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인사이트] 2차 소비쿠폰 재원 고민하는 지자체들… “재난기금 썼다가 문제되지 않을까”

세종=박소정 기자 2025. 10. 19.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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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생회복 소비쿠폰 2차 지급에 따른 재원을 마련해야 하는 지자체들이 고민에 빠졌다고 한다.

행정안전부는 "재난기금을 재원으로 사용해도 좋다"고 했지만, 과거 감사원이 "재난기금을 다른 용도에 쓰면 문제 될 수 있다"고 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행안부는 지자체에 "재난기금을 소비쿠폰 재원에 사용해도 좋다"는 지침을 내리면서 감사원 사전 컨설팅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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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안부 “재난기금 활용해도 된다” 지침 내려
지자체 “조건 붙은 지침이고 과거 감사원 지적 있어”
2014년 감사원, “다른 사업에 재난기금 쓴 공무원 징계 요구”

민생회복 소비쿠폰 2차 지급에 따른 재원을 마련해야 하는 지자체들이 고민에 빠졌다고 한다. 행정안전부는 “재난기금을 재원으로 사용해도 좋다”고 했지만, 과거 감사원이 “재난기금을 다른 용도에 쓰면 문제 될 수 있다”고 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또 재난기금을 소비쿠폰 재원으로 써버리면 폭설, 한파, 싱크홀 사고 등에 대응할 재원이 부족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 14일 오후 서울시 서대문구 인왕시장의 한 정육점에서 한 시민이 민생회복 소비쿠폰으로 결제하고 있다. /뉴스1

◇ 2차 소비쿠폰 재원, 지자체가 10~25% 분담… 행안부 “재난기금 사용해도 좋다”

1차 소비쿠폰은 전액 중앙정부 부담으로 지급됐다. 하지만 2차 소비쿠폰 재원은 지자체가 분담해야 한다. 서울은 25%, 다른 지자체는 10%를 각각 제공해야 한다.

지자체가 재원을 마련할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예산에서 다른 항목에 사용할 돈을 아끼는 것이다. 또 지방채를 발행해 돈을 마련할 수도 있다.

문제는 상당수 지자체가 이런 방법을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재정 여건이 넉넉하지 못한 데다, 소비쿠폰을 위해 지방채를 발행하는 것은 현행법상 불가능하다. 이에 행안부는 “재난·재해 대응에 지장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재난기금의 여유 재원을 활용할 수 있다”는 내용의 지침을 지난 8월 말 전국 지자체에 내려보냈다. 재난기금은 자연재해 등으로 피해를 입은 경우, 구호와 복구를 위해 사용할 수 있는 돈이다.

그러면서 행안부는 재난기금을 활용하는 회계 방식도 알려줬다. 재난기금을 여유재원을 쌓아두는 비상금 계정인 ‘통합재정안정화기금’으로 예탁하고, 이를 다시 ‘일반회계’로 보내면 소비쿠폰 예산으로 쓸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 중구 세종대로 서울시의회 본회의장의 모습. /뉴스1

◇ 지자체 “행안부 지침도 조건부인데 나중에 감사원 지적받지 않겠나”

하지만 일선 지자체들은 재난기금을 소비쿠폰 재원으로 쓰는 것을 망설이는 상황이다. 광주광역시는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하며 소비쿠폰 2차 지급을 위한 200억원 시비 마련에 관한 내용은 보류하기로 했다. ‘소비쿠폰을 위한 지방채 발행이 가능하다’는 내용의 지방재정법 개정이 국회를 통과해 법적 근거가 마련될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것이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과거 감사원이 재난기금을 다른 용도에 사용하면 문제 될 수 있다는 취지로 결정한 적이 있어 지자체들이 선뜻 행안부 지침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감사원은 지난 2014년 전국 광역자치단체 대상 ‘재난·재해기금 운영 실태 감사’를 통해, 재난·재해 기금을 일반 사업 예산, 지방채 상환 등에 쓴 사실을 적발해 관련 공무원 징계를 요구한 바 있다.

이번에 행안부는 지자체에 “재난기금을 소비쿠폰 재원에 사용해도 좋다”는 지침을 내리면서 감사원 사전 컨설팅을 받았다. 적극 행정을 위해 미리 감사원에 의견을 구한 것이다. 공무원들이 사후 징계가 두려워, 해야 할 일을 하지 않는 일이 없도록 하려는 취지다.

이에 대해 다른 지자체 관계자는 “이번 행안부 지침도 재난기금을 제한 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게 아니라 ‘재난·재해 대응에 지장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라는 제약 조건을 두고 있다”면서 “만약 재난기금을 소비쿠폰에 썼다가 재난 대응에 문제가 생기면 담당 공무원이 징계받을 수 있는 것 아니냐”고 했다.

서울에 대설주의보가 내려진 지난 2월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 일대에서 서울시 관계자가 제설 작업을 하고 있다. /뉴스1

◇ 서울시 “빚내서 재난기금 채워 넣어야 할 상황”

서울시는 지난달 소비쿠폰 2차 지급을 위한 재원 3500억원을 재난기금에서 끌어오는 내용으로 추가경정예산을 확정했다. 시 관계자는 “겨울 제설·한파, ‘씽크홀’ 긴급 복구 대응 등에 재난기금을 써야 하는데, (소비쿠폰 재원으로 돌리면서) 기금이 부족해진 상황”이라고 했다.

서울시는 소비쿠폰 재원 제공으로 부족해진 재난기금을 보충하는 방법으로 지방채 발행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이자 부담을 고민하고 있다고 한다. 서울시 지방채 5년물 기준 금리는 연 2.9% 수준이다. 앞으로 기준금리 인하 시점에 맞춰 지방채 발행을 최종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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