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효리가 극찬 쫀득한 두유면...'그 맛' 위해 1,000회 넘게 실험했죠"[New & Good]
혈당 상승·열량 등 우려
밀가루 못 먹는 소비자 공략
면 같은 식감 내고 건강한 두유면 개발
올해 2분기 매출 249% 껑충

조성빈 풀무원기술원 소이개발팀장은 풀무원이 2023년 12월 가수 이효리를 자사 브랜드 지구식단 모델로 기용했을 때를 잊지 못한다. 당시 상업 광고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이효리, 연예인을 모델로 쓰지 않았던 풀무원 간 광고 계약은 그 자체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조 팀장이 기억하는 장면은 이게 아니었다.
이효리는 풀무원에서 가져다준 음식을 맛보더니 "이거 정말 맛있네요"라고 극찬했다. 조 팀장이 팀원들과 개발해 8개월 전 출시한 두유면이었다. 채식에 적극적인 이효리의 평가로 그는 두유면이 소비자들 사이에 조금씩 자리 잡고 있음을 한 번 더 느꼈다. 13일 충북 청주시 오송 풀무원기술원에서 조 팀장을 만나 두유면 개발 과정을 들었다. 2002년 풀무원 두부팀에 입사해 현재 두부 관련한 제품 개발을 이끌고 있는 그는 두부 전문가다.
조 팀장은 풀무원이기에 품질 좋은 두유면을 내놓을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두유면은 1984년 창업한 풀무원의 뿌리와 같은 두부 사업에서 뻗어 나온 제품이어서다. 풀무원은 1980년대 국내 최초로 백화점, 슈퍼마켓에 신선도를 유지한 두부를 공급하면서 소비자에게 이름을 알렸다. 또 비닐봉지가 아닌 플라스틱 용기 포장, 갓 생산한 따듯한 두부의 세균 번식을 차단하는 급랭 기술도 남들보다 먼저 도입했다.
조 팀장이 입사하기 전후로 풀무원은 두부 사업 확장에 나섰다. 당시 튀김두부 등 다양한 두부 제품을 판매하고 있던 일본과 달리 한국의 두부는 찌개용·부침용, 조미유부 정도만 갖추고 있었다. 제품군을 늘리기 위해 가공두부 제품을 출시했지만 크게 성공하진 못했다. 콩소시지를 예로 들면 맛이 일반 소시지에 못 미치고 가격은 상대적으로 비싸 많이 팔리지 않았다.
두부면 인기에, 후속 타자 두유면

가공두부 제품이 잘나가기 시작한 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터진 2020년 즈음이다. 집밥 수요 증가,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 확대 등 식문화 변화로 가공두부 제품을 찾는 소비자가 늘었다. 2020년 5월 출시한 두부면이 대표적이다. 면을 뜨거운 물에 삶을 필요 없이 개봉 후 바로 즐기는 편리성과 밀가루를 사용하지 않은 건강식 이미지가 입소문 나면서 두부면은 인기 제품으로 자리 잡았다.
조 팀장은 2021년 하반기 두부면 흥행을 이어갈 다음 제품으로 두유면 개발에 나섰다. 그는 두부면을 씹었을 때 면과 비슷한 느낌이 나지 않는다는 지적을 반영해 식감에 가장 집중했다. 아울러 다른 건강면으로 알려진 곤약면처럼 특유의 냄새를 풍기지 않게 공을 들였다.
연구진은 일반 면처럼 쫀득한 식감을 내는 배합 비율을 찾는 데 20개월 가까이 매달렸다. 10개월 정도인 일반 제품 개발 시간보다 두 배 더 걸렸다. 조 팀장은 연구진과 배합만 1,000회 넘게 했을 것이라고 기억했다. 최대 난관은 풀무원 면·만두 사업에 잔뼈가 굵은 당시 이효율 총괄 대표(현 풀무원 이사회 의장)였다. 다달이 열리는 경영진 평가에서 이 대표의 눈높이를 통과하기까지 네다섯 번 시제품을 뒤엎었다. 엄격한 심사 덕분에 제품 완성도는 더욱 높일 수 있었다.
풀무원은 2023년 4월 얇은 두유면과 잔치국수·비빔국수 밀키트를 내놓으면서 두유면을 공개했다. 이어 2024년 11월 납작두유면, 올해 4월 메밀두유면과 동치미냉면·들기름막국수를 내놓으며 제품군을 넓혔고 파스타면도 검토 중이다. 급격한 혈당 상승, 열량 걱정에 면 요리를 즐기지 못했던 소비자들이 두유면에 지갑을 열기 시작했다. 올해 2분기(4~6월) 두유면 매출은 2024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249% 늘었다. 7월만 보면 전년 대비 318% 뛰었다.
켄터키 치킨 같은 프라이드 두부도

풀무원의 가공두부 제품은 두유면, 두부면 말고도 많다. 최근 넷플릭스 콘텐츠 흑백요리사에서 준우승한 에드워드 리 셰프와 협업해 내놓은 '켄터키 스타일 프라이드 두부'는 프라이드치킨을 떠오르게 하는 메뉴다. 에드워드 리가 두부를 소재로 대결한 흑백요리사 준결승에서 선보여 심사위원 호평을 받았던 요리를 제품화했다.
켄터키 스타일 프라이드 두부는 바삭한 식감·매콤짭짤함이 어우러진 튀김옷과 촉촉하고 쫄깃한 결두부가 조화를 이뤘다. 육류에서 추출한 시즈닝을 일부 사용해 정통 프라이드치킨의 풍미도 살렸다.
조 팀장은 "당뇨 때문에 못 먹었던 잔치국수를 즐길 수 있게 돼 감사 인사를 전한 어르신 소비자가 이효리님과 함께 기억에 남는다"며 "바른 먹거리로 사람과 지구의 건강한 내일을 만든다는 풀무원의 기업 미션을 담아 지속가능한 식생활을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청주= 박경담 기자 wal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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