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1천만 원" 너도나도 '성장 주사'…강남3구 절반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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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키를 조금이라도 더 크게 하고자 성장호르몬제 맞히는 부모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서미화/국회 보건복지위원 (더불어민주당) : 신체 구조도 빈부 격차에 따라, 소득에 따라 결정되는 아주 심각한 문제라고 보입니다. 너무 쉽게 처방하고, 그 주사를 맞고 이런 나라가 세계적으로 드뭅니다.]
그런데 의사가 주사하지도 않으면서 성장호르몬제를 원내 처방해 병원이 직접 부모에게 판매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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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아이의 키를 조금이라도 더 크게 하고자 성장호르몬제 맞히는 부모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저희가 그 실태를 파악할 수 있는 자료를 입수해 살펴봤더니, 서울 안에서 구마다 격차가 크고 주사제 처방도 현행법에 어긋난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었습니다.
최고운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이 초등학생은 일주일에 6번 성장호르몬 주사를 맞고 있습니다.
약제를 혼합해 아이가 잠자리에 들기 전에 주사합니다.
[성장호르몬제를 맞히는 엄마 : (아이) 몸무게에 맞게끔 처방해요. 6개월에 한 번씩 피 검사를 합니다.]
원래 선천성 호르몬 결핍이나 저신장증 등을 치료하는 전문의약품인데, 일명 '키 크는 주사'로 유행하고 있습니다.
비용은 연간 1천만 원 정도에 달합니다.
실제로 얼마나 많이 찾고 있을까.
공급 업체들이 의약품 관리 정보센터에 보고한 내역입니다.
최근 1년간 서울 지역에 공급된 성장호르몬제는 모두 126만여 개.
이 중 62%는 강남, 서초, 송파, 3개 구에 공급됐습니다.
가장 많은 곳은 강남구로 42만 개, 가장 적은 도봉구의 642배에 달합니다.
강남 3구에 학령인구가 많고 이른바 '성장 클리닉'이 몰려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격차가 너무 큽니다.
[서미화/국회 보건복지위원 (더불어민주당) : 신체 구조도 빈부 격차에 따라, 소득에 따라 결정되는 아주 심각한 문제라고 보입니다. 너무 쉽게 처방하고, 그 주사를 맞고 이런 나라가 세계적으로 드뭅니다.]
자가 주사제는 의사가 직접 주사할 때 예외적으로 병원 내 처방이 가능합니다.
그런데 의사가 주사하지도 않으면서 성장호르몬제를 원내 처방해 병원이 직접 부모에게 판매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약회사가 고용한 간호사가 부모들에게 주사법을 알려주기도 합니다.
[○○성장클리닉 : 댁으로 가서 (교육) 해주기도 하고. 동영상으로, 줌으로. (병원에서요?) 아니요. 각각 (제약) 회사에서. (약은 어디서 받아야 해요?) 원내에서 받고요.]
이런 비급여 원내 처방이 과잉 진료를 유발한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이광민/대한약사회 부회장 : (대체적으로) 약국에서 판매할 때 약값이 싸요. 경쟁이 되기 때문에. 그 이익이 병원에 없으면 과잉 처방하는 비율도 줄 것이다.]
복지부는 '원외 처방' 원칙을 지키라는 공문을 지난달 지자체와 의사협회에 보내기도 했는데, 최근 6년간 위반 사항을 적발해 내린 행정조치는 1건도 없었습니다.
(영상취재 : 공진구·김태훈, 영상편집 : 김윤성)
최고운 기자 gowoon@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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