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내주 4중전회…안팎 난제 속 차기 5개년 계획·인사교체 주목(종합)

공산당 중앙위 전체회의 20∼23일 개최…2026∼2030년 15차 5개년 계획 심의
미중 정상회담 직전 중기 '경제 청사진'…인프라·첨단기술 등 투자 전망
당·정·군 고위급 물갈이 예상…'실종' 중앙위원들 거취에 관심

중국공산당 19기 중앙위원회 4차 전체회의(4중전회) 지난 2019년 10월31일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공산당 제19기 중앙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4중전회) 모습. [신화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중국공산당이 오는 20∼23일 제20기 중앙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4중전회)를 연다.

미중 관세전쟁과 내수 부진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열리는 이번 4중전회는 올해로 마무리되는 14차 5개년 계획(2021∼2025년)의 뒤를 이어 향후 5년간의 '경제 청사진'을 제시하는 제15차 5개년 계획(2026∼2030년)을 논의한다.

중앙위원 공석 인사와 낙마·숙청설로 사실상 '반토막'이 난 중앙군사위원회 등 당·정·군 고위급 교체 및 조직 정비도 이번 4중전회의 주요 관심사다.

경제에 초점 맞춘 4중전회…"경제 압력 따른 당국 긴박감 반영"

중전회(中全會)는 중국공산당 최고권력기구인 중앙위원회의 전체회의를 줄여서 부르는 말이다.

5년마다 열리는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에서 뽑힌 중앙위원회 위원(정원 205명)과 후보위원(171명)이 중전회에서 정치·경제·사회 등 분야별 중대 국가 운영 방향과 당·정·군 고위급 인사를 결정한다.

중전회는 1년에 1∼2차례 꼴로 당 대회 사이에 보통 7차례 열리고 이 중 4중전회에서는 이념 등 정치노선과 인사·조직 등 당 체제 정비를, 5중전회에서는 차기 5개년 계획을 논의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3중전회가 예상보다 9개월가량 늦은 작년 7월에 열림에 따라 이번 4중전회에서 15차 5개년 계획을 주요 의제로 삼게 됐다.

4중전회가 경제계획에 초점을 맞추게 된 데에는 미국과의 무역긴장 고조와 부동산 침체 장기화·내수 부진 등 안팎으로 악재가 겹친 상황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BBC 중문판은 17일 5중전회가 아닌 4중전회에서 중장기 발전계획을 심의하는 것은 중국 공산당이 현재의 경제적 압력을 매우 중시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짚었다.

앞서 지난 7월 당 중앙정치국은 이번 4중전회에서 15차 5개년 계획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히면서 "우리나라(중국)의 발전 환경은 심각·복잡한 변화를 겪고 있고, 전략적 기회와 리스크·도전이 병존하며, 불확실하고 예측 어려운 요인이 늘고 있다"면서 국제 경쟁에서 주도권을 잡고 중국식 현대화 임무에 중대한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버니 뉴욕주립대 천청 정치학 부교수는 "(중국공산당) 정권은 긴박감을 느끼고 있으며 경제발전이 최우선 과제가 됐음을 보여준다"고 BBC에 말했다.

5개년 계획은 전체회의에서 먼저 승인받고, 통상 3월마다 열리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입법부에 해당)에서 최종 승인된다.

구체적인 내용은 내년 3월 전인대에서 발표될 가능성이 크지만 4중전회 마지막 날 발표되는 공보를 통해 개략적인 발전 목표는 제시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경제성장, 산업 현대화, 기술혁신, 국가안보, 환경보호 등과 관련해 중국의 정책 우선순위와 전략 방향을 가늠할 수 있을 전망이다.

중국 산둥성 빈저우시의 한 반도체 공장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미중 갈등 속 발전전략 제시…"소비보다 투자 방점" 전망 나와

이번 4중전회는 10월 31일∼11월 1일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소집돼 더욱 관심을 모은다.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관세전쟁을 벌이다 '일시휴전'에 들어갔던 미중은 최근 중국이 희토류 수출통제를 대폭 강화하겠다고 밝히고 이에 미국이 '100% 추가 관세'를 예고하며 무역갈등 재점화 우려를 낳고 있다.

이런 가운데 포괄적 발전 전략을 제시하게 될 15차 5개년 계획은 대규모 개발 투자에 초점이 맞춰질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리춘린 국가발전개혁위원회 부주임은 지난 7월 "중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1만3천달러(약 1천840만원)를 넘어섰다. 경제발전을 더 촉진하고 민생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중국이 향후 5년간 일정 규모 투자를 유지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도 4중전회를 앞두고 지난달 30일부터 8회에 걸쳐 실은 논평 가운데 지난 3일자에서 "전통 및 신형 인프라 건설은 중대한 기회를 내포하고 있다. 중국은 국토가 넓고 지역 간 조화로운 발전을 위한 인프라 건설 수요가 거대하다"고 언급했다.

미국과의 기술패권 경쟁 속에 기술 혁신과 산업 업그레이드에 초점을 맞춘 '신품질 생산력' 관련 분야에도 방점이 찍힐 것으로 보인다.

미국 CNBC는 "최근 첨단 산업에 대한 지원이 급증하는 가운데 중국 당국은 자국산 반도체, 인공지능, 휴머노이드 로봇에 더 많은 지원을 약속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둥위 칭화대 중국개발계획연구소 부소장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의 인터뷰에서 15차 5개년 계획 기간 투자 규모가 계속 확대될 것으로 보이며 "인공지능 관련 인프라에 대한 투자가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대부분 관측자가 소비 진작 의도에 대한 중국 당국의 강력한 발언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미국과의 무역전쟁 때문에 정책입안자들이 산업 업그레이드와 기술혁신에 집중할 가능성이 크며 이는 전반적으로 자원이 소비자보다는 공장과 전략적 투자로 흘러갈 것임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도 "14차 계획에서 국내 수요 진작 필요성이 언급됐고 이는 이전 계획에서도 계속 반복된 말이었지만 당은 실제로는 생산 지원을 선호한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10월 로켓군 여단 시찰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신화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중앙위원 최소 9명 교체될 듯"…중앙군사위 재편 가능성도 관심

4중전회는 통상 중앙위원 임기가 절반을 지난 시점에 열려 인사개각의 성격을 띠는데 이번에는 고위급 물갈이 폭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샤밍 뉴욕시립대 정치학 교수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공개적으로 발표된 중앙위원 낙마 사례가 10여명이고 후보위원을 포함하면 거의 20명"이라며 "이는 시진핑이 배치한 인원이 중대한 위기에 직면해있음을 나타낸다"

SCMP도 최근 보도에서 작년 3중전회 이후 부패 조사나 사망 등으로 중앙위원 최소 9명을 교체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2017년 이후 최대 규모 인사 변화가 예고된다고 짚었다.

낙마설이 제기된 고위직들의 거취가 확실해질지에도 이목이 쏠린다.

중국군 서열 3위였던 허웨이둥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 한때 차기 외교부장으로 거론됐던 류젠차오 전 당 대외연락부장, '기술 차르'로 통했던 항공·우주 전문가 진좡룽 공업정보화부장 등이 올해 들어 수개월째 공식 석상에 나타나지 않고 있다.

중국군을 총괄 지도하는 당 중앙군사위원회 재편 가능성도 주요 관심사다.

시 주석을 포함해 모두 7명인 중앙군사위원 가운데 리상푸, 먀오화, 허웨이둥 등이 최근 2년 새 낙마하거나 숙청설에 휩싸이면서 현재는 장유샤 중앙군사위 부주석, 류전리 연합참모부 참모장, 장성민 중앙기율검사위원회 부주석만 남은 상태다.

실각했거나 숙청설이 도는 중앙군사위원들이 모두 시 주석의 측근으로 분류된다는 점에서 일각에서는 시 주석 1인 체제에 균열이 생긴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이런 상황에서 차기 최고지도자가 거쳐 가는 자리인 중앙군사위 부주석에 변동이 생길 경우 후계 구도와 맞물려 여러 해석이 나올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다만 허웨이둥 부주석의 거취를 포함한 군 수뇌부 인사가 이번 4중전회에서 결론이 나거나 공개적으로 처리될 가능성은 작다고 봤다.

천청 교수는 "현재까지 공식 발표가 없다는 점에서 허웨이둥 사건이 이번 4중전회에서 신속하게 종결될 가능성은 작다고 본다. 그가 중앙군사위 현역 장성 가운데 두 번째로 높은 지위에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고 말했다.

샤밍 교수는 허웨이둥 등 군 수뇌부 인사와 관련해 결정이 이뤄지더라도 "(당국이) 조용히 처리하거나 공보에 관련 문제를 논의했다 정도의 표현을 쓸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시 주석이 지난달 열병식과 연쇄 정상회담 등으로 건재를 과시한 데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목전에 둔 상황인 만큼 후계 구도 윤곽이 드러날 가능성도 크지 않아 보인다.

천 교수는 시 주석 후계 문제와 관련해 "외부의 여러 추측에도 현재로서는 시기상조일 수 있다. 후계 문제와 관련해 명확한 신호가 나타나리라고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inishmor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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