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폴] 금리 인하 또 미뤄질 듯… 전문가 전원 “10월 금리 동결”

최온정 기자 2025. 10. 18.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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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11명 전원 “기준금리 연 2.50%로 유지”
한미 관세협상·부동산 과열양상 지켜보며 동결
전문가 11명 중 8명 “추가 금리인하는 11월”
연말 금리는 2.25% 우세… “인하 기조 지속”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이번 달에도 동결 기조를 이어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오는 23일 열리는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연 2.50%로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문가 다수는 한은이 한미 관세 후속 협상과 원·달러 환율 흐름, 부동산 시장 과열 양상을 지켜보며 다음 달 중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선비즈가 18일 국내 증권사 거시경제·채권 전문가 11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 전원은 이번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현행 수준으로 동결될 것으로 봤다. 한은은 올해 2월과 5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씩 내린 후 7·8월 연속 금리를 묶었다. 이번 달에도 동결하면 3회 연속 금리를 유지하게 된다. 전문가 11명 중 8명은 이번 결정이 금통위원 만장일치로 이뤄질 것으로 봤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8월 2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뉴스1

◇ “부동산 과열·환율 상승에 금융안정 훼손 가능성”

전문가들은 한미 관세협상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한미 양국은 3500억달러 규모 대미(對美) 투자펀드 조성에 합의했지만 재원 조달 방식을 놓고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6일(현지 시각) 워싱턴D.C. 국제통화기금(IMF) 본부에서 기자들과 만나 “실무 장관은 (한국 정부 입장을)이해하고 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수용하느냐는 불확실성이 있다”고 했다.

이 같은 대외 불확실성은 원·달러 환율 상승 압력을 키우고 있다. 1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주간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보다 3.3원 오른 1421.2원에 마감했다. 환율 종가는 지난달 25일(1400.60)부터 단 한 차례(29일, 1398.70원)를 제외하고 꾸준히 1400원을 웃돌고 있다. 환율이 오르면 외국인 자금 유출 우려가 커지고, 한은의 금리인하도 요원해질 수 있다.

해소되지 않는 부동산 시장 과열도 골칫거리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10월 셋째 주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추석 연휴 전(2주 전)과 비교해 0.27% 상승했다. 서울이 0.42% 뛰었고, 경기·인천 지역은 0.19% 올랐다. 전국 17개 시도 중에서는 3곳(충남, 전남, 대전)을 제외한 모든 곳에서 집값이 올랐다. 정부가 6·27, 9·7, 10·15 부동산 대책을 연이어 내놨지만 시장 안정 효과가 아직 뚜렷하지 않은 모습이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정부가 최근에 추가적인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지만 10월 금통위 전에 관련 영향을 평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경제적인 부분을 고려하면 추가적인 금리 인하는 여전히 필요하지만, 추가 인하를 위해서는 금융안정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통상 주택 거래부터 대출 실행까지 1~3개월의 시차가 발생하므로, 대책 효과는 연말에야 본격화될 전망이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서울지역 아파트 매매가격 추이와 대미 직접투자를 포함한 후속 관세협상이 원·달러 환율 및 수출 경기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핵심 변수”라면서 “서울지역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상승률 0.2%, 원·달러 환율 1400원이 주요 기준선으로, 두 지표가 이 수준을 모두 밑돌아야 추가 금리 인하 여건이 마련될 것”이라고 했다.

그래픽=손민균

◇ 전문가 11명 중 8명 “연말금리 2.25%… 추가 인하는 11월”

전문가 대다수는 한은 금리 인하가 11월에 재개될 것으로 예상됐다. 전문가 11명 중 8명은 한은이 올해 마지막으로 열리는 11월 금통위에서 금리를 낮출 것으로 봤고, 2명은 내년 1~2월을 예상했다. 나머지 한명만 내년 7월 금리 인하를 전망했다. 이에 따라 연말 기준금리는 11명 중 8명은 연 2.25%를, 나머지 3명은 2.50%를 예상했다.

연내 금리 인하 전망이 우세한 가장 큰 이유는 경기 둔화다. 한은은 지난 8월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0.9%(전년 대비)로 제시했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추산한 잠재 성장률(1.9%)의 절반 수준이다. 잠재 GDP는 노동이나 자본 등 자원을 최대로 활용했을 때 달성할 수 있는 GDP를 뜻한다. 잠재 GDP보다 실질 GDP가 낮다는 것은 경기 침체로 생산요소가 충분히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책임연구원은 “대다수 금통위원은 잠재수준을 하회하는 성장에 대응해 인하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에 동의하고 있다”면서 “0.25%p 금리를 내려도 기준금리가 중립 수준(인플레이션 없이 잠재성장률을 유지할 수 있는 이론적인 금리 수준)을 밑돌지는 않기 때문에 11월에는 인하가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한은은 명목 중립금리를 1.8~3.3%로 추정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내 추가 인하 가능성도 인하 전망에 힘을 싣는다. 제롬 파월 미국 연준 의장은 지난 14일(현지 시각)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한 경제 콘퍼런스에 참여해 2022년부터 시작된 양적 긴축 과정이 종료 시점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는 유동성 흡수 조치를 중단하고 시장에 돈을 푸는 완화적 통화정책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의미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채권전략팀장은 “파월 의장이 10월 인하 신호를 분명히 주면서 시장에서는 9월과 10월 연속 인하에 이어 11월도 인하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면서 “연준이 인하 신호를 주고 있는데 한은이 굳이 연내 동결을 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10월 금통위에서 금리를 동결하더라도 11월 인하에 대한 신호를 줄 것으로 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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