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인물 재조명)서예 거목 소헌 김만호(10)…광복 맞아 「해방기념운」 짓고, 만세 맘껏 소리질러

최미화 기자 2025. 10. 18.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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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의 나이 38세 때인 1945년, 드디어 고대해 마지않던 해방이 찾아들었다.

일제에서 해방되고 이 땅 어느 누가 기쁘지 않았겠냐만 청년시절을 겪은 소헌 선생의 감회는 실로 깊은 것이었다.

선생은 꿋꿋하게 우리의 것을 지키려고 했던 보람에 가슴이 벅차 마음껏 소리 질러 만세를 불렀다.

선생의 비망록에 적혀 있는 해방기념운(解放紀念韻)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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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태 영남대 명예교수/ 건축가·화가
◆38세에 맞은 광복을 노래한 「해방기념운」(解放紀念韻)
소헌 선생이 38세 때 해방을 맞으면서 쓴 시문 「해방기념운」(解放紀念韻). 1945년 작품이다. 소헌미술관 소장.
선생의 나이 38세 때인 1945년, 드디어 고대해 마지않던 해방이 찾아들었다. 미 공군이 일본 본토의 히로시마(廣島)와 나가사끼(長崎)에 원자탄을 투하하였고 소련의 만주 공세작전으로 연합국이 승리한 것이다. 일본제국이 8월15일 날 항복함으로서 2차세계대전이 종전되고 일제의 지배하에 있던 한반도와 대만을 비롯한 모든 식민지들이 독립하게 되었다.
각고의 고난 속에서 드디어 광복이 되고 새 날이 열린 것이다. 일제에서 해방되고 이 땅 어느 누가 기쁘지 않았겠냐만 청년시절을 겪은 소헌 선생의 감회는 실로 깊은 것이었다. 선생은 꿋꿋하게 우리의 것을 지키려고 했던 보람에 가슴이 벅차 마음껏 소리 질러 만세를 불렀다.
소헌선생의 막내아들(4째) 김영태 교수가 소장하고 있는 소헌비망록 120여권. 1950년에서 1990년까지 쓴 소헌비망록에는 대한민국 역사와 사회사 그리고 서도와 인간의 도리에 관한 풍부한 콘텐츠를 품고 있다. 소헌미술관 소장.

선생의 비망록에 적혀 있는 「해방기념운」(解放紀念韻) 이다. 「해방기념운」은 한자로 쓴 시문이다. 하지만, 한글 세대를 위하여 한글음을 먼저 쓰고, 한자 노래를 괄호안에 적고, 뜻을 적는다.

「해방기념운」(解放紀念韻)
홀문천위강옥루(忽聞天威降玉樓, 홀연히 듣건대 하늘의 운수가 이 나라에 돌아와)
수운정적전병수(愁雲靜寂戰兵收, 근심 구름 걷히고 전쟁도 끝났다네)
국운함원경술세(國運含寃庚戌世, 나라의 운수로 경술년에는 국치의 원통함을 당했으나)
사화명발을유추(史華明發乙酉秋, 을유년 가을에는 역사의 정화精華-가장 중요한 부분-가 밝게 피었도다)
지사언론신세계(智士言論新世界, 지혜로운 인사들은 새로운 세계를 논의하고)
소인가무구풍류(騷人歌舞舊風流, 시인들은 옛날 풍류를 노래하며 춤추네)
행득강구연월일(幸得康衢烟月日, 다행히 해방된 나라의 평화로운 세월을 맞게 됨에)
관민무사영영주(官民無事盈瀛洲, 관리와 백성들은 탈이 없어 태평세계 이루었네)

김영태 영남대 명예교수/ 건축가·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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