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돈 안 받는다던 고딩 친구, 돈 많은 이유가"···10대 불법 온라인 카지노 ‘경고등’

[서울경제]

불법 온라인 카지노에 노출된 10대 청소년 상담 건수가 최근 4년 사이 20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조계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전남 여수을)이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 10대의 불법 온라인 카지노 중독 관련 상담 건수는 2020년 112건에서 2024년 2459건으로 약 22배 급증했다.

10대 상담 가운데 불법 온라인 카지노가 차지하는 비율도 크게 늘었다. 전체 10대 도박 상담 중 불법 온라인 카지노 관련 비중은 2020년 20% 수준에서 2024년 80%로 급등했고, 2025년 8월 기준으로는 86%까지 치솟았다.

스마트폰을 통한 불법 도박 접근성이 높아지면서 이른바 ‘손안의 카지노’가 현실이 되면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메신저, 스트리밍 플랫폼 등을 통해 불법 카지노와 사설 토토가 빠르게 확산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세대별 전체 도박 상담에서도 10대의 비중이 높아졌다. 전체 도박 상담자 중 10대 비율은 2020년 8%에서 2024년 15%로 증가했다. 세대별 불법 온라인 카지노 상담에서도 10대의 비율은 2023년 22%, 2024년 26%, 2025년 8월 26%로 꾸준히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불법 온라인 카지노의 해외 도메인 회전·결제 우회 속도가 빨라 플랫폼 광고나 검색·앱 마켓 단계에서 사전 필터링이 작동하지 않으면 청소년 접근을 막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단순한 기술적 차단뿐 아니라 노출 경로 자체를 줄이는 ‘생태계 차원’의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조 의원은 “상담 데이터를 살펴보면 위험한 경고음을 울리고 있다”며 “불법 온라인 카지노 광고의 선제적 차단, 피해자 상담·치료, 조기 예방 교육이 동시에 작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는 경찰청과 연계해 불법 온라인 도박사이트 사전 차단 조치와 제재 실효성을 강화하고, 해외 서버·대행 결제·호스팅을 함께 묶어 차단하는 체계를 구체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도연 기자 doremi@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