 경우도 많다. 하루 한 번의 구토라면 관찰해도 괜찮지만, 하루 두 번 이상 반복되고 식욕이 떨어지거나 무기력하다면 바로 병원에 가는 게 좋다. 설사 역시 일시적이라면 자연 치유가 가능하지만, 탈수 증상(활력 저하, 입마름, 피부 탄력 감소)을 보이거나 혈변, 점액변이 동반되면 빨리 병원 진료를 받아야 한다. 일주일에 2회 이상 구토나 설사가 3주 이상 지속된다면, 만성 장질환으로 진행 중일 가능성이 있다.
치료의 기본은 '원인 찾기'
치료는 증상에 맞춰 진행된다. 구토를 멈추는 약, 설사를 완화하는 약이 있지만, 모든 반려동물에게 같은 처방을 해선 안 된다. 병원에서는 무엇을 먹었는지, 언제부터 증상이 있었는지, 반려동물의 나이와 기존 질환 등을 종합적으로 파악한 후 검사와 처방을 하고, 식이 변경 필요 여부도 그에 따라 결정하게 된다. 사람 약을 임의로 먹이는 것은 금물이다. 동물병원에서 사용하는 약이 사람 약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더라도 체중, 대사 속도, 독성 한계가 다르기 때문이다.

식이 조절이 치료의 핵심
위장병이 있을 때는 식단 점검이 우선이다. 최근 2주~3개월 사이 새로운 사료나 간식이 추가되지 않았는지 확인하고, 문제가 될 가능성이 있는 식품은 즉시 중단한다. 구토가 반복될 경우 '굶기면 낫는다'는 생각은 잘못이다. 구토의 원인에 따라 식이 여부를 달리해야 하며 형태와 빈도, 구토물의 성상에 따라 진단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장 건강의 핵심, 만성 장병증
장 질환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만성 장병증이다. 이는 3주 이상 지속되는 소화기 증상을 일컫는 용어로, 과거에는 염증성 장질환이라 불렸다. 병원에서는 식이, 항생제, 스테로이드, 면역억제제, 변이식 등 다양한 방법으로 만성 장병증을 치료한다. 하지만 완치가 쉽지 않기 때문에 병이 진행되기 전에 병원 진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변비는 물이 열쇠
며칠간 배변이 없거나 배변 시 통증이 있어 보인다면 변비를 의심해야 한다. 배뇨곤란과 혼동하기 쉬우므로 수의사 진단이 필요하다. 예방과 치료를 위해 수분 섭취가 매우 중요하다. 물그릇을 여러 개 두거나 분수형 급수를 설치하고, 습식사료를 병행하면 도움이 된다. 섬유질 보충도 유익하지만, 수분이 부족한 상태에서 무턱대고 늘리면 오히려 장 정체를 유발할 수 있다. 유산균도 도움이 되지만, 품종에 따라 설사를 유발할 수 있다. 노령이거나 관절이 불편할 경우, 화장실을 편한 곳으로 옮겨준다.

위장 건강을 지키는 생활 수칙
반려동물 위장 건강의 기본은 '꾸준한 식이 관리'와 '과식 금지'다. 한성국 원장은 "사람 음식이나 다양한 간식은 위장에 부담을 주기 때문에 일정한 사료 위주의 식단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또한 산책 중 바닥에 떨어진 물건을 주워 먹는 행동은 반드시 제지해야 한다. 다양한 병원균과 독성물질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스트레스 또한 위장 건강의 중요한 변수다. 미용 후, 낯선 사람 방문 후, 여행 뒤에 구토나 설사가 반복된다면 과민성 장증후군 가능성이 있다.
보호자의 오해와 잘못된 습관
많은 보호자들이 '사료를 다양하게 바꿔 먹여야 건강하다'고 생각하지만, 이는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 대부분의 사료는 영양학적으로 균형 있게 설계되어 있다. '고단백 식단이 건강에 좋다'는 인식도 문제다. 과도한 단백질 섭취는 장내 미생물 불균형을 초래하고, 만성 염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반려동물의 식욕이 줄었다고, 더 맛있는 음식을 주는 것도 지양해야 한다. 다수의 반려동물은 생후 8~10개월부터 식욕이 감소한다. 빠른 성장 시기를 지나면 대사량이 줄며 식욕이 감소하는데, 사료가 맛이 없어서 식욕이 감소했다고 잘못 생각하고 사료를 교체하거나 더 맛있는 것들을 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반려동물 위장 건강 체크 포인트
1. 고지방 음식, 과일류 간식은 되도록 주지 않는다.
2. 웅크리는 자세, 혀 낼름거림은 위장병 신호일 수 있다.
3. 하루 두 번 이상 토하면 병원에 가는 게 좋다.
4. 사람 소화제, 변비약을 임의로 먹이지 않는다.
5. 구토는 '굶기면 낫는다'는 생각하면 안 된다.
6. 변비 예방과 치료에 수분 섭취가 중요하다.
7. 유산균은 품종에 따라 설사를 유발할 수 있다.
8. 한 종류의 잘맞는 사료를 계속 먹이는 것이 좋다.
취재 김용준(헬스콘텐츠그룹 기자)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도움말 한성국 청담장튼튼내과동물병원 대표원장. 건국대학교 수의과대학에서 학사, 석사, 박사 학위를 이수한 후 건국대학교 수의과대학 겸임교수를 지냈다. 국내 최초로 미국수의소화기내과학회 정회원이 됐으며 현재 청담 장튼튼내과 동물병원 대표원장 재임 중이다.
유시혁 기자 evernuri@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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