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라서 괜찮다”? 무비자 시행 3주도 안 돼, 사라진 사람들… 여야 공방 속 “현장 멈췄다”
“외교의 문 열렸지만, 관리 감각 제자리”

중국인 단체 관광객 무비자 입국이 시작된 지 3주도 안 됐습니다.
관광 회복을 내세운 정책이었지만, 현장은 예상보다 빨리 균열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인천항에서 입국 하루 만에 사라진 관광객 6명 중 1명만 붙잡혔고, 나머지는 여전히 행방이 묘연합니다.
정부는 “초기라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고 했고, 정치권은 서로를 겨누며 공방을 이어갔습니다.
문제는 ‘누가 만들었느냐’가 아니라 아무도 고치지 않았다는 것, 그게 큰 불안요인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 “초기 부작용”이라는 말, 공감 대신 피로 낳아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전날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무비자 제도는 시행 초기라 여러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며, “당장 방식을 바꾸진 않겠지만 검토는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원론처럼 들렸지만, 현장에선 이 말이 다르게도 받아들여지는 분위기입니다.
‘초기라서’란 말은 결국 ‘준비가 덜 됐다’는 뜻으로 읽히기 때문입니다.
시행 전부터 지적된 관리 인력 부족, 이동 경로 추적 시스템 부재, 지자체 간 정보 공유 지연 문제는 이번에도 그대로였습니다.
예상됐던 일이고, 그래서 더 피로합니다. ‘초기’가 아니라, ‘미뤄온 결과’가 터졌다는 분석도 제기됩니다.

■ 첫날부터 사라진 관광객들… 추적은 여전히 손으로
지난달 29일, 무비자 제도 확대 첫날.
인천항에 들어온 크루즈선 ‘드림호’에서 내린 중국인 관광객 6명이 귀선하지 않았습니다.
바로 무비자 확대 정책이 시작된 첫날이었습니다.
다만 이들은 ‘무비자 입국제’는 아닌, 기존 이전부터 시행돼온 ‘크루즈 관광 상륙허가제’를 이용했습니다.
전담 여행사와 선사에서 모집된 단체 관광객이 비자 없이 3일간 머물 수 있는 제도입니다.
당국은 이들이 인천의 한 행사장에서 무단 이탈한 뒤 복귀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서울출입국·외국인청 이민특수조사대가 최근 이 중 한 명을 검거했지만, 나머지 다섯 명은 여전히 행방이 묘연합니다.
앞서 지난 5일엔 인천공항에서도 비슷한 일이 반복됐습니다.
단체 입국자 26명 중 2명이 짐을 찾은 뒤 정해진 통로를 벗어나 사라졌습니다.
법무부는 합동 단속에 나섰지만, 아직 붙잡힌 사람은 없습니다.
출입국관리법 제46조는 불법 체류자의 강제퇴거를 규정하지만, 현장은 여전히 수동 보고와 CCTV 분석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입국은 자동화됐지만, 추적은 아직 사람의 손에 남아 있는 셈입니다.
■ 불법체류 23만 명, 외국인 범죄 2만 명… 중국인 비중 여전히 높다
정연욱 국민의힘 의원이 법무부와 경찰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 8월 기준 국내 불법체류 외국인은 23만 643명으로 이 가운데 중국인은 4만 3,521명(18.9%), 태국인은 11만 7,297명(50.9%)으로 나타났습니다.
외국인 범죄자는 같은 기간 2만 2,875명에 달했고 그중 중국인이 1만 186명(44.5%)으로 절반에 육박했습니다.
정 의원은 “최근 7년간 중국인 범죄 비율은 줄지 않았다”면서, “이 상황에서 중국인 무비자 입국을 확대하는 건 국민 불안을 외면한 조치”라고 지적했습니다.
■ 여야의 시선, 국민의 불안
국민의힘은 이번 사안을 계기로 ‘중국인 무비자 입국 전면 재검토’를 요구하며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중국인 관광객 범죄와 잠적이 반복되고 있다”며, “정부가 국민 불안을 가볍게 보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이 제도는 윤석열 정부가 상호주의 원칙에 따라 설계한 정책의 연장선”이라며, “정권이 바뀌었다고 국제 약속까지 뒤집을 순 없다”고 맞받았습니다.

■ 외교는 이어졌지만, 시스템은 멈춰 있었다
무비자 제도는 외교 성과로 열렸지만, 그 문턱을 지키는 정책은 낡은 자물쇠에 걸려 있습니다.
입국자는 늘고 자동화 시스템이 도입됐지만, 경로 관리와 안전 대책 신뢰는 불안합니다.
정부는 “초기라 그럴 수 있다” 말하지만, 그런 말이 쌓일수록 현장 감각만 더 무뎌집니다.
문은 열렸는데, 누가 지키는지는 모릅니다.
사라졌던 여섯 명 중 한 명만 붙잡혔을 뿐, 다섯 명은 아직 어딘가 있습니다.
CCTV를 돌리고, 이름을 대조하고. 그게 전부입니다.
무비자 제도는 이제 외교가 아니라 현장의 시험대가 됐습니다.
아직 준비가 덜 된 건 아닌지, ‘초기’라는 변명이 언제까지 통할 수 있을지.
이미 무비자의 시간은 계속 흘러가고 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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