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韓 청년 시신 1년에 최소 3, 4구 실려와… 최근에도 30대 한 명 화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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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시신은 1년에 최소 3, 4구 정도 들어옵니다. 대부분 젊은 사람들이에요. 8월 이후에도 30대로 보이는 한국인 시신 한 구가 또 들어왔다가 며칠 전 화장돼 나갔어요."
17일 캄보디아 프놈펜 도심 턱틀라 사원에서 일하는 A씨는 "이전보다 한국인 시신을 더 자주 접하는 것 같다"며 이렇게 전했다.
경내를 안내하던 A씨는 시신안치소를 가리키며 "중국인이 제일 많이 오고 그다음은 필리핀인"이라며 "요즘은 한국인도 예전보다는 자주 보는 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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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많지만 한국인도 늘어나는 추세
까다로운 직접 신고 절차 개선은 과제

“한국인 시신은 1년에 최소 3, 4구 정도 들어옵니다. 대부분 젊은 사람들이에요. 8월 이후에도 30대로 보이는 한국인 시신 한 구가 또 들어왔다가 며칠 전 화장돼 나갔어요.”
17일 캄보디아 프놈펜 도심 턱틀라 사원에서 일하는 A씨는 “이전보다 한국인 시신을 더 자주 접하는 것 같다”며 이렇게 전했다.
이곳은 지난 8월 깜폿 보코산 지역 ‘웬치(범죄단지)’에 감금돼 가혹행위 끝에 숨진 대학생 박모(22)씨의 시신이 두 달째 안치돼 있는 곳이다. 박씨는 7월 17일 “박람회에 다녀오겠다”며 캄보디아로 출국했다가 약 한 달 뒤 숨진 채 발견됐다. 캄보디아에서 사망한 외국인 중 무연고자나 변사자는 주로 이 사원으로 옮겨진다.
넓은 사원 한편에는 시신안치소와 화장장, 염을 위한 공간 등이 마련돼 있다. 경내를 안내하던 A씨는 시신안치소를 가리키며 “중국인이 제일 많이 오고 그다음은 필리핀인”이라며 “요즘은 한국인도 예전보다는 자주 보는 편”이라고 말했다.

A씨는 박씨 시신이 이곳으로 옮겨질 당시 현장에 있었다. ‘폭행이나 고문 흔적을 본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육안으로는 확인 못 했다. 당시 시신을 운구한 경찰도 특별한 언급은 없었다”고 말했다.
현재 사원 내 안치소에는 박씨의 시신 한 구만 남아 있다. 그보다 늦게 들어온 시신들도 이미 화장이 끝났다. 관계자는 “연고자가 있지만 데려가지 못했다고 들었다”며 “아직 화장 일정도 전달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박씨에 대한 부검은 이르면 오는 20일 또는 21일 진행될 예정이다. 부검이 끝나면 시신은 화장된 뒤 한국으로 송환된다.
까다로운 직접 신고 절차
부검과 수사가 진행되며 박씨 사망 사건은 조금씩 속도를 내고 있지만, 납치·감금 피해자들이 도움을 요청하기 어려운 신고 체계에 대한 논란은 여전하다. 정부는 ‘사법권이 미치지 않는다’는 이유로 현지 경찰 신고 절차 안내를 원칙으로 삼고 있다. 실제 주캄보디아 한국대사관 홈페이지의 ‘취업사기 감금 피해 시 현지 경찰 신고 방법 안내’를 보면 피해자는 텔레그램을 통해 현지 경찰청 핫라인(117)에 연결해 신고해야 한다.

절차는 간단하지 않다. △본인 상황을 영문으로 기재 △정확한 현재 위치와 건물 사진 △연락 가능한 번호 △갇힌 건물의 명칭과 동·호수 △여권 사본 △현재 얼굴 사진 △’구조를 원한다’는 메시지가 담긴 동영상을 함께 전송해야 한다. 안내문에는 “자료가 모두 제출되기 전에는 신고 접수가 되지 않는다”는 경고 문구까지 적혀있다.
감금된 이들이 삼엄한 감시를 받는 현실을 감안할 때, 이런 방식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다. 고수익 일자리 제안에 속아 캄보디아에 왔다가 5개월간 감금된 뒤 가까스로 구출된 김모(28)씨는 지난 15일 시아누크빌 경찰청에서 한국일보와 만나 “어디로 끌려왔는지도 모르고 여권과 휴대폰을 빼앗긴 상황에서 직접 신고가 쉽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그는 당시 현지 경비원의 휴대폰을 빌려 인근 한식당에 어렵게 구조 요청을 했지만, 조직이 와이파이망을 감시하고 있어 2시간 만에 들통났고 고문을 당했다고 했다.
그럼에도 현지에서는 "‘본인 직접 신고 원칙'이 생길 수밖에 없었던 배경도 있다"고 말한다. 한국인 구출 상황을 잘 아는 한 교민은 “그간 제3자 신고로 출동해보면 정작 당사자가 감금을 부인하거나, 어렵게 구출해도 또 다른 조직으로 가버리는 사례가 반복됐다”며 “캄보디아 경찰은 한국처럼 신고 즉시 움직이지 않는다. 인맥을 총동원해 어렵게 구출했는데 다시 범죄에 몸을 담그면 허탈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뒤늦게 움직이고 있다. 양국은 합동 범죄 태스크포스(TF)를 발족한 뒤 절차 간소화 등을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프놈펜=글·사진 허경주 특파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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