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캄보디아 텔레마케터 하고 싶어요” 메시지 보내자 2분 만에 온 답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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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인신매매는 고수익 알바로 사람들을 유인하면서 시작됐다.
캄보디아의 수도 프놈펜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TM(텔레마케터)일을 하면 월에 약 1000만원 가량의 돈을 벌 수 있게 해준다며 한국 청년들을 끌어모았다.
인신매매·보이스피싱과 같은 국제 범죄는 한국 경찰만 단독으로 진행해선 근원적 문제를 해결하기 힘들기에 당사국의 도움을 받는 것이 필수라는 데에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큰 이견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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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옛 트위터) 외에도 한인사이트 3곳서 텔레마케터 모집글 존치
모집책 대다수 ‘텔레그램 메신저’ 사용하며 경찰 감시망 회피
(시사저널=이태준 기자)

캄보디아 인신매매는 고수익 알바로 사람들을 유인하면서 시작됐다. 캄보디아의 수도 프놈펜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TM(텔레마케터)일을 하면 월에 약 1000만원 가량의 돈을 벌 수 있게 해준다며 한국 청년들을 끌어모았다.
취재진은 지난 16일부터 17일까지 인터넷 사이트에 올리온 TM 모집글을 보고 모집책 A씨에게 연락을 취했다. 그는 신분증 원본, 신분증을 들고 얼굴 촬영할 것, 등본, 가족관계증명서, 부모님 번호, 사는 곳 우편물과 배달의민족에 등록된 최근 주소 등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인터넷뱅킹 B사의 가입자여야 한다는 조건도 내걸었다.
시사저널 취재를 종합하면 이같은 모집 글은 X(옛 트위터)와 같은 인터넷 플랫폼 외에 중국한국인회, 미한국상공회의소, 유럽한인총연합회 등 한인사이트 3곳에 버젓이 게시됐다. 게시글엔 ①항공권과 숙소, 식사를 모두 지원한다 ②일정 기간 근속 시 특별 보너스를 지급한다 ③3개월 이상 근무 시 근무 조건이 파격적으로 바뀐다 등의 내용이 공통으로 담겼다.
하지만 최근 한국 정부와 언론에서 인신매매 문제를 다루며 개별 사건들이 동시다발적으로 공론화되자 TM 모집책들은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취재진이 A씨 외에 8명의 모집책에게 연락을 취헀으나 메시지를 읽고 답장하지 않거나, 메신저에 접속은 하되 메시지를 읽지 않는 경우가 다수였다.
이들과 소통하기 위해선 국내 메신저가 아닌 국외 메신저인 텔레그램을 사용해야 했다. 국내 메신저는 경찰에서 이들의 위치를 추적할 수 있으나 국외 메신저는 한국 경찰의 감시망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안을 더 신경쓰는 모집책들은 이들에게 연락하기 위해서 구직자가 연락처를 공개해야 연락을 취할 수 있도록 하는 설정도 걸어뒀다. 이뿐만 아니다. △채팅방에 자동 삭제 타이머를 설정해 둬서 메시지를 보내더라도 1주 후 자동으로 삭제되는 기능, △비밀 대화를 통해 채팅방의 대화 내용을 캡처하지 못하도록 하는 기능 등의 방법으로 기록을 남기지 않기 위한 편법을 모집책들은 사용하고 있었다.
이 때문에 경찰이 우선적으로 국내·외 한인들이 많이 찾는 사이트에 올라온 인신매매 가능성이 내포된 게시글을 삭제하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국외에 근거지를 둔 플랫폼은 해당 회사의 협조 없이는 게시글 삭제가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다수다. 특히 서구의 경우 표현의 자유를 폭넓게 보장하는 편이기에 인신매매로 인한 직·간접적 피해를 삭제 요구자가 증명하지 못하면 게시글은 존치될 가능성이 높다.
인신매매·보이스피싱과 같은 국제 범죄는 한국 경찰만 단독으로 진행해선 근원적 문제를 해결하기 힘들기에 당사국의 도움을 받는 것이 필수라는 데에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큰 이견이 없다. 결국 경찰에게만 문제를 해결하도록 방치해선 안되고 외교부, 국정원과 같은 유관 부처도 함께 해결해야 총책 검거까지 가능하다는 의미다.
만약 인신매매로 인한 피해가 발생하면 신속히 변호인을 선임해 대응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법조인들은 조언한다. 김태룡 변호사(대한변호사협회 인증 형사법 전문)는 "캄보디아, 베트남 등 외국에서 재판을 받게 될 경우 현지 법에 능통한 변호인을 선임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국내에 송환하는 절차가 포함된 국제법 관련 재판에 연루되면 해당 분야에 정통한 변호인을 선임하는 것이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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