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박진만 살린 선수가 고졸 신인이라고? 태극마크 자격 증명, 이제 한화 잡으러 간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삼성은 지난 14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SSG와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경기 막판 위기에 몰렸다. 2-0으로 앞선 가운데 7회까지 끌고 왔지만, 선발 아리엘 후라도가 내려간 뒤로 불펜이 동점을 허용했다.
8회 불펜 첫 주자로 김태훈을 올렸지만 선두 정준재에게 볼넷을 허용했다. 그러자 박진만 감독은 당초 계획을 바꿔 무사 1루에서 우완 이승현을 투입했다. 박 감독은 당시 상황에 대해 “김태훈이 하위 타선이 막아주고, 상위 타순에 배찬승을 기용할 생각이었다”면서 “첫 타자부터 볼넷을 줬다. 존에서 비슷하게 던졌으면 밀고 나갔을 텐데 볼과 스트라이크가 차이가 났다. (김태훈이 투구 도중) 삐끗하면서 종아리 쪽이 안 좋다는 판단도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승현이 대타 오태곤에게 중전 안타를 맞았고, 삼성 벤치가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는 와중에 박성한에게 좌중간을 가르는 동점 2타점 적시타를 맞았다. 홈 송구가 1루 주자 오태곤의 몸에 맞아 튀는 바람에 박성한이 3루까지 가는 절대 위기를 맞이했다. 삼성 벤치의 불펜 전략이 완전히 엇나가는 순간이었다. 박 감독은 경기 후 “투수를 이승현으로 바꿨는데 그 부분에서 내가 미스가 있었다”고 솔직하게 인정했다.
여기서 삼성은 고졸 신인인 배찬승 카드를 꺼냈다. 원래 계획은 김태훈이 하위타선을 막고, 배찬승이 남은 아웃카운트를 정리하거나 혹은 마무리 김재윤을 투입해 경기를 끝내겠다는 생각이었다. 배찬승이 올라갈 시점은 당초 이렇게 급박한 상황이 아니었던 셈이다. 하지만 2-2 동점, 무사 3루에서 이 고졸 신인에게 팀 운명을 맡길지는 아무도 몰랐다. 게다가 상대 타순은 중심타순으로 이어졌다. 에레디아 최정 한유섬. 걸리면 가는 선수들이었다.

하지만 배찬승이 팀을 살렸다. 무사 3루에서 에레디아를 삼진으로 처리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몸이 더 풀린 듯 에레디아와 승부에서 볼 두 개를 연달아 던져 위기를 맞이한 배찬승이지만, 3구째 슬라이더로 헛스윙을 유도한 것에 이어 4구 슬라이더로 파울을 잡아내며 살아났다. 이어진 풀카운트 승부에서 결국 7구째 몸쪽 시속 151㎞ 패스트볼로 헛스윙을 유도하며 가장 큰 고비를 넘겼다.
배찬승은 최정과 승부에서 몸에 맞는 공을 내줬으나 1사 1,3루에서 한유섬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내고 끝내 위기를 넘겼다. 삼성 벤치는 3차전에서 고명준에게 투런포를 맞은 배찬승을 내리고 오히려 1차전에서 고명준을 잡아내며 위기를 넘겼던 이호성을 투입했다. 이호성이 기대대로 고명준을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하고 역전을 허용하지 않았다. 삼성은 이어진 8회 반격에서 2사 후 디아즈의 투런포와 이재현의 솔로포를 묶어 3점을 뽑고 끝내 5-2로 이긴 끝에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했다.
이닝의 마침표를 찍은 이호성의 공도 칭찬할 수 있었지만, 역시 무사 3루에서 인플레이타구를 하나도 허용하지 않고 아웃카운트 두 개를 잡은 배찬승의 공이 결정적이었다. 박성한의 안타가 터지는 순간, 즉 배찬승이 등판할 시점 SSG의 승리 확률은 68.3%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배찬승이 내려가는 순간 SSG의 승리 확률은 48.9%까지 떨어졌다. 삼성의 승리 확률을 단번에 플러스로 돌린 셈이다.

박 감독은 “주자 3루에 있을 때 구위가 압박할 수 있는 투수를 생각했다. 그 상황에서 찬승이가 삼진 잡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면서 “동점을 허용했지만 찬승이가 역전을 안 당하는 발판을 만들어줬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배찬승이 왜 시즌 뒤 K-베이스볼 시리즈 대표팀 명단에 합류했는지도 여기서 잘 드러났다.
배찬승은 11일 2차전에서도 비록 팀이 패하기는 했으나 8회 마운드에 올라 힘 있는 타자들인 한유섬과 고명준을 모두 3구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당시 파울 하나 없이 스트라이크와 헛스윙만으로 6구 2탈삼진을 기록하며 맹위를 떨쳤다. 결국 한화와 플레이오프 때도 배찬승의 이런 탈삼진 능력이 필요한 시점이 반드시 올 전망이다. 올해 배찬승의 9이닝당 탈삼진 개수는 10.13개로 삼성 불펜에서는 가장 높은 축에 속한다. 한화 업셋의 키플레이어로 손색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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