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나무들 만나니 피곤함 싹 사라져…올해도 약속 지켜 기뻐요”
제주 클럽 나인브릿지서 4박 5일간 진행
첫날부터 마지막 날까지 모든 일정 챙겨
대상자 선발과 골프장 섭외 등도 직접해
항공·숙박비 등으로 매년 수천만원 사용
“들어가는 시간·비용 전혀 아깝지 않아
더 많은 선수를 돕지 못해 미안한 마음
계속 열 수 있도록 더 열심히 해보겠다”

안병훈은 “2019년 처음 시작한 주니어 클리닉을 올해도 이어가게 돼 기쁘다. 4박 5일간 세 선수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앞으로 프로 골퍼로 성장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주니어 클리닉을 한국에서 진행한 건 올해가 처음이다. 앞서 안병훈은 코로나19 대유행 기간을 제외하고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개최했다. 장소를 변경한 이유는 지난주 PGA 투어 가을 시리즈 베이커런트 클래식과 다음주 DP월드투어 제네시스 챔피언십이 각각 일본과 한국에서 열리기 때문이다. 11월에도 대회가 연이어 열리는 만큼 안병훈은 고민 끝에 이번주 제주 서귀포시 클럽 나인브릿지에서 주니어 클리닉을 열기로 결정했다.
안병훈이 주니어들과의 약속을 중요한 게 생각한 건 올해가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에는 나가기만 해도 최소 5000만원을 벌 수 있는 DP월드투어 플레이오프 아부다비 HSBC 챔피언십 출전권을 반납했다. 또 콘페리투어로 강등됐던 2022년에도 주니어 클리닉을 진행한 바 있다.
매년 주니어 선수들을 만나는 게 힘들지 않는가라는 질문에 안병훈은 “전혀 없다”고 답했다. 그는 “꿈나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나도 배우는 게 많다. 또 어렸을 때의 간절함이 떠오르기도 한다. 주니어 클리닉을 계속해서 개최하고 싶은 만큼 더 열심히 해보겠다”고 미소를 지었다.
주니어 클리닉에 참가한 선수들은 매년 깜짝 놀란다. 공항 픽업부터 라운드, 식사 등 모든 일정을 함께 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안병훈은 꿈나무들과 보호자들이 편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골프장, 호텔, 식당 등 섭외도 모두 직접했다.
이솔은 “라운드만 같이 도는 줄 알았는데 자는 시간을 제외하고 언제나 같이 시간을 보내고 있다. TV로만 보던 안병훈 프로님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는 게 아직도 믿기지가 않는다. 4박 5일의 시간을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손제이는 “함께 라운드를 돌고 연습을 하며 정말 많은 것들을 배웠다. 특히 그린 주변에서 각 상황에 맞춰 어프로치 샷을 어떻게 해야하는지 알게 됐다. 특별한 기회를 주신 안병훈 프로님께 감사하다”고 설명했다.
주니어 클리닉의 하루 일정표를 보면 입이 쩍 벌어진다. 이른 아침부터 늦은 저녁까지 라운드, 드라이버·아이언 연습, 숏게임 클리닉 등 빼곡하게 여러 일정이 채워져 있기 때문이다. 지난 15일 첫 라운드를 앞두고 안병훈이 “4박 5일간 지겹도록 나와 시간을 보낼거야”라고 말하자 주니어 클리닉에 참가한 세 선수는 “너무 좋아요. 더 많이 알려주세요”라고 웃으며 답하기도 했다.
2019년부터 선수들의 모든 신청서를 읽고 직접 선발하는 안병훈은 올해도 동일한 과정을 거쳤다. 여기에 추가된 한 가지가 있다. 최종 선발에 앞서 전화 인터뷰를 한 것이다. 그는 “앞으로 어떤 꿈을 갖고 있는지 직접 듣고 싶어 몇몇 선수들과 통화를 했다. 이 과정을 거쳐 선발된 선수가 손제이, 이솔, 이호세세다. 더 자세하게 알 수 있고 실제로 만나기 전에 조금 더 가까워질 수 있는 방법인 것 같다”고 말했다.
세 선수와 함께 보호자들의 항공, 숙박 등까지 책임진 안병훈은 올해도 큰 비용을 투자했다. 그러나 안병훈은 그동안 주니어 클리닉을 개최하는 데 들어간 금액에 대해 전혀 아까워하지 않고 있다. 안병훈은 “내가 하는 일은 아주 작은 일에 불과하다. 나 역시도 그동안 많은 도움을 받은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더 많은 주니어 선수들을 도울 수 있도록 힘이 닿을 때까지 개최해보겠다”고 다짐했다.
주니어 클리닉을 통해 성장한 선수들을 보며 뿌듯함도 느끼고 있다. 올해 ‘아마추어 메이저’ 최등규배 매경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 남자부 우승자 박건웅과 국가대표 유민혁 등이 안병훈에게 지도를 받았던 대표적인 선수들이다.
주니어 클리닉이 끝난 뒤에도 안병훈은 인연을 소중히 생각하고 있다. 자신에게 연락오는 선수들에게 모두 답장해주고 따로 시간을 내 식사까지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는 “꿈나무들에게 가장 많이 하는 말이 나를 어렵게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학창 시절을 먼저 경험한 선배로서 그 시기가 얼마나 불안한지 잘 알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최대한 도우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안병훈은 제7회 주니어 클리닉을 진행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 CJ그룹과 클럽 나인브릿지, 제네시스, 타이틀리스트 등에 감사한 마음도 드러냈다. “혼자였다면 절대 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신경을 써주신 덕분에 올해 주니어 클리닉도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
주니어 선수들과의 약속을 지킨 안병훈은 이제 DP월드투어 제네시스 2연패 준비에 돌입한다. 안병훈은 “이제는 다시 프로 골퍼로 돌아갈 시간이다. 앞서 출전했던 베이커런트 클래식에서 공동 4위를 차지하는 등 샷과 퍼트감도 올라오고 있다. 타이틀방어를 목표로 최선을 다해보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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