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등 위기에서 단숨에 조기 우승으로…1년 만에 전북을 바꾼 포옛

녹빛으로 물든 전주성(전주월드컵경기장의 애칭)은 경기 종료를 알리는 휘슬이 울리자 열광의 도가니가 됐다.
전북 현대가 2021년을 끝으로 인연이 없었던 K리그1 우승컵을 되찾았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강등권에서 힘겨운 생존 경쟁을 벌였던 터라 기쁨이 두 배였다. 2만 1899명의 관중은 오오렐레를 노래하며 우승을 즐겼다.
거스 포옛 감독이 이끄는 전북은 18일 K리그1 33라운드 수원FC와 홈경기에서 콤파뇨와 티아고의 연속골에 힘입어 2-0으로 승리했다. 승점 71점을 쌓은 전북은 2위인 김천 상무(승점 55)가 같은 시각 FC안양에 1-4로 패배해 파이널라운드 5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2021년 이후 4년 만이자 통산 10번째 우승을 확정했다.
■포옛이 살린 위닝 멘탈리티
전북의 올해 우승은 반전에 가깝다. 전북의 지난 3년간 성적표는 2위→4위→10위로 추락 그 자체였다. 전북은 올해 개막 전 12개 구단이 손꼽은 우승 후보에서도 빠지는 수모도 겪었다.
전북을 되살린 주역은 역시 우루과이 출신의 명장 포옛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선덜랜드에서 지도자로 활약했던 포옛은 전북의 위닝 멘탈리티를 심었다. 포옛 감독은 첫 5경기에서 1승2무2패로 고전했지만, 이후 22경기에서 17승5무로 무패를 질주하며 일찌감치 우승 경쟁에서 앞서갔다.
포옛 감독은 전북이 달라진 비결을 과정에서 찾는다. 포옛 감독은 전북에 부임한 초기 팬들의 거센 비판에도 불구하고 수비에 먼저 힘을 기울였다. 실점을 줄이면서 득점을 쌓아가며 승리한다면 선수들이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진다는 지론이었다.
포옛 감독은 지난 6월 강원FC를 3-0으로 꺾고 11승 고지에 오른 뒤 “지난해에는 우리가 10승밖에 거두지 못한 것을 아느냐”면서 “이제 선수들이 이길 수 있다는 열망에 가득찼다. 생각보다 빠른 시간에 팀이 정상화됐다”고 활짝 웃었다.
당시 포옛 감독은 선두를 질주하고 있는 상황에도 우승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선수들과 같은 목표를 향해 내달린 끝에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투자가 전부? 어떻게 쓰느냐가 진짜

프로 스포츠의 성과는 투자에 비례한다. 전북은 올해 이탈리아 출신 공격수 콤파뇨와 국가대표 골키퍼 송범근, 수비수 김영빈 정도를 데려왔을 뿐 빅 네임의 영입에 적극적이지 않았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김진수와 문선민 외에 주요 선수인 김진홍, 이재익 등이 이탈한 것을 감안한다면 전력을 가까스로 유지했다는 평가가 많았다.
전북이 압도적인 승점 레이스를 벌인 것은 효율적인 투자와 활용에 있었다. 포옛 감독은 상대 수비를 효과적으로 파괴할 수 있는 타깃형 골잡이와 골문을 사수할 골키퍼, 수비 라인의 수적 보강이 이뤄진다면 충분히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믿었다.
그래도 부족한 부분은 기존 선수의 재발견으로 채웠다. 최전방과 측면을 가리지 않고 골 사냥을 벌인 전진우가 대표적이다. 고교 시절 최고의 유망주였던 전진우는 2018년 프로에 데뷔한 이래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던 선수다. 그런데 옛 감독이 전진우가 동료를 활용하도록 유도하자 전혀 다른 선수가 됐다. 전진우는 올해 K리그 상반기에만 12골(전체 14골)을 넣었다. 수원FC에서 임대로 돌아온 강상윤도 예상과 달리 주전으로 기용하면서 새로운 엔진으로 자리매김했다.
티아고와 이승우 등 벤치로 밀려났던 선수들을 되살린 것도 놀랍다. 전북은 시즌 초반 득점 행진을 주도하던 콤파뇨가 부상으로 빠지자 티아고가 우승을 확정지은 수원FC전 쐐기골을 포함해 9골로 제 몫을 해냈다. 티아고는 “포옛 감독은 내가 벤치에 앉을 것이라는 사실을 숨기지 않았다. 솔직하게 말하는 동시에 기다리면 기회가 올 것이라 약속했고, 실제로 그렇게 됐다”고 말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유스 출신인 이승우 역시 벤치에 만족할 선수가 아니었지만 팀을 위해 인내했고, 시즌 중반부터는 꼭 필요한 순간마다 활약해 우승에 기여했다.

■선수 대신 우리가 싸운다
한 시즌을 치르다보면 좋은 일도 나쁜 일도 있다. 전북도 그랬다. 전북이 승승장구할 때는 가려졌던 문제점도 잠시 부진하면 도드라졌다. 전진우는 유럽 진출이 좌절되자 골 사냥이 주춤했다. 포옛 감독은 선수를 비판하는 손쉬운 방법 대신 “나도 선수 생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커리어가 얼마나 짧은지 잘 알고 있다”며 시즌이 끝난 뒤 유럽행을 돕겠다고 약속해 새로운 동기 부여를 줬다.
올해 K리그를 흔들었던 판정 이슈도 그랬다. 포옛 감독은 지난 3일 제주SK 원정에서 1-1로 비긴 과정에서 심판 판정에 대한 불만을 감추지 않았다. 전진우가 페널티지역에서 상대 수비수 장민규에게 발목이 밟혔는데도 비디오 판독조차 하지 않은 것을 SNS에 꼬집었다. 포옛 감독의 이 항의로 올해 감독상을 수상하지 못할 가능성도 생겼지만 우승 경쟁에서 선수 대신 지도자가 싸운다는 깊은 인상을 남겼다. 올해 전북 우승의 마지막 불안감까지 날려버린 순간이었다.
전주 |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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