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왕' 조용필이 남긴 목소리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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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왕' 조용필이 남긴 목소리 ① 에 이어서
세대를 잇는 노래

<조용필, 이 순간을 영원히>은 최고 시청률 18.2%, 전국 15.7%(닐슨코리아 기준)를 기록하며 추석 연휴 프로그램 중 가장 높은 호응을 받았다. 뒤이어 방송된 다큐멘터리 <그날의 기억> 또한 최고 시청률 9.1%, 전국 7.3%를 기록하며 화제성을 이어갔다.
방송 후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KBS 시청자 게시판에는 "3시간이 순삭" "온 가족이 거실에서 노래를 부르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감동적인 공연이었다"는 호평이 이어졌다. 조용필의 콘서트 장면을 편집한 유튜브 영상에서도 반응은 이어졌다. "전 국민이 하나가 된 기분이었다" "방 안에서 공연 내내 떼창했다" "조용필이 더 이상 안 늙었으면 좋겠다. 평생 노래하게" "노래를 듣는데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다" "노래를 듣다 보면 이 세상 모든 것들을 사랑하게 된다" 등 가왕의 콘서트를 안방에서 직관한 여운을 드러내는 반응이 다수다.

온라인에서도 화제성은 이어졌다. 10월 10일 기준 구글 트렌드에 따르면 추석 연휴였던 3∼9일 대한민국 유튜브 급상승 검색 주제 3위에 '조용필'이 올랐다. 급상승 검색어 항목에서도 '조용필 이 순간을 영원히' '조용필 노래 모음' 등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추석'과 함께 검색된 연관 키워드에서도 '조용필 추석 콘서트' '조용필 추석'이 각각 1위와 2위를 차지했다.
검색 빈도를 토대로 특정 키워드에 대한 유튜브 이용자의 관심도를 0∼100으로 수치화한 지표에 따르면, 조용필 관련 관심도는 10월 3일 13에서 시작해 방송일인 6일 99로 급등했고 다음 날인 7일에는 최고치인 100을 기록했다. 연휴 마지막 날인 9일까지 74 수준을 유지하며 높은 관심이 이어졌다. 본방송을 시청을 놓친 이들이 유튜브로 영상을 찾아본 영향으로 해석된다. 무대 위 조용필은 75세의 나이에도 30곡을 완창하며 가왕의 건재함을 증명했다. 흔들림 없는 목소리와 여전한 열정으로 그는 음악이란 무엇인가를 보여줬다.
조용필, 음악을 향한 집념

"나는 천재 아니야. 죽을 때까지 연습하는 거야."
염전업을 하던 부유한 집안의 7남매 중 여섯째로 태어난 조용필은 학창 시절 음악에 푹 빠져 지냈다. 1968년 미8군 무대에서 기타리스트 겸 가수로 활동을 시작한 후 그룹 '애트킨즈', '파이브 핑거스', '김트리오', '그룹 25시' 멤버로 활약했다. 그러다 1975년 <돌아와요 부산항에>를 발표하며 이름을 본격적으로 알렸다. 록·재즈·팝·발라드·블루스·트로트·크로스오버·오페라 등 다채로운 장르를 소화하며 자연스럽게 '가왕'의 자리에 올랐다. 가창력은 물론 작곡, 편곡, 무대연출까지 가능한 그는 명실상부한 육각형 아티스트로 평가된다.
조용필은 시대가 바뀔 때마다 사람들의 마음을 꿰뚫는 언어를 노래했다. "그대 발길 머무는 곳에, 내 마음도 머물고 싶어라", "이제는 다시 볼 수 없다 해도 우리 함께했던 날들을 잊지 말자", "누가 그대의 영혼을 보았는가, 누가 그대의 사랑을 보았는가", "내가 사는 이 세상은 나의 꿈을 찾아서 끝없이 달려가는 끝없는 세월이야" 등 그의 노랫말은 세대를 아우르며 대중의 마음을 울렸다. 2013년 발표한 'Bounce' 속 "이제 다시 시작이야, 아직 끝난 게 아냐"라는 가사는 나이와 세대를 넘어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확신을 던졌다.

그가 오랫동안 대중의 마음속에 각인될 수 있었던 이유는 끊임없는 노력에 있다. 75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변함없는 목소리를 들려주는 비결은 연습이다. 조용필은 "나는 천재가 아니다. 목소리는 연습이다. 연습하지 않으면 절대 유지할 수 없다"며 "어느 날 소리가 안 나오면 노래를 못 할 것이다. 앞으로도 신인처럼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2013년 <우먼센스>와 진행한 인터뷰에서도 같은 맥락의 말을 했다. 그는 "목소리는 노래하지 않으면 늙기 때문에 단단하게 만들어놓아야 한다"며 "무대 올라가기 전에 연습을 정말 빡세게 한다. 음악밖에 아는 게 없다"고 밝혔다.
또 그는 "지금껏 단순하게 살았다. 음악만 하다 보니 아는 게 없다. 음악 외에는 멘붕 상태"라며 "아내가 있을 때도 몸이 안 좋아 저녁 6시 이후엔 외출을 하지 않았다. 항상 규칙적으로 생활했다. 어렸을 적부터 집과 녹음실만 오갔기 때문에 가끔 지겹다는 생각도 들지만, 그게 내가 평생 가야 할 길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오롯이 음악만 생각하는 지독한 연습벌레임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는 후배 가수들에게도 "퍼포먼스도 중요하지만 과하면 음악의 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 가수의 매력을 얼마나 잘 끌어내느냐가 더 중요하다. 그러려면 부단한 연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지은 기자 a051903@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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