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오타니를 ‘새가슴’이라고 했나… 야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경기 제작, 다저스 2년 연속 월드시리즈 진출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소속팀 LA 다저스가 포스트시즌에서 쾌조의 순항을 벌이고 있는 것과 달리, 팀의 간판 스타이자 메이저리그 최고 선수인 오타니 쇼헤이(31·LA 다저스)의 방망이는 풀이 죽었다. 정규시즌에 비해 급격히 식은 방망이에 모두가 놀랐다. 일부에서는 “오타니도 새가슴인가”라는 비판이 고개를 들었다. 성적만 놓고 보면 할 말이 없었다.
오타니는 17일(한국시간)까지 포스트시즌 9경기에서 타율 0.158, 출루율 0.273, 장타율 0.368, 2홈런, 6타점에 머물고 있었다. 투수로 공헌하는 바도 있었지만, 타격 성적이 너무 떨어졌다. 정규시즌 50홈런-50도루라는 역사적인 시즌을 쓴 지난해도 포스트시즌에서는 정규시즌보다 타격 성적이 많이 떨어졌다. 그 천하의 오타니도 포스트시즌의 중압감을 대처하지 못한다는 의혹이 쏟아졌다.
그랬던 오타니가 모든 논란을 한 방에 잠재웠다. 오타니는 18일(한국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밀워키와 디비전시리즈 4차전에 선발 등판 및 1번 타자로 나서 메이저리그 역사상 가장 위대한 경기를 만들었다. 오타니는 이날 마운드에서는 6이닝 동안 100개의 공을 던지며 2피안타 3볼넷 10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쳤고, 타석에서는 그간의 부진을 씻는 3타수 3안타(3홈런) 3타점 1볼넷 3득점 경기를 하며 메이저리그 역사를 새로 썼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한 명의 선수가 투수로 10탈삼진 이상과 홈런을 모두 기록한 사례는 꽤 있었다. 현대 야구 이전이라고 할 수 있는 시절 투·타 겸업이 생각보다 흔했고, 현대 야구에서도 내셔널리그는 꽤 오랜 기간 투수도 타석에 서는 제도를 유지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10탈삼진 이상과 3개의 홈런을 동시에 기록한 선수는 이날 이전까지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을 모두 합쳐 단 한 명도 없었다. 오타니가 대기록을 세운 것이다. 그것도 팀의 2년 연속 월드시리즈 진출을 확정하는 경기였다. 오타니가 새가슴이라는 의혹을 완전히 지우며 한 방에 모든 여론을 역전시켰다. 과연 슈퍼스타였다.

마운드에서 시종일관 안정적인 투구로 벼랑 끝에 몰린 밀워키를 더 밀어 넣은 오타니는 경기 시작부터 장쾌한 홈런으로 분위기를 살렸다. 1회 마운드에서 삼진 3개를 잡아내며 기세를 올렸다. 이어 0-0로 맞선 1회 선두 타자로 나선 오타니는 상대 선발로 나선 좌완 퀸타나와 풀카운트 승부를 벌였다. 이어 6구째 슬러브가 몸쪽 낮은 쪽으로 들어온 것을 놓치지 않고 힘껏 잡아 당겼다. 타구는 116.5마일(187.5㎞)의 속도로 비거리 446피트(136m)를 날아 우측 담장 스탠드에 박혔다. 오타니의 기분이 사는 순간이었다.
다저스는 1회 오타니의 홈런 이후 베츠와 스미스의 연속 안타로 분위기를 주도하더니 1사 후 에드먼의 중전 적시타로 1점을 더 보탰다. 이어진 1사 1,3루에서는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의 땅볼 때 1점을 추가해 3-0으로 앞서 나갔다.
오타니는 2회를 삼자범퇴로 넘겼고, 2회 두 번째 타석에서는 득점으로 이어지지 않았으나 볼넷을 골랐다. 3회에는 선두 퍼킨스에게 볼넷을 허용했지만 오티스를 삼진으로, 투랑을 병살 플레이로 처리했다. 좌익수 뜬공 때 좌익수 키케 에르난데스가 1루 주자 퍼킨스를 정확하게 저격했다.

4회에는 선두 추리오에게 2루타를 맞았지만 후속타를 틀어막으며 무실점을 이어 갔다. 그리고 3-0으로 앞선 4회 세 번째 타석에서 다시 장쾌한 솔로홈런을 쳤다.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패트릭의 5구째 커터가 몸쪽 낮은 쪽에 들어갔는데 또 이것을 걷어 올려 우중간 지붕을 맞히는 대형 홈런을 쳤다. 타구 속도는 116.9마일(188.1㎞), 비거리는 무려 469피트(143m)였다. 첫 홈런, 두 번째 홈런 모두 몸쪽 낮은 코스였는데 공이 더 떨어지기 전에 앞에서 제대로 잡아 당겼다. 경기 분위기가 다저스로 넘어오는 순간이었다.
오타니는 5회와 6회도 깔끔하게 틀어막았다. 4-0으로 앞선 7회 선두 옐리치에게 볼넷, 콘트레라스에게 안타를 맞아 무사 1,2루에 몰렸지만 오타니를 구원한 베시아가 실점 없이 이닝을 정리했다.
마운드에서의 임무를 끝내고 홀가분해진 오타니는 4-0으로 앞선 7회 쐐기 솔로포를 터뜨렸다.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나선 오타니는 메길의 4구째 99마일 패스트볼이 가운데 몰린 것을 놓치지 않고 받아쳐 이번에는 가운데 담장을 넘겼다. 현지 중계진도 3홈런 경기에 할 말을 잃었을 정도였다. 타구 속도는 113.6마일(182.8㎞), 비거리는 427피트(130m)였다. 역사적인 경기가 완성되는 순간이었다.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역사상 1경기에서 홈런 세 방을 친 사례는 12명, 13번째다. 그 이름도 유명한 베이브 루스만 두 차례 달성했다. 가장 근래 달성 사례는 2017년 키케 에르난데스, 2021년 크리스 테일러인데 모두 다저스 소속 선수들이었다. 또한 첫 홈런과 두 번째 홈런 모두 타구 속도가 시속 116마일을 넘겼는데, 이는 스탯캐스트 시스템이 도입된 2015년 이후 역시 포스트시즌 최초였다. 1회 선두 타자 홈런도 지난해와 올해를 포함해 3개다. 이 또한 포스트시즌 역사상 카일 슈와버(필라델피아·5개)에 이어 2위 기록이다.
다저스는 오타니의 대활약에 힘입어 5-1로 이기고 4연승으로 월드시리즈 진출을 확정했다. 즉, 2년 연속 내셔널리그 챔피언 등극이다. 오타니가 투·타에서 대활약했고 불펜도 트라이넨이 1실점을 한 것을 제외하면 나머지 투수들은 비교적 잘 던졌다. 사사키 로키가 4점 앞선 9회 등판해 1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시리즈의 문을 닫았다. 타선에서는 오타니가 3타점, 스미스가 2안타, 에드먼과 테오스카 에르난데스가 각각 1타점씩을 기록했다.

오타니는 경기 후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사실 오타니는 첫 3경기에서 타율 0.182, OPS 0.721로 그다지 좋은 성적은 아니었다. 그러나 4차전에서의 역사적인 경기를 그냥 지나칠 수는 없었다. 결국 다른 선수들을 모두 제치고 MVP에 올랐다. 하지만 이견을 보일 사람들은 없었다. 오타니가 그만큼 역사적인 경기를 했다.
한편 다저스는 이번 포스트시즌 들어 딱 1번만 지면서 완벽한 포스트시즌 전적을 보이고 있다. 신시내티와 와일드카드 시리즈에서 2전 전승, 필라델피아와 디비전시리즈에서 3승1패, 그리고 밀워키와 챔피언십시리즈에서 4전 전승으로 현재까지 10경기에서 9승1패를 기록 중이다. 다저스는 시애틀과 토론토의 승자와 25일부터 월드시리즈를 펼친다. 충분한 휴식과 함께 월드시리즈에 돌입할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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