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과의 만남 앞둔 트럼프, "무기 지원 요청" 젤렌스키에 확답 피해
트럼프 "무기 필요하지 않길 바란다"
전날 푸틴과의 통화 이후 기류 변화

미국으로부터 추가 무기 지원을 약속받기 위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미국 워싱턴을 직접 찾았으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소 냉담한 태도를 보이면서 회담이 소득 없이 끝났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회담을 약속한 트럼프 대통령이 불필요한 자극을 피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1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의 비공개 회담이 2시간 넘게 열렸다. 회담 전 젤렌스키 대통령이 "우리에게는 토마호크가 필요하다"고 공개적으로 말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토마호크가 필요하지 않기를 바란다. 미국도 그 무기가 필요하다"며 말을 돌렸다. 며칠 전만 해도 토마호크 지원에 긍정적인 의사를 내비쳤던 트럼프 대통령이 신중한 태도로 전환한 것이다. 이후 젤렌스키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회담에서) 장거리 미사일에 대해 논의했지만, 미국이 확전을 원하지 않아 관련 발언은 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토마호크 미사일은 사거리가 2,500㎞에 달하는 순항 미사일로, 우크라이나에 배치될 경우 모스크바가 완전한 사정권 안에 들어온다. 요격하기 어려우며 타격 정밀도도 높아 러시아 측에서는 매우 경계하고 있는 무기이기도 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태도 변화는 전날 진행된 푸틴 대통령과의 통화 영향일 가능성이 크다. 이 통화해서 두 정상은 몇 주 내 헝가리에서 직접 만나 대화하기로 했다. 푸틴 대통령이 앞서 미국의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움직임과 관련해 "미러 관계를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 경고한 것을 고려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토마호크 지원을 통한 러시아 압박보다는 푸틴 대통령과의 대화에 더 관심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올해 8월 트럼프 대통령은 알래스카에서 푸틴 대통령과 7년 만에 조우했지만, 회담은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푸틴 대통령의 대화 제의가 '지연 전술'이라고 보고 있다. 백악관의 분위기가 우크라이나 쪽으로 쏠리자 이를 막기 위해 푸틴 대통령이 직접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다. 러시아 전문가인 맥스 버그만 전략 및 국제연구센터 연구원은 로이터에 "푸틴의 움직임은 미국이 토마호크 미사일을 이전할 가능성을 낮추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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