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 ‘오너경영 부활’…정기선 체제서 세계 1위 굳힌다

박승주 기자(park.seungjoo@mk.co.kr), 이진한 기자(mystic2j@mk.co.kr) 2025. 10. 17. 20:12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HD현대, 정기선 회장 선임…오너 3세 체제 출항
입사 16년만에 그룹 수장으로
현장에서 전략기획 두루 경험
두산인프라코어 인수 이끌며
그룹 포트폴리오 다각화 성공
HD현대 정기선 회장. [사진 = HD현대]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이 회장으로 승진하면서 37년 만에 전문경영인 체제가 막을 내리고 본격적인 ‘오너 3세 경영’ 시대가 열렸다. 입사 16년 만에 그룹 수장에 오른 정 회장은 실무 현장에서 다져온 경영 감각과 미래산업 안목을 바탕으로 HD현대의 새 시대를 연다.

조선·기계 등 주요 계열사 간 합병이 마무리되는 시점에 단행된 이번 인사는 ‘HD현대 2.0’의 신호탄으로 평가된다. 그룹의 조직 안정과 통합 시너지 극대화, 책임경영 확립에 방점이 찍혔다.

17일 발표된 HD현대 사장단 인사의 핵심은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손자이자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인 정기선 신임 회장의 승진이다. 정 회장은 2009년 현대중공업에 입사해 HD현대 경영지원실장, HD현대중공업 선박영업 대표, HD현대마린솔루션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이번 인사로 HD현대·HD한국조선해양·HD현대사이트솔루션 등 주요 계열사의 공동대표를 맡으며 그룹을 진두지휘하게 됐다.

정기선 HD현대 회장 [사진 = HD현대]
입사 이후 정 회장은 현장과 전략기획을 두루 경험하며 그룹의 체질 개선 방향을 몸소 익혔다. 조선업 불황의 한가운데서 체질 개선과 신사업 발굴에 앞장서며 위기 극복의 실마리를 찾았다. 이 경험은 ‘어떤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는 사업구조를 갖춰야 한다’는 그의 경영 철학으로 이어졌다.

2021년에는 두산인프라코어 인수를 진두지휘하며 건설기계 부문을 그룹의 또 다른 핵심 축으로 키웠다. 이를 통해 HD현대는 조선·건설기계·에너지로 구성된 3대 사업 포트폴리오를 완성했다. 최근에는 HD현대마린엔진(옛 STX중공업)과 두산에너빌리티 베트남(가칭 HD현대비나) 인수를 이끌며 글로벌 생산 기반 확대를 주도했다. HD현대마린엔진은 조선업 호황과 맞물려 그룹 실적 개선에 기여하고 있다.

정 회장은 인공지능(AI), 디지털 혁신, 친환경 원천기술 등 신성장동력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미국의 조선업 재건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를 둘러싼 산업 환경 변화 속에서 한미 협력 강화와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대비한 전략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존 펠란 미국 해군성 장관과 조선업 협력을 논의했으며, 국내 조선업계 최초로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공식 회담을 했다. 또 HD현대중공업과 미국 소형모듈원자로(SMR) 기업 테라파워 간 협약식에 참석해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와 손을 맞잡았다.

업계에서는 ‘정기선 회장 체제’는 단순한 세대교체를 넘어 글로벌 조선 시장 재편에 대응하기 위한 인사라는 해석이 나온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권오갑 회장이 닦은 내실 위에서 정 회장이 글로벌 네트워크와 미래 산업을 직접 챙길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 등 주요 시장 변화에 맞춰 HD현대의 존재감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인사에서 핵심 계열사 수장들도 대거 교체됐다. 이상균 HD현대중공업 사장과 조영철 HD현대사이트솔루션 사장이 각각 부회장으로 승진했고, 금석호 HD현대중공업 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해 이상균 부회장과 함께 공동대표에 내정됐다.

오는 12월 HD현대중공업으로 통합되는 HD현대미포의 김형관 사장은 HD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겨 정기선 회장과 공동대표를 맡는다. 기존 김성준 대표는 사장으로 승진해 HD현대마린솔루션 대표이사에 내정됐다.

내년 1월 통합되는 HD건설기계 대표에는 문재영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하며, 건설기계 부문 중간지주회사인 HD현대사이트솔루션 대표에는 송희준 부사장이 내정됐다. 김완수 HD현대로보틱스 대표는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주원호 HD현대중공업 부사장은 미포 및 특수선 담당 사장으로 승진했다.

이날 발표된 대표이사 내정자들은 향후 주총과 이사회를 거쳐 정식 선임될 예정이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