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현장] 2년만에 터진 K리그 데뷔골... 'UEFA 라이선스 B' 갖춘 前 독일 하부리거 한가람, 짓눌렸던 부담 털어냈다

(베스트 일레븐=안양)

경기 시작 1분도 안 되어 환호성이 터졌다. FC안양의 부주장 한가람이 K리그 데뷔 득점을 원더골로 장식했다.

안양은 18일 오후 2시 안양 종합운동장에서 김천상무와 하나은행 K리그1(1부) 2025 33라운드 치르고 있다. 현재 안양이 한가람과 문성우의 연속골로 전반을 2-0으로 앞서 나가고 있다.

안양이 킥오프 1분도 안 되어 선제골을 터트렸다. 주인공은 한가람. 안양이 왼쪽 코너킥 상황에서 상대 선수가 헤더로 걷어낸 볼이 한가람 쪽으로 향했다. 페널티 박스 아크 부근에 자리한 한가람이 지체없는 오른발 다이렉트 중거리 슈팅을 때렸고, 발등에 제대로 얹힌 슈팅은 빨랫줄처럼 김천 골문 왼쪽 상단을 갈랐다.

K리그 무대에 입성한지 2년 만에 터진 데뷔골이다. 성남 미금초등학교와 대신중학교를 졸업한 빠른 1998년생 한가람은 국내에 남지 않고 바로 독일 축구 유학길에 올랐다. 2013년 독일 브레멘 지역의 블루멘탈러SV와 TuS코메트 아르스텐을 거쳐 2017년 브레멘리가에 속한 FC오버노일란트에서 성인 무대 데뷔전을 치렀다.

2021년에는 VfL슈포르트프로인데로테, 2022년에는 BSV슈바르츠바이스레덴에서 뛰었고, 재작년 12월 28일 메디컬테스트를 거쳐 안양에 입단했다. 안양 입단 전에는 잠시 5부리그 TNT FC에 속해 있기도 했다. TNT는 선수의 폼을 되살려 프로에 다시 배출하는 팀으로 알려져 있다.

2024시즌에는 안양이 K리그2(2부)에 있었기 때문에 한가람은 대한민국 프로 데뷔 무대를 2부에서 치렀다. 쉽지는 않았다. 8경기에 나서 492분을 뛰는데 그쳤다. 슈팅은 2개였고, 유효타는 1개에 불과했다.

이번 시즌은 부상이 괴롭혔다. 울산HD 원정으로 치러진 개막전부터 선발로 나섰지만, 3월부터 부상에 발목을 잡혔다. 연이은 부상으로 6월이 되어서야 광주FC전을 통해 복귀했다.

그리고 이번이 시즌 9번째 경기였다. 토마스와 함께 4-4-2 포메이션의 중앙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한 한가람은 킥오프 때 분 주심의 휘슬이 채 마르기도 전에 감격적인 중거리 데뷔골을 신고했다. 2시즌 만에, 17번째 프로 경기에서, 그것도 팀의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의미 깊은 골을 기록한 것이다.

그는 이번 시즌 초반은 부상으로 날리다시피 했지만, 복귀 후에도 적지 않은 부담감에 시달렸다. 지난 8월 24일 대전하나시티즌과의 리그 27라운드 경기에서 오래간만에 선발로 나섰지만 전반전 교체 아웃되었다. 한가람은 ""부담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각자 자기 자리에서 해야 할 일이 있다고 생각한다. 부상을 당한 상황에서는 부상을 당한 부주장의 할 일에 대해 생각하며 더 노력했다. 다시 경기장에 나설 수 있어 너무나 기쁘다"라고 말했다.

부주장임에도 팀에 보탬이 되지 못하는 상황이 쉽지만은 않았을 터, 이런 상황에서 팀에 보탬이 되는 천금같은 원더골을 터트렸다.

한편, 한가람은 공부하는 축구선수로도 알려져 있다. 브레멘대학교 컴퓨터공학과를 중퇴했고, 8년 전인 2017년 10월 28일 독일 브레멘축구협회에서 만 19세 나이에 UEFA 라이선스 B급을 취득했다. 오래 전부터 꾸준하게 국내 포털 사이트 블로그에 글을 올리고 있다. 롤모델인 박지성처럼 플레이하고 싶은 마음에 박지성의 현역 시절 등번호인 13번을 달고 있다.

글=임기환 기자(lkh3234@soccerbest11.co.kr)
사진=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